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발전 보조금 블랙홀인가? 발전효율 실험실에선 25%…실제 제품은 크게 낮아 2010년 03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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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양광 발전기 설치하실 분 전화 ○○○-○○○.’ 이 같은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라는 광고물을 쉽게 볼 수 있다. 냉난방기기 설치 업체들의 홍보물, 인터넷 포털의 광고 등을 통해서 건물의 에너지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안내다. 10~20년 전 SF영화 등에서 나온 장면이 정말로 실현된 분위기다. 그런데 정작 설치하고 보면 효율이 떨어진다는 불평이 많다. 기대했던 것만큼 절약이 되지 않을뿐더러 고장도 잦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태양광 에너지 자체에 대한 대중들의 불만도 많아지고 있으며 일부에는 이른바 ‘태양광 안티’까지 등장하기 시작했다. 성균관대 박남규 교수는 “태양광 발전이 마치 기존의 화석 연료 및 원자력 발전을 대치할 것처럼 잘못 알려진 것이 문제”이라고 꼬집었다. 태양전지의 광전환 효율이 실험실에서 20% 내외에 불과하며 모듈 단위나 완제품에서는 10% 정도다. 태양광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전달되지 않은 채 ‘혁신적인 대체 에너지’라는 홍보는 장기적으로 태양광 연구와 산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 태양광 에너지, ‘진정한 대체에너지’ vs ‘보조금 확보용에 불과’ 우리나라에서 태양광 에너지는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 주식 시장에서 어떤 기업이 사업목적에 ‘태양광 발전 사업’을 추가하고 이를 공시하기만 하면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많다. 우선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지난 3~4년간 ‘친환경 이미지’를 입기 위해 태양광 에너지를 채택하면 보조금을 지급해주는 등 장려 정책을 써왔다. 또 고유가로 인해 기존의 화력 발전의 대체 수단으로 태양광 에너지가 부각됐다. 이런 과정에서 태양광 에너지와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은 ‘비로소 태양광 에너지 시대가 열렸다’는 내용의 홍보를 통해 시장을 넓히고 자사의 주가 올리기를 시도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반대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보조금이 없다면 태양광 에너지기 이처럼 확산됐겠냐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이번 정권에서 친환경 정책을 강조하다보니 실제 태양광 연구 동향보다 부풀려서 알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현재로서는 에너지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 단결정 실리콘 태양전지, 실험실 효율 25% 수준… 실제 환경에서는 낮아 태양 전지 재료로는 실리콘이 가장 많이 이용된다. 실리콘을 활용하는 것으로는 단결정과 다결정 방식이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된다. 이중 광전환 효율이 높은 것은 단결정 실리콘 태양전지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김홍곤 박사는 “단결정 실리콘은 4㎠ 셀에서 태양광 약 24.7% 가량을 전기로 바꾸며 다결정 실리콘 태양전지의 경우 1㎠ 셀에서 약 19.8% 가량의 효율을 낸다”고 설명했다. ![]() 그러나 대면적 모듈을 활용해 제품으로 만들게 되면 효율을 더 떨어진다. 단결정 및 다결정 실리콘 셀로 만들어진 상용제품의 경우 15% 정도의 효율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제품 설치 후 기기가 노후화될 경우 실제 효율을 10%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 박막 필름형 태양전지 효율로 15~20% 수준 재료 가격이 경제적이어서 결정질 실리콘의 대안으로 개발중인 박막형 태양전지 제품의 효율성은 더 떨어진다. 비정질(amorphous) 실리콘 태양전지는 1㎠ 셀을 가지고 10.09% 정도의 광전환 효율을 올렸지만, 모듈화 시키면 6~10% 수준으로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로 결정질 및 나노 결정질 태양전지도 1㎠ 셀에서는 11.2% 효율성을 나타냈지만, 모듈화했을 때는 9.8%로 낮아졌다. 박막 구조형중 효율이 높은 카드늄텔레라이드(CdTe) 태양전지와 구리·인듐·갈륨·셀레늄(CIGS) 방식의 박막 태양전지는 1㎠ 셀에서 각각 16.5%와 19.9% 광전환 효율을 내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 방식은 현재 상용 제품에서는 각각 10.9%와 13.6%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연료감응형 태양전지의 경우 효율성이 1㎠ 셀에서는 현재 11~12% 수준이며 17㎠ 모듈에서는 8.6%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효율성은 지속적으로 상승중…시장 경쟁력 확보는 아직 멀어 태양광 전지 첫제품은 1954년 AT&T 벨 연구소에서 실리콘 재료를 활용해 개발한 것으로 효율은 4.5%였다. 이듬에 호프만(Hoffman)사 시장에 출시된 제품의 효율을 2% 수준이었다. 성대 박남규 교수는 “1959년 10% 정도의 효율을 냈으며 1960년대에는 14%로 올랐고 단결정 실리콘 태양전지는 최근 실험실 수준에서 최대 25%까지 효율이 올라간 것으로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태양광 전기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면서 광전환 효율이 꾸준히 올라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다른 방식의 전기 생산량을 대체하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대면적화 하면서 셀에서 생산한 전기를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저항이 발생, 효율이 떨어진다. 현재 연구자들이 개발한 공정 기술 중에서는 셀에서 생산한 전기의 90% 가량까지 저장하는 방식이 개발되기는 했지만 대량생산에는 아직 적용되지 않았다. 또 설치하고 나서 1~2년 뒤의 효율성이 더욱 떨어진다. 태양광 전지 셀과 배선이 노후화 되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환경에서의 경제성은 낮다. 최근 중국 등이 태양광 전지 산업에 뛰어들면서 불량률이 높은 제품들이 시중에 유통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여하튼 연구실에서 나타난 광전환 효율이 소비자까지 전해지지 않는 것이다. KIST 김홍곤 박사는 “양산 기술에 대해서도 소재, 재료 등의 연구를 통해서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 태양광 발전에 대한 장지적인 시각 필요 태양광 전지 및 발전 산업에 대해서 시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것이 관련 분야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박남규 교수는 “현재 수준에서 원자력이나 화석연료를 활용한 발전을 100% 대치하는 것이 아닌 보조적 수단으로 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보조금이 없이 다른 방식의 전기 생산 방식만큼 효율을 갖추려면 15~20여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책 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태양광 분야의 원천기술을 갖춘 일본의 경우 2030년경 현재 전기요금 수준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태양광 전지는 장기적인 대체에너지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보조금 문제도 당장의 효율성 차원이 아닌 국내 태양광 산업의 경쟁력 제고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일조량도 적은 우리나라에 왜 태양광 전지에 대한 보조금을 주느냐에 대한 반박이다. 김홍곤 박사는 “반도체, 원자력 등의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우리나라가 정밀 기술인 태양광 산업에서도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며 “각종 형태의 태양광 발전 보조금은 향후 관련 시장이 열렸을 때에 대비하는 형태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 김규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youtae@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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