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 대한민국에 인공태양 띄운다” 5년 단위로 추진하는 핵융합에너지개발 진흥법 2010년 08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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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월 1일 국가핵융합연구소는 한국형 초전도 핵융합연구장치 ‘KSTAR’가 세 번째 운전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연구소는 지난해 12월 두 번째 운전을 마친 뒤 약 6개월 동안 KSTAR에 장착하는 ‘중성입자빔 가열장치(NBI)’ 등 각종 장치를 국내기술력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번 실험에서는 플라스마를 1000만℃ 이상으로 가열하고, 핵융합반응을 통한 중성자 검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본격적인 핵융합 연구에 들어섰음을 의미한다. 올해 운전에 따른 연구성과는 오는 10월 대전에서 열리는 ‘국제핵융합에너지 콘퍼런스(FEC)’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이 행사는 전 세계 핵융합 전문가 1000여명이 모이는 세계 최대 핵융합 콘퍼런스다. 핵융합은 태양이 에너지를 내는 원리로, 가벼운 수소(H) 원자핵들이 융합해 헬륨(He) 원자핵으로 변하면서 엄청난 양의 에너지(단위반응 당 17.6MeV)를 만드는 반응이다. 아인슈타인의 질량.에너지 등가식(E=mc2)에 따라 반응 전후의 질량 차이가 에너지로 바뀌는 원리다. 이 같은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려면 1억℃가 넘는 초고온 플라스마 상태가 필요하다. 플라스마는 초고온에서 원자가 쪼개져 원자핵 주위의 전자들이 모두 떨어져 나가 자유전자와 양이온으로 이온화한 상태로 흔히들 고체·액체·기체에 이은 제4의 상태로 불린다. ● KSTAR와 핵융합에너지개발 진흥법 KSTAR는 초고온 플라스마를 강력한 자기장 속에 가두는 장치다. 땅 위에 띄우는 ‘인공태양’인 셈이다. 핵심요소는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초전도자석과 플라스마를 가두는 도넛 모양의 진공용기다. 진공용기를 둘러싼 초전도 자석에 전류를 흘려 지구자기장의 7만배에 이르는 3.5테슬라의 강력한 자기장을 만들면, 플라스마는 도넛 모양의 용기 내부를 회전하게 된다. 원자핵과 전자로 분리된 플라스마 입자가 전기적 성질인 ‘전하’를 띤다는 점을 이용해 강력한 자기장으로 플라스마를 가두는 것이다. 이 초고온 플라스마를 얼마나 오랫동안 붙잡아두면서 제어할 수 있는지가 미래 핵융합의 성공을 가르는 관건이 된다. ![]() ![]() 1950년대부터 연구를 시작한 선진국에 비해 뒤늦게 핵융합 연구에 뛰어든 우리나라는 1995년 ‘국가핵융합연구개발기본계획’을 세우고, 당시 소규모로 진행되던 국내 연구를 단숨에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중간진입’ 전략을 선택했다. 이에 1995년부터 11년 8개월 동안 총 3090억 원의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을 투입해 마침내 2007년 8월 KSTAR를 완공했다. 설계부터 건설까지의 전 과정을 우리 기술력으로 이뤄낸 KSTAR 개발은 단일 프로젝트로는 국내 최대의 대형·장기 국책프로젝트였다. 이후 KSTAR는 2008년 6월 플라스마 발생에 처음으로 성공한 뒤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KSTAR를 만드는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초고진공, 극저온, 초전도 등 첨단극한기술 관련 10여 가지의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국내외 200개가 넘는 특허를 취득하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는 2006년 제정한 ‘핵융합에너지개발 진흥법’에 따라 핵융합 연구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정책은 2040년대에 상용 핵융합발전소 건립을 최종목표로 하고 있다. 2021년까지 핵융합에너지 5대 기술 강국으로 진입하고, 2035년경 한국형 핵융합발전소에 관한 공학 설계를 완료하는 중간목표도 마련했다. 원자력법과는 별도의 법체계로 제정된 이 법에 따라 5년 단위로 ‘핵융합에너지개발 진흥기본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2040년대까지 30년간의 장기비전 아래 5년마다 추진할 세부전략과 실천과제를 단계적으로 세우고, 지난 5년간의 추진 성과와 국내외 환경변화를 분석한 결과를 이후 5년간의 기본계획에 반영하는 구조로 진행된다. 따라서 지금은 2011년까지 이어지는 ‘제1차 핵융합에너지개발 진흥기본계획’ 단계에 있다. ● 핵융합 연구 다양성을 위한 정책 현재 우리나라가 KSTAR를 통해 주력하는 핵융합은 ‘토카막(Tokamak)’ 방식이다. 미국, EU 등 세계 각국의 핵융합 연구진은 KSTAR 같은 토카막 방식 외에 스텔러레이터(stellarator), 레이저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핵융합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1억℃ 이상의 초고온 플라스마를 가두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시도하는 것이다. 이 방식들은 크게 분류했을 때 ‘자장(Magnetic) 핵융합’과 ‘관성(Inertial) 핵융합’으로 나눌 수 있다. 자장 핵융합은 초전도자석으로 강한 자기장을 만들어 진공용기 속에 플라스마를 가두는 방식이다. 토카막과 스텔러레이터가 여기에 속한다. 관성 핵융합은 큰 출력의 레이저나 강력한 고입자 빔을 핵연료(중수소와 삼중수소)에 집중시켜 고온의 플라스마를 생성하는 방식이다. 핵융합 선진국들은 현재 자장 핵융합과 관성 핵융합, 두 분야 연구를 고르게 지원하는 추세다. 미국은 두 분야에 각 4억 달러씩 연간 8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있으며, EU는 영국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레이저 방식의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 ![]() 이에 정부는 특정 방식에 편중된 국내 핵융합 연구를 다원화하고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 중에 있다. 스텔러레이터와 레이저 등 토카막 이외의 분야에서도 기초연구를 지원하면서 국내 연구기반을 마련하고, 국제 공동연구 참여와 함께 국제협력체계를 구축해 선진 기술을 습득하기 위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국내 연구인력도 이에 맞게 점진적으로 늘려 다양한 핵융합 분야에서 연구를 수행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국내 핵융합 전문인력은 2008년 12월 기준 정부출연연구소와 주요 대학 소속 연구원 모두 합쳐 약 290명으로 대부분 자장 핵융합 분야에 치우쳐 있다. 미국은 자장 핵융합과 관성 핵융합에 각각 1170명, 400명의 연구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일본은 920명, 150명 수준으로 국내에 비해 월등히 많은 편이다. 또한 국내 한 연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핵융합 에너지 개발이 본격화할 시기에 국내에서 필요한 전문인력은 향후 10년간 3000여 명 이상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지금부터 대학과 연구소를 중심으로 전문인력 양성을 서둘러야 하는 시점이다. 선진국들은 기후변화와 녹색성장이라는 새로운 환경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미래 에너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전략적 차원에서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투입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핵융합 분야다. 핵융합 에너지는 온실가스(CO2) 배출이 없는 청정에너지이면서, 연료의 고갈과 지역 편중이 없는 무한한 에너지다. 또한 대용량의 고효율 에너지를 내면서도 고준위폐기물 걱정이 없는 안전한 발전 방식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따라서 핵융합 연구에서는 선진국으로부터의 기술도입 체제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국내 연구와 국제 공동연구 참여가 필요하다. 이 같은 노력으로 핵융합에너지 상용화를 위한 원천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미래 우리나라가 진정한 에너지 주권국가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김현수 교육과학기술부 핵융합지원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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