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박사님이 읽은 책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전부 영화에서 배웠다
도일 남건욱
2014. 7. 7. 08:51
요즘은 좋은 영화를 보기가 참으로 좋은
환경입니다. 텔레비전에서 언제나 좋은 영화를 찾아볼 수 있지 않습니까? 오늘은 일본의 한 원로 작가의 영화 예찬론을 소개합니다. 기업가에게도 영화는 참 좋은 도구입니다. 인간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지요. 1. 영화나 문학 같은 예술은 결국 세상과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비추는 거울이다. 나는 영화라는 예술 장르에서 실로 많은 것을 배웠다. 아니,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전부 영화에서 배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2. 젊은 시절은 물론이고 지금도 위성방송이나 DVD로 매일같이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신작 영화와 옛날 영화를 즐긴다. 극장에도 일주일에 두세 번을 들러서 의자에 몸을 파묻고 스크린을 응시한다. 영화에 몰두하는 그 시간이 내게는 더없이 행복한 한때다. “용케도 그럴 시간이 있으시네요.” 3. 이렇게 영화가 내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고, 거기서 배운 것도 무척 많다. 왜 그럴까? 앞서 말한 대로 영화가 ‘세상과 인생을 비추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거울은 (전함 포템킨)부터 (남자는 괴로워)에 이르기까지 종류가 다양할 뿐 아니라 스케일이 크고 정밀하다. 4. 문학이나 회화가 개인적 작업의 산물이라면 영화는 수많은 우수한 두뇌와 체력이 모여 만든 집단 표현 작품이다. 인간의 문제를 다루면서 인생의 한 단면 제시하는, 이야기가 있고 영상이 있고 음악이 있는 종합예술이다. 5. 영화는 관객에게 감동을 준다. 그 점에서 영화는 내게 삶의 방식을 배우는 교양이고, 타자의 인생을 돌아다봄으로서 자기 인생의 경험치를 높일 수 있는 추체험 장치이며, 생업인 소설을 쓸 때 필요한 비료다. 실로 비옥한 토양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 Gong's comment: 제가 몇 해 전에 본 아일랜드 수도를 배경으로 한 ‘볼케이노’라는 영화가 노년에 돌아다 본 인생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 깊은 감동을 준 영화이다. 영화관에서 촉촉한 눈물이 흐를 정도였으니까요. 누구든 이따금 살고 싶었던 인생이 어떤 사건으로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 버릴 수 있다는 진실을 타인의 삶을 통해서 슬쩍 엿볼 수 있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6. 나는 소설을 쓸 때 머릿속에 먼저 ‘그림’이 떠오르고 그 영상을 쫓아서 문자화하는 경우가 많다. 오래 알고 지낸 동료 작가가 나더러 이미지 작가라고 한 적도 있다. 원래 문자형이 아니라 영상형의 글쟁이기는 하지만 장면의 빠른 전환, 공간적인 비약, 생략의 효과 등 영화 기법도 내 작법에 큰 영향을 미쳤다. -출처: 도몬 후유지, (공부하는 힘 살아가는 힘), 청림출판 pp.117-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