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브랜드 세계로 뻗어갈 것제주권, 국제적 웰빙 산업기지
삼다수로 ‘아웃바운드’, MICE로 ‘인바운드’한다
![]() ![]() 제주권은 MICE산업과 함께 물 산업을 주요 선도산업으로 선정해 추진 중이다. 사진은 삼다수 공장 내부. |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만족도 1위, 선호도 1위의 생수는? 답은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개발공사)가 생산하는 제주 삼다수다. 지난 2일 제주시에 인접한 조천읍에 있는 삼다수 공장을 찾았다. 승용차 대신 랩으로 싸인 삼다수 제품이 공장 마당을 꽉 채우고 있다.
하루 생산하는 생수 양이 1500~1800t이다. 국내에서는 늘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 물량이 달린다고 했다. 이제껏 잘해 온 회사가 광역경제권 개발로 득을 볼 일이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바로 다음날 개발공사는 용천수를 중동 지역에 수출하는 아이디어가 광역경제권 물 산업 인센티브 과제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용천수는 제주의 해안 지대에서 솟아나오는 지하수로 그 양이 연간 25만t에 이른다. 제주 용천수가 수출되면 원유를 실어 나르는 유조선의 중심을 잡는 평형수 역할을 한다. 현재는 평형수로 바닷물을 이용하고 있다. 개발공사의 강경구 연구개발팀장은 “광역경제권 개발 사업이 추진되면서 사업의 내용이나 형태가 훨씬 적극적으로 바뀌었다”고 아이디어가 나온 배경을 설명했다.
그동안 국내 판매에 만족했던 제주 삼다수가 광역경제권 발전 정책으로 세계 시장 도약을 준비중이다. 현재 삼다수는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에 수출되고 있다.
용천수 수출 아이디어 어떻게 나왔나 보니
수출량은 전체 생산량의 10%에 못 미치지만 국외로 눈을 돌렸다는 점에서 앞으로 성과를 기대해 볼 만하다는 분석이다. 강 팀장은 “올해부터 수출에 주력하려고 했는데 마침 홍보, 마케팅 면에서 큰 도움을 얻어 진행이 수월해졌다. 외국에 우리 물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데 광역경제권 선도산업 추진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3년 안에 중국 시장에 연 10만t 수출이 목표다. 올해는 1만t에 조금 못 미친다. 중국에서 기반이 잡히면 아시아, 중동 쪽으로 확대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프랑스의 에비앙, 피지의 해양 심층수와도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로 연구개발, 홍보비용으로 쓰이는 지원금이 눈에 보이는 효과라면 인지도 향상은 부가적인 효과다.
대부분 제주도의 물 산업에 대해 긍정적이지만 지나친 영리행위와 환경을 훼손한다는 생각에 부정적으로 보는 주민이 없지 않았다. 그런데 제주도가 특별광역경제권으로 지정되면서 물 산업이 개발공사만의 사업이 아닌 제주도 전체의 발전을 이끄는 ‘효도 사업’이 됐다.
강 팀장은 내외적으로 산업을 뒷받침하는 데 광역경제권 개발 정책이 한몫했다고 강조했다. 제주권은 우수한 물 성분을 기반으로 물 산업을 선도산업으로 선정했다. 내년에 서귀포시 하원동, 도순동 일대에 물산업 단지를 착공해 2012년에 기반 시설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 단지에서 삼다수 개발과 함께 제주도 특산주 개발, 수 치료 프로그램 등 종합적인 물 사업이 이뤄진다. 이 회사의 직원 수는 360여 명. 개발공사는 물 산업 단지에 들어서는 2공장이 문을 열면 300명 정도 고용 창출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고기원 선도산업자원단장은 이에 대해 “물류, 포장, 유통 등 부대 인력을 모두 합치면 목표인 1200명 창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제주도의 물 산업은 먹는 물에 국한되지 않는다. 국순당과 함께 제주도의 전통주를 개발해 감귤, 옥돔, 갈치 같은 농수산품이 아닌 공산품을 대표 기념품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국순당의 고봉환 마케팅지원팀장은 “강원도 정선, 경기도 여주 등과 지역명주개발사업을 해왔지만 사업을 추진할 때 어려움이 많았다. 더 큰 규모의 정부 지원이 보장돼 부담 없이 이번 사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MICE, 무형을 2700억원 상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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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E 산업을 총괄하는 홍성화 PD는 “제주 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관광관련 업종 비중이 크고 천혜의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회의를 개최했을 때 관광 등과 연계한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홍 PD는 “인센티브 투어, 리조트형 컨벤션을 유망 상품으로 개발해 동북아 최고의 MICE 거점도시가 될 것”이라고 개발에 임하는 포부를 밝혔다. 인센티브 투어란 기업에서 목적이나 목표를 달성한 임직원, 고객 등에게 보상하는 형태의 여행이다.
서울, 부산 등 대도시에 없는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이국적이고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 MICE 거점 도시로서 제주도의 장점이다. 2007년 국제회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국관광공사가 조사한 결과 만족도에서 국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감귤 농사에 경제 성장 ‘오락가락’
지금은 서귀포시 중문동에 있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가 MICE 산업의 중심지 역할을 하지만 테마 파티, 이벤트 공연, 제주 브랜드 페스티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더 큰 부가가치를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MICE 산업을 관광, 스포츠와 연결해 휴양형 국제회의 도시로 도약하려면 외국에 제주도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MICE 산업에서 제주도의 위치는 세계 38위, 아시아 8위, 국내 3위다. 제주특별광역경제권 선도산업지원단은 2012년까지 국제회의를 연 180건 이상 유치하고, 국제회의 도시로 세계 30위권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08년 기준 국제회의 건수는 133건이다. 홍 PD는 “소프트웨어를 상품화해 2011년에 100여 건의 인센티브 투어를 유치하고 27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특별광역경제권발전위원회는 달라진 지역 발전 정책이 제주도의 산업 환경에 큰 변화를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제주도는 1차 농수산업, 3차 서비스업 중심이다. 그렇다 보니 외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경제적으로 자립하기가 힘들다. 신종플루나 사스가 유행하면 관광객이 급격히 줄고, 반대로 동남아시아에 태풍이 몰아치면 관광객이 갑자기 늘어난다.
또 기후가 좋지 않으면 한 해 밀감 산업을 고스란히 망치는 것이 제주도의 경제 현실이다. 그래서 추세적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기복이 심하다. 이번 광역경제권 개발로 자립형 경제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제주권의 바람이자 달성할 수밖에 없는 목표다.
제주특별광역경제권 프로젝트
■ 물 산업 ▶제주워터 글로벌 브랜드 기반 구축 -중장기 물 산업 발전기반 조성 -제주워터의 글로벌 브랜드화 -제주워터 응용상품 개발(기능성 음료/특산주) -수치료 효능평가 및 프로그램 개발 3년 후 기대효과 : 4000억원의 생산 유발, 2200억원의 부가가치 유발, 1200명 고용 창출 ■ 관광레저산업 ▶MICE 유치 -MICE 유치과정 및 홍보마케팅 지원사업, MICE 전문가 영입, MICE 신규시장개척 지원 -MICE 아카데미 및 신규인력 멘토링사업, MICE 자원봉사지원단 설립 및 지원 -MICE 국제기구 및 선진 DMO 파견사업, MICE 트레이드 쇼 3년 후 기대효과 : 국제회의 유치점유율 105건→200건, 생산유발 효과 1257억원→2100억원, 외국인 참가자 유치수 1만6000명→2만5000명, 내국인 참가자 유치수 9만3000명→16만 명 MICE 관련 핵심 업체 PCO(국제회의 기획업체) 6개 →12개, 취업유발효과 2142명→4000명 ▶MICE 산업 종합지원 시스템 -KMSS 기반 MICE 행사 지원 시스템, MICE E-러닝 시스템 -데이터마이닝 기반 MICE 마케팅 지원 시스템 3년 후 기대효과 : MICE 행사지원 시스템 1개, MICE 산업 관련 데이터베이스 3만 건 E-프로모션, E-마케팅 솔루션 시스템 1개, MICE E-러닝 시스템 콘텐트 1000건 ▶MICE 레저·레크리에이션 상품 -MICE 참가자 소비 지출 활성화 사업, MICE 특화관광 프로그램 개발 및 매뉴얼 제작 -이벤트 공연 프로그램 개발 지원, 테마파티 콘텐트 개발 및 운영 지원 3년 후 기대효과 : 국제회의 참가자 외국인 소비지출액(1인당) 224만6000원→260만원 국제회의 참가자 내국인 소비지출액(1인당) 89만9000원→120만원 MICE 특화관광 프로그램 20개, 이벤트 공연 프로그램 15개 테마파티 콘텐트 15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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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권은 광역권 5+2에서 2에 속한다. 특별권은 무엇이 다른가?
“다른 지역과 물리적 연계가 어려워 독자적으로 경제권을 형성하고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국내의 다른 지역은 물론 해외에 활발하게 진출할 계획이다. 대한민국 정부가 추진하는 제주도의 산업은 외국의 관심 대상이다.”
>> 이미 제주도는 특별자치도로서 독자적인 활동을 하고 있지 않나?
“특별자치는 국방, 외교 등 일정 부분 외에 모든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다. 권한은 주어지는데 돈이 없어 재정자립도가 열악해지고, 특별자치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제주도 산업에서 제조업 비중이 3.2%에 불과하다. 그 가운데 1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제조업체는 3곳에 불과하다. 전국 평균 제조업 비중은 25%다. 제조업체가 없으니 세금도 없고 고용도 없다. 산업구조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말은 전부터 나왔는데 동력 엔진이 없었다.”
>> 기존의 지역 발전 정책에서는 개혁이 불가능했나?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 확실히 동기 부여가 됐다. 광역경제권 개발에서 선도산업의 핵심은 3년 안에 제품을 내놔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지역 발전 사업은 인프라 구축 수준에 머물렀다. 광역경제권 개발 정책이 기존의 지역 발전 정책보다 더 역동적이다. 규모 면에서도 차이가 난다. 물 산업을 예로 들면 예산이 지난 정책 때의 2배 정도다. ”
>> 선도산업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달라.
“제주도의 대표적인 자원인 물을 상품화하고, MICE 산업을 발전시켜 국제적인 관광도시로 거듭날 계획이다. 물 산업은 해외에 내보내는 아웃바운드, MICE 산업은 외국인을 유치하는 인바운드 산업으로 기능할 것이다. 두 사업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절름발이가 된다.”
>> 3년 안에 꼭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나?
“사실 큰 족쇄긴 하지만 분명 성과를 낼 수 있다. 1·2·3차 연도로 나눠 현실적인 계획을 세우고 가능한 범위의 50~60%만 보수적으로 구체화했다. 그만큼 실현 가능성은 높아졌다.”
>> MICE산업이 성공할 수 있게 접근성과 서비스가 발달했다고 보나?
“현재 제주국제공항 환경이 산업에 지장을 줄 정도로 나쁘지는 않다. 저가항공이나 선박을 이용한 관광객도 꾸준히 느는 추세다. 또 신공항 건설에 대해 중앙정부와 지속적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 영어권 관광객이 불편함을 토로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 도민이 영어를 공용어로 쓰려면 100년으로도 모자랄 것이다. 하지만 관광업에 종사하는 이들의 영어 수준은 확실히 높아졌다. 도민 외국어교육 등 꾸준히 외국어 교육을 실시한 덕분이다. 이뿐만 아니라 제주토속어를 문화상품으로 보존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문화의 조류를 거스를 수 없듯이 제도적으로 보존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 홍콩, 싱가포르, 마카오 등과 자주 비교된다. 제주만의 강점은?
“아름다운 자연경관 아니겠나. 또 일본, 중국, 한국 등 동북아 3국의 중심에 있다. 최근 올레길이 생태문화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는데 수치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곳을 찾는 외국인이 눈에 띄게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