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효소, 기억 강화하거나 지우거나 장기기억 조절하는 효소 발견 2011년 03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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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뉴욕주립의대 다운스테이트 의료센터의 토드 색터 교수팀은 ‘단백질키나아제 M제타(PKMζ)’라는 뇌 효소가 오래된 기억을 강화한다고 과학학술지 ‘사이언스’ 4일자에 발표했다. PKMζ는 뇌에서 주소, 가족 이름과 같은 장기기억을 저장하는 대뇌신피질에 있는 효소다. 교수팀은 쥐 실험에서 뇌 속 PKMζ의 농도를 달리해 장기기억을 강화하거나 희미하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쥐에게 몸이 아프도록 리튬이 들어있는 단물을 제공한 후 일주일 뒤 PKMζ를 더 활성화하거나 차단하는 물질을 주입했다. 1주일 뒤 다시 리튬이 든 단물을 주자 PKMζ가 증가한 쥐는 몸을 피했다. 아무 처리도 하지 않은 쥐가 단물을 마신 횟수보다 PKMζ가 증가된 쥐가 마신 횟수가 눈에 띄게 적었다. 이에 비해 PKMζ를 차단한 쥐는 아팠던 기억을 잊고 리튬이 든 단물을 들이켰다. 짠물에 리튬을 넣고 실험했을 때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교수팀은 밝혔다. 뇌 속에서 기억이 만들어질 때는 뇌 세포 사이에 새로운 연결이나 시냅스가 형성된다. 교수팀은 “이 효소가 정보를 받는 시냅스에서 단백질을 수정해 더 민감하게 만들고 기억을 불러오는 것도 용이하게 한다”고 추정했다. 색터 교수는 “이 효소를 강화해서 기억상실 치료제를 만들거나 감소시켜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잊도록 도울 수 있다”며 “좋은 기억과 나쁜 기억을 구분해서 치료하기 위해 특정 기억에만 PKMζ가 작용하도록 만드는 방법을 찾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덧붙였다. 최세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july@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