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10만분의 1 크기의 나노 입자를 이용해 작은 암세포도 찾아낼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조기 암 진단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연세대 화학과 천진우(44) 교수와 의대 서진석(51) 교수팀은 25일 “몸 안의 암세포를 찾아내는 초고감도 나노 입자 ‘메이오(MEIO)’를 개발해 이 입자의 움직임을 지금보다 10배가량 선명한 자기공명영상(MRI) 사진으로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메이오는 산화철에 망간을 넣어 만든 10nm(나노미터·1nm는 1억분의 1m) 크기의 자성(磁性)을 띤 미세 입자.
연구팀은 유방암과 난소암에 걸린 실험용 쥐의 혈관에 메이오를 주입하고 암세포를 MRI로 촬영했다.
그 결과 2mm 크기의 아주 작은 초기 암세포까지 선명하게 나타났다. 기존 MRI 사진에서는 암이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암세포를 선별해 낼 수 있다.
메이오가 온몸을 돌아다니며 암세포를 정확하게 찾아내 달라붙으면 MRI 장비가 메이오의 자성을 감지해 영상신호가 증폭되는 원리다.
이 연구를 주도한 천 교수는 분자설계 기술을 이용해 나노 크기의 미세물질을 합성하는 분야의 국내 권위자로 꼽힌다. 서 교수 역시 나노 메디컬 분야의 권위자다.
두 사람은 지난해 4월 유방암을 MRI로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까지 할 수 있는 30nm 크기의 ‘스마트 나노 물질’을 개발해 미국 화학회지에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두 사람의 연구는 목표한 암을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스마트 약물 개발의 기초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천 교수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개발한 최신 나노 입자인 ‘클리오(CLIO)’보다 메이오를 이용했을 때 MRI 신호가 10배가량 더 강해졌다”며 “임상시험을 거쳐 실용화되면 조기 암 진단에 획기적인 진전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의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메디슨’ 24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