부동산기사모음
상가 투자의 함정
도일 남건욱
2007. 5. 13. 10:00
상가 투자의 함정 | |
깡통 된 ‘역세권 상가’ 넘쳐난다 | |
그러나 모든 종류의 상가가 이목을 끌 수는 없다. 단지 내 상가의 경우 한정된 업종 입점과 인근 대형 할인점과의 경쟁에 밀리면서 수요층 이탈 현상이 일어나고 내정가 대비 150%를 넘는 고낙찰률로 과열 적신호가 켜진 지 오래다. 또 테마상가(쇼핑몰)는 동대문식 유형이 강남 명동 영등포 천호동 등지에서도 생존하지 못해 일부는 경매 시장의 ‘단골’이 되고 말았다. 주상복합상가 역시 역세권을 배경으로 한 입지적 장점에도 불구하고 자체 공급 과잉으로 공실의 악령을 떨쳐버리지 못해 투자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근린상가의 경우 조건이 뛰어난 곳은 서울 수도권 할 것 없이 수익 보전이 어려울 정도로 고분양가를 내세우고 있다. 서울 도심의 경우 분양가가 평당 5000만~8000만 원선으로 형성돼 있다. 택지지구라는 상징성과 상업 비율이 1.4%에 지나지 않는 메리트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은 발산택지지구 내 상가는 4000만~5000만 원선으로 결코 녹록지 않은 분양가를 보이고 있다. 제2기 신도시의 포문을 연 동탄신도시의 중심상업지 상가들은 평당 3500만 원선이 넘는 곳이 즐비하다. 장기·안정 투자 대상으로 봐야 이 같은 문제들이 상가로 투자를 갈아타려는 대기 수요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상가의 개별적 성향 즉 층별, 위치별, 입지별로 각각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해 낭패를 보는 사례도 늘고 있다. 투자하기에 앞서 상가라는 종목의 특징, 투자 이면의 세계를 제대로 파악해야만 한다. 특히 신규 물건의 경우 분양 구조에 대한 이해와 ‘역세권 불패’에 대한 환상, 상가 평면도에 대한 이해 등 가장 기초적인 사항들을 무시했다간 대박이 아닌 쪽박을 찰 염려가 크다. 고수익에 못지않은 고위험이 상존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상가는 자본 이득(시세 차익)을 위한 단타보다는 안정적인 월세를 얻으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가가야 한다. 그러나 단타의 유혹에 넘어가 낭패를 보는 이들이 많다. 상가를 파는 쪽에서 제시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으면 곤란하다. 전매가 힘든 층과 위치의 점포에 대한 단기 차익의 프리미엄을 보장해 준다는 달콤한 약속이 특히 그렇다. 예를 들어 중도금 납입 이전 또는 준공 전 전매 성사 약속을 철석같이 믿고 있다가 막상 분양 대금 완불 능력도 없이 계약서상의 납입 일정과 맞닥뜨리면 연체료 부담 때문에 시행사의 계약 해지 조건에 해당돼 전매 차익은커녕 계약금만 날릴 수도 있다. 전매 약속 불이행에 대한 책임을 물으러 분양 사무실을 찾아가봤자 별 이득도 없다. 해당 상담자가 분양 주체 소속도 아니고 퇴사 후 연락도 두절됐다며 두 손을 들기 일쑤다. 급기야 계약서상에 관련 내용을 명시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들고 나오면 투자자로서도 더 이상 손을 뻗을 곳이 없게 된다. 이처럼 책임과 권한이 제한된 분양 대행사 영업사원의 무책임한 발언은 투자자를 울리기 십상이다. 이들은 실적에 따른 대가를 지급받는 임시직으로, 되도록 많은 실적을 올리기 위해 무리수를 두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누구를 믿고 투자할 것이 아니라 상가 분양 구조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먼저 해야 한다. 계약서상의 분양 주체가 누구인지 또는 협의사항은 계약서에 필히 명시했는지 등을 따져보는 것은 ‘기본’이다. 또 하나, 역세권 상가에 대한 환상을 깨야 한다. 경기 불황의 직격탄을 피하면서 안정적인 월세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역세권 상가에 대한 관심은 꾸준했다. 특히 ‘역세권 불패’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은 심각한 수준이다. 고분양가에다 공급량이 넘친 지역이 많아 역세권 상가에 신중을 기울여야 한다. 우선 아무리 접근성이 뛰어난 역세권 상가라도 지나치게 폐쇄적 구조로 설계돼 투자 점포의 가시성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상가는 투자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좋다. ‘지하철 통로와 연결돼 유동 인구가 대거 유입된다’는 분양 업체의 설명에 솔깃해서도 안 된다. 이미 강남역 양재역 등지에서 지하철 연결 층 상가가 입점 1년이 넘도록 높은 공실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보행 동선이 단절된 골목상가는 무늬만 역세권 상가일 가능성도 농후하다. 소비층들이 주 동선에서 벗어나 좁은 이면 통로를 통해야 한다면 상권 활성화가 좀처럼 쉽지 않다. 상가 공급량이 많아 투자성이 떨어지는 것도 그렇지만, 건물 내 점포수가 과잉돼 임대 수요를 소화하지 못하는 사례도 일부 주상복합상가나 테마상가, 아파트형공장 상가 등에서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투자 대상 내 입점 점포 수 점검도 필수사항이다. 기존 역세권과 연계돼 기획된 전문상가 투자에도 신중해야 한다. 한방 의류 전시 등 지역 내 전통 업종을 활용한 전문상가들이 활성화되지 못한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기존 상권 내 상인들의 신축 상가 대거 이동 여부를 사전에 파악한 후 투자에 나서는 것이 좋다. 또한 투자에 나설 경우 지하철역 출구별 활성 편차가 심하므로 역세권 상가의 의미를 더욱 세분화해 접근해야 한다. 평면도 분석, ‘성공투자’로 이어져 상가의 이름만 바꿔 재분양하는 소위 개명상가도 투자 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때로 새로운 이름 또는 콘셉트로 투자자들을 유혹하는데 이런 경우 상권 적응 여부와 개발 업체 관련 사항 등을 인근 여러 중개업소를 통해 필히 확인해야 한다. 상가 평면도는 투자자의 필수 이해 대상이라 할 수 있다. 평면도 이해 부족으로 투자 실패를 본 사례가 적지 않다. 평면도는 건물 각층의 출입문, 엘리베이터, 화장실, 복도 등의 내부 배치를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본 평면 상태를 나타낸 도면을 말한다. 그러나 투자자에 따라서는 평면도상으로 보이는 물건에 대해 자칫 우량 상가로 오인할 수 있어 명확한 이해가 뒤따라야 한다. 우선 도면상에 보이는 출입구는 층별로 주 출입구 라인인지 또는 부 출입구 라인인지에 대해 정확히 구분해야 한다. 상가의 규모에 따라 소비층의 움직임은 주 출입구와 부 출입구 간에 현격한 차가 나기 때문이다. 더욱이 엘리베이터가 주 출입구와 부 출입구 두 방향으로 나뉘어져 있다 해도 소비층은 후미진 곳보다는 습관적으로 출입하는 주 출입구 쪽의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게 돼 있어 가시성이 떨어진 부 출입구 쪽의 상가라면 입점 후 임대인 모집에 난항을 겪을 가능성은 클 수밖에 없다. 또 기둥의 위치에 대해서도 계약 전 따져봐야 한다. 만약 기둥이 상가 내부에 있다면 기둥의 크기만큼 실제의 전용면적 부분이 빠지게 되며 입점 업종의 제한으로 점포 활용도 면에서도 불리해진다. 1층 코너 상가도 후면부 코너 상가를 전면부와 동격으로 이해해서는 안 되며, 특히 소비층의 접근을 차단해 우회로로 상가를 이용하게 하는 상가 앞 조경의 설치 계획 여부 등도 쉽게 보아 넘겨서는 안 된다. 상가는 개별적 특성이 강하다. 투자에 있어 층별, 위치별 선택이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투자 물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면서 내·외부 여건을 철저히 점검해 둬야 훗날 후회하지 않는 투자를 할 수 있다. 주택 시장이 위축될수록 상가로 향하는 투자자의 발걸음은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상가 시장의 메커니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결과는 180도 달라질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박대원·상가정보연구소 수석연구원 www.ishoppro.net | |
입력일시 : 2007년 4월 25일 12시 0분 0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