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은 기본, 재미 주고 돈 벌어라
창업자들의 성공 스토리 불황 모르는 건대역 2번 출구 ③ |
전문가들은 건대입구역 활성화가 청담대교와 지하철 7호선 개통에서 시작됐다고 분석한다. 강남구와 광진구를 연결하는 청담대교가 강남에서 건대 상권으로 진입하는 시간을 크게 단축시킨 것. 1984년 지하철 2호선 개통 후에도 별다른 빛을 보지 못했던 건대입구역은 7호선이 개통되면서 환승역세권으로 변모했다. 마땅히 갈 곳이 없었던 중랑구 주민들까지 끌어들이며 풍부한 유동인구를 확보, 단숨에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부활한 것이다. 건대 상권은 건국대와 세종대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어 대학 상권의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사실 전형적인 대학 상권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주변 업무시설이나 공장 등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건대병원을 이용하는 사람들, 지역 주민의 이용률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지하철 건대입구역을 이용하는 승하차 인원은 하루 평균 12만 명에 육박한다. 홍가네 해물떡찜 한경길 사장 2층 점포서 월 7000만원 매출 ‘홍가네 해물떡찜’을 운영하고 있는 한경길 사장은 “지하철 환승역이어서 유동인구가 많다는 점, 대학 상권이지만 소비에 인색하지 않은 일반 소비자가 많이 찾는다는 점 등이 건대 상권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밝혔다. 서울 강북구 수유역 먹자골목의 ‘춘천집 닭갈비’로 유명한 한 사장은 7개월 전 해물떡찜이라는 새로운 아이템으로 건대 상권에 진입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최상급 입지에서 다소 떨어진 2층 점포(148㎡)인데도 월 평균 매출 6500만~7000만원 정도를 올리고 있다. 닭갈비 외에도 감자탕 등 다양한 메뉴에서 성공 경험이 있는 한 사장은 사실 점포 입지를 결정할 때 대학가 상권을 꺼리는 편이었다고 한다. 학생들은 식성이 좋고, 학교 앞 음식점을 자주 이용하긴 하지만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아 창업자 입장에서는 매출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고객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또 값이 싸면서 양이 많은 아이템을 선호해 운영자 입장에서는 여차하면 수익성이 나빠질 우려도 높다. 그러나 건대 상권은 예외적인 성향을 보였다고 한다. 대학생 외에도 직장인, 오피스텔과 원룸 등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은 편이며 인근 지역 소비자까지 몰려드는 독특한 상권이라는 분석이었다. 또 광진구뿐만 아니라 중랑구 주민들도 모여들었고 성동구에서는 제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퇴근 후 한잔하기 위해 주로 찾는 곳이 건대역 주변이었다. 이러한 특성으로 건대 상권은 대학 상권이긴 하지만 점포세가 결코 만만치 않다. 다른 대학 상권에 비하면 점포 비용이 두 배 이상이다. 특히 지하철 건대입구역 2번 출구에서 시작되는 먹자골목은 최상급 입지에 해당하는데 세 번째 사거리까지는 유명 상권의 점포세와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다. 한 사장 역시 점포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최상 입지에서 다소 떨어진 건물 2층에 음식점을 열었다고 한다. 그는 입지적으로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 전략을 펼치고 있다. 우선 지역 주민의 특색에 맞게 맛을 조절하고, 목표 고객인 젊은 층을 대상으로 서비스 특화에 나선 것. 종업원들은 재미있는 복장과 밝은 표정으로 손님을 맞이하는데 3일 간격으로 의상을 갈아입고 마술 등도 선보인다. 서비스를 재미있게 하자 고객 반응이 뜨거워졌고 즐겁고 재미있는 음식점으로 소문나면서 손님은 더욱 늘었다. 한 사장은 “대부분 가게들은 의도하거나 의도하지 않거나 불친절함이 밑바탕에 깔려있는 경우가 많다”며 “규모가 작은 점포일수록 그러한 경향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맛이 비슷하다면 손님들은 서비스가 좋은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마련”이라며 “결국 서비스에서 앞서가는 매장이 성공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가네 해물떡찜은 직원들의 친절한 서비스와 즐거운 분위기를 맛있는 음식과 묶음으로 팔아 성공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가르텐비어 이선태 사장 새벽 5시까지 손님 이어져
물론 처음부터 승승장구한 것은 아니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유명상권이라 하더라도 입지가 좋지 않으면 손님의 발걸음이 뜸하게 마련. 그는 입지가 불리한 만큼 매장 운영 방법에 심혈을 기울였다. 대학가 매장이라는 점을 감안해 문화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친 것. 가게를 찾는 손님들에게 영화티켓을 무료 또는 할인으로 제공하고, 지역쿠폰 할인책자에 광고와 할인쿠폰을 싣는 등 홍보에 신경을 썼다. 고객을 대하는 방법 역시 전략적으로 다가갔다. “어떤 손님은 주인이 이것저것 챙겨주며 말도 걸어주는 것을 선호하는 반면 그렇게 했을 때 부담스러워하는 손님도 있다”며 “손님 성향을 잘 파악하고, 그에 맞게 서비스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점포를 찾는 손님은 수천 명에 달하지만 그는 손님의 눈빛만 봐도 어떤 성향을 가지고, 무엇을 원하는지 감이 온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 사장이 건대 상권을 선택한 이유 역시 대학생과 직장인, 거주민 등 유동인구가 풍부하다는 점이었다. 일반적인 대학 상권의 경우 방학이면 장사가 안 돼 울상이지만 건대 상권은 방학 때 더 바빠진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양한 사람이 모임의 장소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학기 중에는 학생이 60%, 일반인이 40% 정도를 차지하는데 방학이면 역전 현상이 일어난다. 그는 건대 상권의 선택에 높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손님 대부분이 젊은 층이어서 흔히 말하는 ‘진상 손님’이 없고 늦은 시간(새벽 5시 영업종료)까지 손님들이 이어져 매출도 꾸준한 편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건대 상권이 지하철 환승역, 대학병원, 구민회관, 한강주변 등과 어우러져 이제는 대학 상권을 뛰어넘는 상권이 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상권이 좋다고 해서 창업자 모두가 성공할 수는 없는 일. 경기가 어려운 만큼 보다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는 것이 현실이다. 스타트비즈니스 김상훈 소장은 “많은 예비창업자가 창업을 준비하면서 아이템에 목숨을 거는데 아이템이 성공을 결정짓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상권에 적합한 아이템이 뭔지 충분히 조사한 뒤 결정을 내리고, 창업 전 고객관리 및 종업원 관리에 대한 준비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가네 해물떡찜 한경길 사장은 “건대 상권은 점포 비용 부담이 일반 대학 상권에 비해 높은 편이므로 이제 막 진입하려는 창업자는 33㎡ 이하의 작은 점포를 선택하는 전략으로 창업비용을 줄이는 것이 유리하며 경기 상황을 고려해 소자본 창업 아이템을 선택하는 것이 안전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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