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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경영시대② - 성공한 협상가로부터 배우기

도일 남건욱 2007. 1. 1. 23:02
협상경영시대② - 성공한 협상가로부터 배우기
철저한 준비 필수…대안도 마련해야
우리는 누구나 협상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누구나 협상을 잘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성공적 협상을 하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특징과 협상을 성공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 자질을 갖추고 있음을 찾아볼 수 있다. 특별하게 협상방법에 대해 공부할 기회가 없었던 전설적 기업가들의 협상 일화를 보면 예술이나 과학 분야에 천재가 있듯 협상 분야에도 분명히 천재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주위에서 보는 대부분의 뛰어난 협상가들은 선천적 자질에 의해서라기보다 후천적 노력의 소산이다. 성공적 협상가가 되는 것은 뛰어난 협상가들로부터 협상의 기술을 배우고, 자신이 행한 협상을 검토하며, 협상기술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성공적 협상가들은 어떤 특징을 갖고 협상을 준비하고 있을까.

협상 성공의 기본은 준비에 있다. 그러나 모든 준비가 협상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성공한 협상가나 실패한 협상가나 나름대로 협상을 준비하고 있으며 상당한 노력을 투자하고 있다. 협상 성공과 실패의 차이는 준비의 양에 있는 것이 아니라 준비의 질에 있다. 실패하는 협상가들의 공통점은 협상 준비를 요식행위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협상 준비가 의미 있는 것은 준비에 기초해 체계적으로 협상을 진행하도록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성공한 협상가는 그렇지 않은 협상가에 비해 협상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을 때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을 생각하는 준비에 훨씬 더 많은 투자를 한다. 대안을 준비하는 것은 협상을 힘 있게 진행할 수 있는 기본이 된다. 좋은 대안을 많이 가지고 협상에 임하면 상대방에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확실하게 요구할 수도 있으며 상대방의 지나친 요구를 거절하는 것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적절한 대안은 협상과정에서 힘을 실어줄 뿐만 아니라 협상과정을 매끄럽게 진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도 한다. 미리 준비된 대안은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상대방의 예기치 못한 제안이나 주장에 대비한 적절한 대안 마련은 시의적절한 자신의 의견 피력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협상과정을 수월하게 이끌어가기 때문이다.

뛰어난 협상가는 상대방과의 차이점을 찾아내기보다 공통 관심사를 찾아내는 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며 준비한다. 협상은 서로 원하는 것의 차이를 좁혀가는 과정이다. 차이를 효과적으로 좁히려면 서로의 의견 차이를 확인하는 데서 그치면 안된다. 서로의 공통 관심사를 찾아서 출발하는 것이 훨씬 쉽다. 차이를 확인하는 것은 서로의 거리를 가깝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더 멀어지게 만들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반면 협상타결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공통 관심사를 확인하는 것은 합의를 찾아내는 필요성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이 같은 특징은 준비과정은 물론 협상 진행과정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뛰어난 협상가는 상대방과 동의할 수 있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협상을 진행한다. 그러나 미숙한 협상가는 상대방의 의견과 다른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며 설득하려는 태도로 접근한다.

실패하는 협상가는 좁은 시각에서 눈앞의 이익에 초점을 맞추며 협상을 진행한다. 반면 성공한 협상가는 장기적 이익과 단기적 이익을 균형 있게 고려하며 협상을 준비한다. 협상의 목표는 단기적으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얻어낼 수 있는 장래의 이익도 똑같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하는 감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성공한 협상 준비는 유연성과 창조성을 발휘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실패하는 협상가는 협상을 거시적 시각에서 바라보기보다 미시적 시각에서 바라보는 데 익숙해져 있다. 준비과정에서 지나치게 지엽적 협상의 전략 전술 등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협상테이블에서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어렵게 된다. 이 같은 유연성의 결여는 교착상태의 협상을 풀어가는 데 필수적·창조적 해결방안의 제시를 어렵게 만든다. 협상 준비는 전투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전쟁에서 이기는 것이 최종목표임을 잊지 않는 거시적 시각에서 이뤄져야 한다.

글 김병국 한국협상전략연구소장 benkim@knp.co.kr
입력일시 : 2006년 10월 10일 11시 54분 54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