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박사님이 읽은 책

미국의 중국 포위전략과 한국

도일 남건욱 2012. 2. 24. 09:01

얼마 전에 '국제통화금융체제와 세계경제패권'이라는 멋진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같은 저자가 쓴 아주 짧은 글이 선을 보였습니다.
한반도 주변 정세에 대한 김기수 박사의 뛰어난 식견과 통찰력을
살펴보겠습니다.


1.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국의 대중국 전략은 보다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가장 최근의 분석인 힐러리 클리턴은
사실상 새로운 압박 전략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향후 지정학의 미래는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가 아닌
아시아에서 결판이 날 것이고, 따라서 미국은 행동의 중심부에 당연히
있어야 한다"고 단언하며, 일단 미국 전략의 기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2. 동아시아 문제에 적극 개입하며
중국을 포위하겠다는 의사가 분명함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를 집약한 "전진 배치 외교전략(forward-deployed diplomacy)'이라는
보다 공세적인 용어를 통해 미국의 의사는 분명해진다.


3. 중국에 대한 두려움이나 경외심이 생성되는
주요 원인은 역시 중국이 지금도 크고 강하지만,
향후 미국을 능가할 것이 뻔하다는 가정에 기초하고 있다.
그렇다면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질문을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4. 연미화중(중국에서 얻은 경제적 이익을 바탕으로 한국이 중국의
가상적인 미국과의 기존 동맹을 유지시키는 것에 대해 중국 측이
심하게 거부감을 갖고 있다) 전략이 우려하는 바와 같이 현재 한국이
미국에 경도되어 중국의 심기를 많이 건드렸다고 가정하고,
후일 중국이 미국을 앞서는 경우 한국이 그때서야 중국 쪽으로
기우는 경우 중국은 한국을 꽤심죄로 홀대할 수 있을까?


5.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한반도가 갖고 있는 지정학적 운명은 뒤집어 보면
강대국들의 이해가 서로 얽혀 어느 국가도 한반도를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6. 중국이 후일 정말 강해졌다고 해도 한국을 홀대할 수는 없다는
점이 운명적으로 양국 간에는 드리워져 있다.
즉 상황이 그 수준까지 갈 가능성은 대단히 희박하지만,
그때 가서 중국과 잘 지내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는 의미이다.


7. 아무튼 연미화중 전략은 중국 주변국 거의 전부가
참여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포위전략에 한국이 동참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8. 제주도에 군항을 짓겠다고 결심한 노무현 대통령의 결정은 무엇이었을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서해의 기존 군항과 제주도에 들어설 새로운 군항,
그리고 한미 동맹관계를 감안한 경우 산둥성 칭다오에 사령부를 두고 있는
중국의 북해함대는 이미 포위된 것이나 다름이 없다.


9. 중국의 대응전략은?
미국의 포위전략에 대응을 해야만 하는데, 방법은 두 가지일 것이다.
하나는 팽창주의 정책을 포기하고
주변 국가들과 잘 지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군사력을 강화
미국의 전진배체에 맞서는 것이다.
만일 후자를 선택할 경우 양적으로 판단한 현재 중국군의 전력이 미국의
10% 내외라는 평가는 중국에게 심각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다.
중국은 소련이 미국과 군비경쟁을 벌이다가 망한 역사적
현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10. 한반도 문제에 대한 주도권의 상당 부분을 화해 협력에 기초,
오랫동안 중국에 쥐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문제를 비롯, 비정상적인 한반도의 상황을 중국이
해결하지 못했다면,
한국이 다른 전략을 구사한다 하여도 감성적으로나 이성적으로
트집잡힐 이유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출처: 김기수, <21세기 대한민국 대외전력: 낭만적 평화는 없다>, 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