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美 수퍼볼(미식축구 결승전) 밝히던 발전기, 日 원전 간다
도일 남건욱
2011. 3. 19. 10:41
美 수퍼볼(미식축구 결승전) 밝히던 발전기, 日 원전 간다
입력 : 2011.03.19 02:59
GE "10대 지원할 것"
미국의 수퍼볼 경기장을 밝혔던 발전기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을 구하러 날아간다.제네럴일렉트릭(GE)사 마이클 테투안 대변인은 18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에 10대의 가스 터빈 발전기를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후쿠시마 제1원전은 원자로가 비상정지한 후 냉각시스템에 전기를 공급하는 디젤발전기가 가동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 각 원자로에는 5㎿짜리 비상용 디젤발전기가 두 대씩 있다.
미국에서는 10만여명의 관중이 몰리는 미식축구 챔피언 결정전인 수퍼볼 경기나 초대형 콘서트 현장에서 비상용이나 보조 발전기로 쓰이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백원필 박사는 "우리나라나 일본의 원자력발전소에는 이와 같은 이동형 발전기를 갖추고 있지 않다"며 "이 발전기들이 사고 현장에서 가동되면 2호기에 전력 공급이 재개되는 것과 함께 원전 복구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에 제공되는 발전기는 제트기의 엔진과 작동 원리가 비슷하다. 연료와 공기가 회전하는 터빈을 거치면서 압축됐다가 불이 붙는다. 이때 나오는 고압의 연소가스가 또 다른 터빈을 돌려 발전기를 작동시키면 전기가 생산된다. 연료는 액화천연가스(LNG)다.
지원 발전기는 비상용 디젤발전기가 살아있는 6호기를 제외한 1~5호기에 각각 두 대씩 투입될 예정이다. 이 발전기는 일본이 외부 전력 공급망 복구작업을 완료하기 전에 냉각수 공급 펌프를 가동할 수 있다.
GE는 3·11 대지진 직후부터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에 지원 의사를 밝혔다. 그런데도 발전기 지원이 지금에서야 이뤄진 것은 후쿠시마 원전과 GE의 묘한 인연 때문으로 해석된다.
GE는 후쿠시마 원전의 원자로 1, 2, 6호기를 제작했다. 나머지 3~5호기는 일본 히타치와 도시바가 GE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제작했다. GE 원자력 부문은 2007년 히타치와 합병했다. 한 원자력 전문가는 "원자로 사고가 진정되면 책임소재를 묻는 거액의 소송이 이어질 텐데 도쿄전력으로선 소송 대상이 될 GE의 지원을 달가워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