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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 하는 사이에 은퇴가 우리 곁에 다가온다. 그야말로 불시에 슬며시 찾아오는 것이 은퇴 이후의 날들일 것이다. 아직 은퇴 이후의 날들을 생각할 필요가 없는 독자들도 있겠지만 누구나 길고 긴 은퇴 이후의 삶이 기다리고 있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 은퇴에 있어 ‘준비’는 ‘현명함’과 동의어다. 어떻게 미리 준비할 것인가?
이 책은 은퇴 전후의 풍성한 사례를 읽고 생각하는 것만으로 미래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대해 현명한 대안을 제공받을 수 있다. 책에는 자식과 관련해서 노후 준비에 실패하는 3가지의 치명적인 실수담이 생생하게 공개된다. 3대의 치명적 실수는 첫째, 자녀 교육비에 엄청난 돈을 쏟아붙는 일. 둘째, 무리하게 자녀 결혼비용을 대는 것. 셋째, 자녀의 사업자금을 대느라 노후를 가시발길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근래에 청년 창업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지만 부모 돈으로 이뤄지는 청년 창업을 두고 저자들은 ‘부모 등골을 휘게 하는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한다.
‘자녀의 사업자금에 투자해서 노후를 저당 잡히는 것이야말로 노후 준비의 가장 큰 함정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이렇게 여러 번 같은 얘기를 반복해서 강조하는 것은 그만큼 노후 준비에 있어서 중요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저자들이 강조하는 또 하나의 아킬레스건은 자녀 교육비다. 대한민국의 대다수 부모는 자녀의 장래를 위해서 자신의 노후 준비를 희생하려 한다. 여기서 저자는 선택은 부모의 몫이지만 영어 유치원에 대한 투자 결정이나 해외 유학에 투자하기 전에는 깊이 숙고할 것을 권한다. 왜냐하면 한참 벌 수 있을 연배에 쌓은 대부분의 자원을 투입해 버리는 결과로 끝나기 때문이다. 저자들이 제시하는 생생한 몇몇 사례는 한참 교육비를 대는 부모들이 눈여겨 볼만 경험들이다.
‘상담을 하다 보면 시골에서 서울로 올라와서 공부한 후 대기업에 취업한 자녀들이 결혼 후 신혼기를 비참하게 보내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부모가 자녀 뒷바라지하느라 노후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자녀도 빚에 휘감겨 힘든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부모도 힘든 노후를 보낸다.’ 노후를 맞은 사람들은 수입을 보충하기 위해 경제적인 활동을 원하게 되며, 이런 고민 끝에 선택하는 것이 프랜차이즈이다.
프랜차이즈로 성공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겠지만 저자들의 컨설팅 경험에 바탕을 둔 조언은 ‘본사 입장에서는 가맹점 하나가 문을 닫는다고 해서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데, 이유는 어디선가 새로운 가맹점이 또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로 요약할 수 있다. 노후를 제대로 보내기 위해서는 돈이 얼마나 있어야 할까?
서울시 중산층을 기준으로 최저 생활비 150만원, 평균 생활비 200만원, 여유로운 생활비 250만원, 풍요로운 생활비 300만원 수준으로 저자들은 추정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실제 노후 자금은 평균적으로 70만원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런 추계치를 바탕으로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퇴직 시까지 납부하는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흥미로운 점은 노후를 준비하는 확실한 방법 가운데 하나는 강제적으로 뭍어둔 돈이라는 개념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돈 걱정 없는 노후생활을 위해선 은퇴 시 연금 재원을 많이 모아두는 것이 유리하다. 많은 연금재원을 확보하기 위해ㅔ서는 무조건 많은 금액을 연금으로 가입하는 것보다 적은 금액이라고 꾸준히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많은 금액의 연금은 중도에 해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자신의 연봉에서 10% 정도는 꼭 연금을 위해 투자해야 한다.’
책 말미에서는 은퇴를 준비하는 세대별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이 책이 다른 책들과 차별화되는 점 가운데 하나는 저자들의 컨설팅 경험에 바탕을 두고 매우 상세한 조언이 들어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20대의 종합전략은 지출을 통제하고, 장기상품은 ‘No’, 단기상품은 ‘OK’이다.
20대 고객들에게 저자들이 소개하는 4단계 전략은 소비지출 통제하기, 본인에게 맞는 퇴직연금 선택하기, 필요없은 금융 상품 조심해서 가입하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참고로 20대가 주의해야 할 금융상품에는 연금저축보험, 종신보험 그리고 재형저축 등이 들어 있다.
50대를 위한 전략을 어떤 것이 있을까? 일단은 현직에 있는 동안을 기준으로 생활비를 구조 조정하는 일이다. 다음으로 5년 정도 더 일하는 기간을 잡고, 자녀결혼자금에 일정한 선을 분명히 하고 퇴직금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은퇴 이후를 대비하는 다양한 사례와 저자들의 구체적인 조언은 시간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실용지식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