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포스코의 인공 어초 트리톤 - 철강 찌꺼기로 바다 생태계 살리다여수 앞 바다 2년 만에 해초류 무성… 포항산업과학연구원과 2000년부터 개발

도일 남건욱 2012. 5. 8. 19:20

포스코의 인공 어초 트리톤 - 철강 찌꺼기로 바다 생태계 살리다

여수 앞 바다 2년 만에 해초류 무성… 포항산업과학연구원과 2000년부터 개발

여수세계박람회가 열리는 여수의 바다가 살아 숨쉬고 있다. 바다 속에 해초류가 무성하게 자라 숲을 이뤘다. 불과 2년 전만해도 이곳은 황폐한 곳이었다. 1990년대 후반 이후 급격한 기후변화로 해수 온도가 상승해서다. 해초류가 감소하고 석회조류의 서식이 확산되던 여수 연안에는 바다의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여수 앞 바다의 생태계가 살아난 데는 포스코의 노력 덕이 컸다. 포스코는 ‘2012 여수세계박람회’를 맞아 2010년 11월 여수시 거문도 덕촌리 마을 어장에 철강 슬래그를 이용한 어초 시설 ‘트리톤’을 설치했다. 철강 슬래그란 철 생산의 원료인 철광석, 유연탄, 석회석 등이 고온에서 용융돼 쇳물과 분리된 후 얻어지는 부산물을 말한다. 시멘트, 비료, 도로용 골재 등으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 친환경 자원이다.

포스코는 이 슬래그를 이용해 인공 어초인 트리톤을 개발했다. 트리톤은 포스코가 개발에 성공한 인공 어초 브랜드로, 그리스 신화에서 파도를 잠재워 바다를 풍요롭게 하는 바다의 신에서 이름을 땄다.

2010년 포스코가 설치한 510기의 트리톤에 어느 새 해초들이 자라 숲을 이뤘다. 최근 수중 촬영을 통해 확인한 결과 감태, 모자반, 청각 등 해초류가 1㎡당 평균 4kg 이상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트리톤이 설치 되지 않은 주변 암반과 대비해 10배 이상 많은 수중 어초가 자라고 있는 것이다.

여수 연안에 바다 숲이 조성되면서 여러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우선 이산화탄소 배출을 크게 줄였다. 해초류는 광합성을 할 때 1ha 당 연간 10~20t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한다. 같은 넓이의 열대 숲이 10t 수준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것과 비교하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크다. 거문도 지역 주민들의 소득 증대에도 도움을 준다. 인공 어초를 설치한 지역에서 서식하는 해조류는 마을 어장 내에 전복과 양식 어종의 먹이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철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환경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할 방법을 찾기 위해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과 공동으로 2000년부터 트리톤을 개발해왔다. 포스코가 개발에 성공한 트리톤의 겉모습은 시멘트 구조물처럼 생겼다. 하지만 광합성과 단백질 합성에 필수 요소인 칼슘과 철의 함량이 일반 자연 골재보다 높아 해초류가 자라는데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인도네시아 산호숲 복원도 추진
포스코는 2000년 전라남도 지역에 슬래그 인공 어초 170기를 시범 설치한 것을 시작으로, 울진, 영덕, 포항, 통영 등 전국 12개 지역에서 바다숲 조성 사업을 펼쳤다. 올해도 포항 구룡포와 삼척시 갈남리에 트리톤 바다숲 두 곳을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현지 연구 기관과 함께 산호숲 복원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포스코의 기술을 앞세워 국제적인 바다 보호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포스코의 바다숲 조성 성과는 여수세계박람회 기간 동안 포스코의 기업관인 ‘포스코 파빌리온’관을 통해 상세하게 전시된다. 파빌리온은 총 연면적인 2113㎡에 지상 3층의 구조로 설계됐다. 철강 슬래그를 이용해 만든 트리톤 조형물이 전시장에 전시되며 이를 통해 조성된 바다숲에서 안식처를 찾게 되는 바다 생물의 모습을 형상화 해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을 주제로 총 105개 국가와 10개의 국제기구가 참여하는 여수세계박람회는 5월 12일부터 8월 12일까지 3개월간 열린다.

전체 271만㎡ 규모의 박람회장에서 화려한 해상쇼, 100여개 국의 문화공연, 국내외 가수들의 초청 공연, 영화제 등 다채로운 행사를 선보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