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박사님이 읽은 책

와타나베 준이치의 남녀에 관한 이야기

도일 남건욱 2018. 5. 14. 10:11
의사이자 작가인 와타나베 준이치의 글에는
여자와 어머니를 다룬 이야기가 나옵니다.
특히 남성과 여성을 비교한 이야기는 오랜 의사 생활에서
나온 경험담이라 흥미롭습니다.
1.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남자로다!”
남자는 얼마나 고지식하며 유통성 없고 나약한 존재인가요.
그에 비해 여자는 얼마나 유연하며 융통성 있고 둔감한 성인가요.
여성의 출산은 인류 문명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남성은 결코 대신할 수 없는 고귀한 일이죠.
그러므로 둔감력은 차조주가 여성에게만 내여 준 특별한 능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
일본 에도 시대에는 성(珹)안에 쇼군의 부인과 첩, 자식. 시녀만이 
모여 사는 ‘오우쿠(大奥)’라는 구역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국가를 
통치하던 쇼군이 유흥을 즐기려고 오오쿠를 만들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후계자를 안전하게 키우려는 목적이 더 강했습니다. 
남자아이가 어른이 될 때 까지 살아남을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만들어진 구역 이였던 것이죠.
3. 
이처럼 어릴 때부터 남자는 허약하고 여자는 건강합니다.
‘아니, 남자는 태어날 때부터 여자보다 체격도 크고 기운이 센데 
왜 더 약한 거지?’ 하며 고개를 갸우뚱 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튼튼함과 신체의 강인함은 아무런 관계도 없습니다.
남성의 몸은 건장해 보여도 저항력이 약합니다. 
반대로 여성의 몸은 가냘프고 부드러워서 약해 보이지만 
겉모습과 달리 강인하고 탄탄하죠.
4.
아무래도 여성은 매달 월경을 치르므로 익숙할지도 모릅니다.
사실 의학실습시간에 많은 양의 피를 보고 빈혈을 일으키거나 쓰러지는 사람은
대부분 남서입니다. 여성은 작은 상처에는 “까악!” 하고 소리를 지르지만,
조금 많은 피를 봤다고 해서 쓰러지지는 않습니다.
5.
최근 아내가 출산할 때 남편이 분만실에 함께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병원에서 남편에게 “혹시 분만실에서 기분이 나빠지면 미리 말씀해 주세요.”
하고 미리 귀띔해 줍니다. 아내의 출산을 지켜보다가 기절하는 남편이 많기 
때문이죠. 이것만 봐도 남성이 피에 얼마나 약한지를 잘 알 수 있습니다.
6.
하지만 여성은 그 정도 출혈로는 기절하지 않습니다. 아이를 낳는 사람이
정신을 잃으면 아이의 목숨도 위태로울 수 있으니 까요.
아무리 그렇다지만 2분의 1 가까이 피를 흘리고도 살아나다니...
게다가 책에 나오는 대로 사망하는 사람은 남자뿐이라니..남자는 얼마나
고지식하고 유통성 없고 나약한 존재인가요. 그에 비해 여성은 얼마나
유연하고 융통성 있으며 둔감한 존재인가요.
7.
“여성은 출현에도, 추위에도, 고통에도 가합니다. 과거에 출산은
보통 일이 아니었습니다. 아이를 낳는 어머니에게도 태어나는 
아이에게도 목숨을 건 사투였죠.
그 고난을 극복하고 아이를 낳아 인류문명을 이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때 창조주가 생각해낸 해결책은 출산이라는 힘겨운 일을 맡은 여성을 
가하고 다부지가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8. 
만일 출산의 고통을 남성이 대신 짊어지게 한다면 대부분 뒷걸음질 
치며 달아날 것입니다. 아니, 애초에 임신 자체도 견디지 못할 것입니다.
태아는 조금씩 커지면서 2kg에서 3kg저도까지 성장합니다.
뱃속에 태아를 가진 채 열 달 가까이 생활한다는 게 얼마나 힘겨울지
상상만 해도 숨이 막힐 지경이죠. 그런데 여성은 엄마가 되기 위해
그 험난한 과정에 과감히 도전합니다. 그 과정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건강한 아이를 낳기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9.
만일 남성에게 그런 부탁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임신한 남성의 절반 이상은 다섯 달쯤 지났을 때 “도저히 못 참겠으니
아이를 지워주세요.” 하며 울상을 지을게 분명합니다.
설령 남성 중 일부가 열 달을 버텻다고 해도 그 후에 이어지는 가장 큰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지금 당장 제왕 절개해주세요” 하고 애원할 것입니다.
이런 상태라면 인류가 오래도록 번성하고 살아남기란 불가능하죠.
10.
여성 몸의 두터운 지방층 역시 창조주의 지혜가 깃들어 있습니다.
열 달이나 되는 임신 기간 동안 감기에 걸리거나 강한 충격을 받지 않도록
나아가 약간의 굶주림에도 쇠약해지지 않도록 체내에 충분한 지방층을
축적해둔 것입니다. 기나긴 진통과 출산의 고통을 견딜 수 있도록 
고통에 강한 몸으로 만들 것도. 출산 과정에서 문제가 발행해 과다 출혈이
일어나도 쉽게 죽음에 이르지 않도록 만든 것도 모두 창조주의 배려입니다.
출산은 여성뿐만 아니라 인류에게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인류는 여성의 강인함을 바탕으로 탄생하고 이어져 왔습니다.
그리고 뛰어난 둔감력을 가진 여성들이 있는 한 인류는 쉽게 멸망하지 않습니다.
-출처: 와타나베 준이치,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 다산초당, 201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