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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수술, 미국보다 한국이 낫다`

도일 남건욱 2010. 6. 20. 21:46

`위암수술, 미국보다 한국이 낫다`

 

서울성모병원-美 슬론케터링 비교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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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수술은 우리나라 의료진의 치료 성공률이 미국보다 높다는 한ㆍ미 공동 연구팀의 조사결과가 나왔다.

서울성모병원 내 가톨릭암병원 위암센터 박조현ㆍ송교영 교수팀은 미국 뉴욕 메모리얼 슬론-케터링 암센터의 브레넌 스트롱 교수팀과 공동으로 두 의료기관의 위암수술 치료성적을 비교한 결과, 서울성모병원팀이 생존율에서 30% 가량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외과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Annals of Surgery) 최근호에 실렸으며, 오는 12일 열리는 '서울성모병원 국제위암 심포지엄'에서도 발표될 예정이다.

위암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흔한 암으로,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전체 암 발생률 중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1995~2005년 사이 완치 목적의 절제술을 받은 슬론 케터링의 위암환자 711명과 서울성모병원 위암환자 1천646명의 생존율과 수술합병증 등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 결과 암 완치 기준인 5년 생존율을 보면 서울성모병원이 81%로 슬론 케터링의 58%에 비해 높았다.

또 병기별 생존율도 말기암을 제외한 1~3기암 모두 서울성모병원의 생존율이 높다는 게 박 교수팀의 설명이다.

특히 서울성모병원에서 실시한 위암 수술은 슬론 케터링에 비해 광범위한 부위를 절제했는데도 수술 후 합병증 발생 비율(23% vs 33%)과 수술 사망률(0.2% vs 2%)이 상대적으로 낮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한국의 위암치료 성적이 좋은 것은 우리나라의 위암 발생률이 높아 의료진의 수술 경험이 풍부한데 따른 결과로 풀이됐다. 또 국내에서 조기 위암검진이 더 활성화돼 있고, 의료진이 서양보다 상대적으로 암 부위를 광범위하게 도려내는 공격적 수술법을 쓰기 때문인 것으로 의료진은 분석했다.

송교영 교수는 "국내 위암은 70-80%가 위의 하부에 생기지만 미국은 상부에 생기는 위암이 40-50%에 달하는 등 양국 간에 암 발생의 생물학적 차이가 뚜렷하다"라며 "지금까지는 이런 이유로 수술기법의 차이가 확연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요즘 식습관의 서구화로 위암발생이 서구화하는 경향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박조현 교수는 "국내 위암치료의 성과가 국제적으로 인정된 만큼 앞으로 해외 위암환자 유치를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