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기사모음
배아줄기세포 증식 스위치 찾았다
도일 남건욱
2010. 3. 26. 19:55
배아줄기세포 증식 스위치 찾았다 경상대 이성림 교수, 암변이 억제 기대 2010년 03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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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아줄기세포를 무한 증식시키는 스위치를 한국인 과학자가 포함된 국제 연구진이 찾아냈다. 배아줄기세포는 배아에서 얻은 줄기세포로 뇌, 혈관, 근육 등 우리 몸에 있는 모든 세포로 변할 수 있어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만능 세포로 불린다. 이성림 경상대 수의학과 교수(34)와 미노루 코(Minoru Ko) 미 국립보건원(NIH) 책임연구원은 24일 “배아줄기세포의 분열과 증식에 필수적인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25일자에 발표됐다. 이 유전자는 줄기세포가 암세포로 변하는 현상과도 관련이 있어 안전한 줄기세포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배아줄기세포는 일반 세포와 달리 끝없이 분열하면서 세포 수가 늘어나는데 우리가 발견한 ‘Zscan4’라는 이름의 유전자가 분열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동안 배아줄기세포의 분열 및 증식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핵심 유전자가 발견된 적은 매우 드물다”고 설명했다. 이 유전자는 염색체의 끝에 있는 ‘텔로미어’라는 부위의 길이를 조절한다. 세포는 분열할수록 이 부위가 조금씩 짧아져 더 이상 분열하지 않게 되지만 줄기세포나 암세포는 계속 긴 상태로 남아 있다. 이 현상을 발견한 엘리자베스 블랙번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교수 등은 지난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이 교수는 “마치 스위치처럼 이 유전자가 켜지면 배아줄기세포가 분열을 해도 염색체 끝(텔로미어)이 길고 안정된 상태로 남아 있어 계속 분열할 수 있다”며 “유전자 스위치가 꺼지면 바로 세포 분열이 멈출 정도로 유전자의 역할이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교수는 “이 유전자를 조절하는 기술을 개발하면 배아줄기세포가 암세포로 변하는 것을 막을 수 있어 줄기세포치료의 가장 큰 문제인 암 발생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역분화줄기세포 연구에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04년 경상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이 교수는 미국 NIH에서 코 연구원과 배아줄기세포를 함께 연구해 왔으며 2008년 경상대 교수로 부임했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dream@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