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어든의 In Seoul | 공항버스에서 K리그를 보여주면 어떨까
※ 듀어든의 In Seoul 코너는 한국에서 축구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존 듀어든이 한국 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음악, 음식 한국 문화 등 다양한 주제들을 다룰 예정입니다.
인천 공항에서 서울 시내까지의 버스 여행이 아주 긴 것은 아니다. 새로움에 대한 설렘을 느끼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지만, 잠을 잘 수 있을 만큼 긴 여정은 아니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인천공항에 내린 후에 가장 먼저 가는 곳이 서울이라고 할 때, 버스에서의 1시간은 한국 문화의 기초와 한국에서 해야 할 일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악사들이 나와 장구를 치고 경복궁의 풍경이 나오는 지루한 비디오를 틀어주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물론 이러한 것들도 관광 코스로서 가치가 있겠지만, 진짜 한국 사람들이 실생활에서 하는 일들을 경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에 관한 특별 영상이 공항버스에서 상영되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도 돼야 한다. 아예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 만들어서 관광객들이 한국에 오기 전에 볼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 이 자료들을 통해 한국 체류에 유용한 모든 생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면 더욱 이상적일 것이다.
(아래의 의견들은 서양인의 시각이 많이 들어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바다)
비디오 제목 ‘The Five-star Korean experience’
인천공항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길에서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K리그 경기 하이라이트를 보여주면 어떨까. 수원 서포터스의 열혈한 응원을 보면 한국에 대한 첫 인상이 좋아지지 않을까. (사진=연합뉴스)
1. K리그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의 대부분은 야구를 하는 국가에서 온 사람들이 아니다 (정확한 통계와 사실이 아닌 내 느낌에만 근거한 주장이다) 아마 그들은 한국에 프로야구리그가 있다는 사실도 알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축구는 이야기가 다르다.
K리그의 하이라이트를 보여주는 것은 한국 관광의 멋진 출발이 될 수 있다. K리그에서 나온 장면들을 모은 2분짜리 비디오를 틀면 많은 사람들이 흥미를 보일 것이다. K리그 일정에 대한 업데이트 자료와 각 구단의 위치를 알려주는 대한민국 지도까지 나오면 보는 이들의 이해를 더욱 도울 수 있다. 그 주말에 K리그가 열리는 도시는 강조해서 표시하면 좋을 것이다.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들 중에는 축구 팬의 숫자가 상당할 것이기에 한국 프로축구를 접할 수 있는 기회에 커다란 관심을 보일 것이다.
2. K 팝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그 누구도 관심을 갖기 어려운 지루한 비즈니스 뉴스를 보여주는 것보다는 K팝의 히트곡들을 상영하는 편이 훨씬 더 도움이 된다. 몇 년 전의 일이다. 나의 지인 중 한 명은 한국에 와서 호텔 투숙 후 TV에 나온 티아라의 ‘Bo Peep’을 보면서 자신이 외국에 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서구에서는 그런 종류의 공연을 본 적이 없었기에 매우 독특하고 이국적인 느낌을 받은 것이다.
K팝은 한국의 대중문화를 맛볼 수 있는 좋은 매개체다. K팝 최고 스타들의 비디오를 서울로 가는 버스에서 틀어주면 한국의 독특하고 활동적인 문화를 손쉽고 재밌게 알릴 수 있다.
3. 삼겹살
그냥 하는 말이 아니고, 한국 문화 중에서 가장 우월한 것은 음식 문화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 단 며칠 밖에 머무르지 않으면 음식 문화를 제대로 체험하기가 쉽지 않다. (일본은 더욱 어렵다는 사람들도 있다. 내 친구 중 한 명은 일본에서 일본 음식을 거의 먹지 못했다고 한다. 식당의 문 앞에 커튼이 달려 있어 내부를 보지 못해서 그랬다는데, 그런 이유로 밥을 먹지 못했다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한국에서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문화 중 하나가 삼겹살이다. 모두가 삼겹살을 사랑한다. 그렇지 않은가? 시끌벅적한 식당의 느낌, 숯불이 들어가는 테이블, 불판, 고기 굽는 냄새와 각종 쌈은 사람의 마음을 포근하고도 정겹게 한다. 그러나 초짜 외국인이 금요일 밤의 삼겹살집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다. 많은 현지인들이 신나게 삼겹살을 굽고 있는데, 당당하게 들어가 책에서 본 어설픈 한국어로 주문하려면 적잖은 용기가 필요하다.
나처럼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간단한 일이지만, 처음 하는 사람들에게는 난감한 과정이 될 수 있다. 한국인 친구 없이 들어가는 삽겹살집은 상당한 모험일 수밖에 없다.
버스에서 삼겹살의 주문과 먹는 방법에 대한 비디오를 틀어주면 환상적인 가이드가 될 것이다. 고기의 종류와 명칭, 굽는 법, 쌈과 함께 싸먹는 방법을 자세하게 설명하면 관광객들이 실전에서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다. 불판에 김치를 굽는 일도 반드시 소개해야 한다. 삼겹살을 먹을 때 지진 김치가 없다면 특별한 무언가를 잃어버린 허전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나만 그런가?)
또 다른 특별식인 닭갈비에 관한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쓰다 보니 배가 고파져서 음식 문화는 이쯤에서 마무리한다.
4. 노래방
서양인들은 가라오케가 공간이 넓은 펍에만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개된 장소에 노래하기를 꺼려한다. 한국의 노래방이 개인적이고 조용한 장소라는 것을 알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큰 관심을 보일 것이 분명하다.
외국인들도 노래하는 것을 즐긴다. 그 동안 나는 한국에 왔던 가족과 친척들을 (어머니만 제외하고) 모두 노래방에 데려가서 놀게 했다. 거의 모든 노래방 기계에 주요 팝송들이 입력되어 있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어디에서 들었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어떤 노래방을 가던지 노래 번호는 모두 같다는 말은 들은 적이 있다. 그게 사실이라면 외국 관광객들이 노래를 쉽게 찾아 부를 수 있도록 주요 팝송의 번호를 정리해 공개할 필요가 있다.
5. 찜질방
이 역시 한국의 독특한 대중문화이지만 한국 문화 초짜가 시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쇼핑과 관광으로 피곤해진 몸을 이끌고 찜질방에 가서 2~3시간 쉰 뒤 저녁에 삼겹살을 먹으러 나가면 멋질 것이다. 한국인의 일상 문화도 접하고 재미도 느끼는 완벽한 하루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