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박사님이 읽은 책

란트 슈타이너의 올바른 삶

도일 남건욱 2011. 12. 8. 10:24

인류에게 걸출한 공헌을 하였던 과학자들의 삶에 대한
조명 가운데서 인상적인 대목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생명을 구하는 데 가장 중요한 혈액형 구별법을 발견한
오스트리아의 병리학자, 란트슈타이너(1868~1943)
감동적인 삶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 카를 란트슈타이너: 혈액형이 다름을 밝힌 과학자
- 1955년부터 2000년까지 10억 3800만명이 수혈 덕분에 생명을 구하였다


2. "란트슈타이너는 확신에 찬 에너지와 모험심이 가득한 사람이었다.
그는 철저하게 사회생활을 피했다. 그에게 낮은 실험을 위한 시간이었고
밤은 읽고 생각하기 위한 시간이었다. ... 끝없이 솟는 에너지는 존경할 수
밖에 없을 정도였고, 연구실에서 조금이라도 게으름을 피우는 것은
절대로 용납하지 않았다."

-페이튼 라우스, 노벨상 수상자이자 란트슈타이너의 동료)


3. 란트슈타이너 밑에서 연구하는 젊은 과학자들은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곤 했다. 어느 날 란트슈타이너는 그런 과학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앞날이 창창한 자네 같은 사람에게 이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내가 인대를 가르쳐야 하다니, 조금 이상하지 않나?"


4. "그는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설명했으며,
가설이라는 이름으로 밝혀지지 않은 것을 복잡하게 만다는 일도 없었다.
그가 말하는 가설이란 과학 실험이 뒷받침된 사실을 뜻했다.
그는 과학적으로 입중할 수 없거나 자신이 직접 실험으로 증명할 수
없는 일은 말하지 않았다."


5. "실험재료를 혼합할 때는
직접 중요한 재료를 시험관에 넣고 반응 결과를 지켜봤어요.
조수는 그 옆에 서 있었죠. 그게 그 사람의 방식이었어요.
일이 진행되는 현장에 어쨌거나 많은 부분 관여를 해야 안심을 했죠.
의심이 정말 많아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해도 그 즉시
'이건 진짜일 리 없어'라고 말하고는 분명한 결론을 얻으려고 또 다른
실험을 시작했어요.
무너져 내리는 걸 막기 위해 버팀목을 대는 걸로 만족하지
않고 아예 건물을 새로 지어버리는 사람이었죠.
무언가 결과가 나온 실험은 확신이 설 ?까지 반복해서 실험했고,
논문도 자신이 '두툼한 자료'라고 말하던 엄청난 자료가 쌓이기 전까지는
발표하지 않았어요."


6. 란트슈타이너는 요즘으로 치면 '자료 먹는 돼지' 같은 사람이었다. (...)
"그는 누가 자신은 보지 못한 중요한 책을 읽기라도 한 것처럼
잔뜩 의기소침해져서 매우 다양한 분야의 과학 서적을 읽고 논문을
샅샅이 훑었으며, 최신 학술지를 읽었다"고 했다.
"메일을 열어보고 과학 잡지 포장지를 뜯는 게 란트슈타이너의
커다란 기쁨이었어요."


7. 정말 란트슈타이너처럼 연구에 그토록 열정을 보이고,
그렇게 실험에 열심인 과학자는 보기 드물 것이다.
란트슈타이너가 연구에 바친 시간을 계산해 본 한 저널리스트는
그가 연구에 할애한 시간은 의식이 깨어 잇는
시간의 90퍼센트인 50년이 넘는다고 했다.



8. 한 사람이 과학의 전 분야를 설렵하던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란트슈타이너는 그런 일이 가능했던 시대의 마지막 주자로,
자신의 시대에 알려진 모든 과학 지식을 이해했을 뿐 아니라
실용적으로 활용하기까지 한 엄청난 재능의 소유자였죠.
-동료인 마이클 하이델베르거


9. 그는 천성적으로 단호한 면이 있었지만 동시에 의기소침한 면도 있었습니다.
늘 스스로를 반성하고 인간관계를 확신해본 적이 없는 분이었습니다. )...)
그는 슬픈 비관론자였지만 그렇다고 냉소적이지는 않았으며
주제넘게 나서는 법은 결코 없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언제나 사람들이 노력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성격을 고치려고 노력했고 그 때문에 자신에게 점점 더
엄격해졌습니다. 오직 과학자로서의 삶만이 그에게 평온을 주는 온전한
삶이었습니다. 그는 아주 섬세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엄격하고 고집스런 사람이 됐을 겁니다.
그는 간절하면서도 주저하는 마음으로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해주기를
바랐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를 좋아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소박하고 진실하고 겸손하며 친절했고,
수줍어하기는 했지만 재미있는 사람이었으니까요.
-노벨상 수상자인 라우스는 란트슈타이너의 부고에 남긴 글
=출처: 빌리 우드워드 외, <미친 연구 위대한 발견>, 푸른지식, pp.17~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