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박사님이 읽은 책

80년 주기로 반복되는 역사

도일 남건욱 2014. 6. 30. 12:02

교세라그룹의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최근작에는 주목할 만한 내용이 있습니다. 
‘80년 주기로 반복되는 역사’라는 소주제의
글에는 일본을 상대로 한 이야기이지만 우리는
문제가 없는 가라는 질문을 던져봐야 할 것입니다.
1. 근대사를 되돌아보면, ‘번성’과 ‘쇠퇴’가 40년마다
전환했음을 알 수 있다.
바꿔 말하면, 80년 주기로 경제와 사회가 변동해 온 것이다.
지금까지의 발걸음을 따져보면서 우리가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앞으로도 모습’이다.
2. 메이지유신으로 발흥했던 일본은 40년 후인 1905년에 
러일 전쟁의 승리로 정점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 40년 후인 1945년에는 제2차 세계대전으로
나락에 떨어지고 말았다.
1945년의 폐허에서 일어나 1985년에 경제적 최고조를 
달성했지만, 과연 그 40년 후인 2025년에는 어떤 나라가
돼 있을까?
3. 2025년에는 국채발행 잔고가 1,500조 엔을 넘어
국민의 금융자산 잔고와 맞먹는 수준이 되며,
국채를 국내에서 소화하기도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출생률과 사망률이 계속해서 낮아짐에 따라 세계에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속도로 저출산 고령화가 진행될 것이다.
일본의 장래 인구 추계에 따르면 2020년에는 고령화율
(65세 이상 고령자 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4퍼센트로 세계 1위가 될 것이며, 2025년에는 30퍼센트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국민 두 사람이 노인 한 사람을 부양하는
사회가 된다는 얘기다. 
4. 동시에 일본의 총인구도 점차 감소할 것이다.
2025년에는 2010년에 비해 739만명 즉, 도쿄 인구 절반에
해당하는 인구가 줄어드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청년 인구의 감소는 노동인구의 감소를 의미하므로 
GDP의 신장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만약 저출산 고령화가 진행되고 사회보장비가 확대되면서,
노동인구가 감소하고 GDP의 신장이 위축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세입의 감소에 따른 방대한 재정적자를 떠안고 이미 적자 
국채를 인수할 곳도 없는 사태에 이르며, 일본은 정말로
국가 파산을 맞이할 수 있다.
늦기 전에 시급히 재정재건에 나서고 행정개혁 등을
통해 작은 정부를 만듦과 동시에 세출의 전면적인 수정과
세제의 근본적인 개혁을 통한 세입 확대에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망국의 사태가 이를지도 모른다.
5. 파멸은 어느 날 갑자기 오는 것이 아니다.
아무도 모르는 새에 우리를 멍들게 하고 사회를
야금야금 갉아먹어간다.
제대로라면, 플라자 합의가 제기되던 당시 또는 버블경제의 붕괴
직후에 이러한 문제를 알아차리고 이후 나아갈 길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전환기의 1985년으로부터 이미 30년 가까이
지났고, 2015년까지는 10년 남짓밖에 남아 있지 않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시시각각 짧아져만 가고 있다.
6. 나는 정부의 요청을 받아 도산한 일본항공의 회장에
취임해 재건 임무를 맡아왔다.
2012년 2월부터의 일이다.
사권들의 필사적인 노력과 정부 및 금융기관을 시작으로 수많은
지원에 힘입어 일본항공은 실적을 빠르게 회복했다.
나는 일본항공의 도산과 일본 경제의 상황이 비슷하다고
상각한다.
7. 이는 내가 일본항공에서 처음으로 일하게 되었을 때
느낀 바다. 그곳에 갔을 때 사내 분위기는 ‘우리 회사가 도산했다’
라는 실감 없이 어딘가에 의존하고 있는 듯이 느껴졌다.
그래서 취임 후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일본항공은 도산했다’라는 
현실을 사원들에게 인식시킨 것이었다.
그러면서 ‘우리 힘으로 벗어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처럼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다’라는 위기의식을 공유했다.
이 나라의 앞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말할 수 있다.
2025년에 가까워가고 정말로 국가가 파산하는,
이른바 낭떠러지를 향해 돌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국민이
어떻게 공통으로 인식할 수 있을까?
2012년 말 기준 국가채무 총액이 997조 엔이다.
이를 총인구로 나누면 국민 한 사람이 780만 엔의
부채를 떠안고 있는 실정이다.
-출처: 이나모리 가즈오, (불타는 투혼), 한국경제신문, pp.3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