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박사님이 읽은 책

Business Book - 교양으로서 성서 입문서

도일 남건욱 2013. 11. 3. 13:45


Business Book - 교양으로서 성서 입문서
『가장 오래된 교양』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장

저자 크리스틴 스웬슨 옮긴이 김동혁 출판사 사월의 책  2만2000원


크리스틴 스웬슨의 가장 오래된 교양』은 교양서로서 성서를 다룬 책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어떤 의도를 갖고 집필했는지 분명히 말한다. ‘이 책은 성서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한 시도이다. 성서가 무엇이며,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으며, 성서가 말한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를 생각해 보려는 것이다’.

서양 문명은 헬라 전통과 히브리 전통으로 나눌 수 있다. 헬라 전통은 소크라테스·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의 저서에서 토대를 찾을 수 있다. 히브리 전통은 단연 성서에서 그 전통을 찾을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믿음을 갖고 있는가 아닌가에 관계없이 성경이 주는 풍성한 교훈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노력을 기울일 만하다.

성서는 어떤 책인가? 기독교인의 성서는 구약과 신약을 모두 포함한다. 유대교는 신약이 말하는 예수(복음)를 인정하지 않는다. 구약의 본문에 대해서도 기독교인의 이해와 유대교도의 이해가 다른 경우가 종종 있다. 오랜 기간에 걸쳐 쓰여진 성서는 독창이 아니라 합창이며 최초의 성서는 유대교의 성서다. 대략적으로 보면 구약은 1500년에 걸쳐서, 신약은 100년에 걸쳐서 쓰여졌다.

구약의 시작은 창세기 11장까지는 천지창조로부터 인류 일반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12장부터는 특정 민족의 이야기다. 하나님이 선택한 가문, 즉 아브라함·이삭·야곱에 이르는 가문에 관한 이야기로부터 이스라엘 민족의 부침사를 다룬다. 히브리 성서로 불리는 유대교의 성서는 다섯 권으로 구성된다. 이를 흔히 오경(창세기·출애굽기·레위기·민수기·신명기) 이라고 부른다. 모세가 썼다고 해서 ‘모세의 책’이라 불리기도 한다. 신약은 구약에서 약속된 메시아인 예수의 탄생·생애·죽음·부활에 대해 말한다.

기독교인의 성서도 유대교의 성서에 기초하고 있지만 가장 큰 차이는 신약 부분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신약은 유대인에게는 성서가 아니지만 기독교인 다수에게는 그들 신앙의 핵심이자 모든 기독교인의 신앙의 표준이다. 신약을 구성하는 첫 네 권(마태·마가·누가·요한복음)은 내용이 비슷하다. 흔히 ‘공관(같이 본다는 의미)’ 복음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복음서가 하나가 아니라 넷이라는 것은 예수를 기억하는 길이 단 하나가 아니라는 초기 기독교 공동체의 믿음을 보여준다.

성서를 읽다 보면 자칫 반유대주의를 다시 한번 생각할 계기를 갖게 된다. 성서의 첫 출발인 유대인의 역사이고, 기독교가 유대인으로부터 시작되었음에도 성서 속에는 반유대주의를 정당화할 수 있는 그런 표현이 제법 등장한다. 예를 들어, 마태복음에서 유대인 군중이 예수를 죽이라고 아우성 치며 총독 빌라도에게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요구하면서 “그 사람의 피를 우리와 우리 자손에게 돌리시오”라고 말한다. 

이후 유대인은 신을 살해한 민족으로 낙인 찍혔다. 개신교의 발전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마 루터의 반유대주의는 극렬했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은 원수까지도 사랑하는 넓은 사랑이다. 반유대주의 전통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 지금도 유대교와 기독교의 간극이 크다. 유대교는 유일신인 하나님은 물질로 표현될 수 없다고 굳게 믿는다.

기독교는 예수가 하나님의 육신을 입고 이 땅에 나타나신 분으로 받아들인다. 일반인이 성경에서 편안하게 대할 수 있는 내용은 주로 지혜서에 들어 있다. 시편·잠언·전도서는 믿음을 갖지 않은 사람이라도 언제든지 펼쳐보고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세상을 사는 지혜를 얻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책은 성경이라는 어려운 책에 도전할 만한 가이드 북 역할을 하는데 손색이 없다. 예를 들어 9·10장은 각각 성서 속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착한 남자와 나쁜 남자 그리고 사랑스러운 여자와 나쁜 여자를 다룬다. 9장에서는 구약의 대표적인 남자인 아담·노아·아브라함·모세·삼손·다윗·솔로몬·욥이 등장한다. 

신약의 대표적인 남자는 예수·베드로·유다·바울 등인데, 단연코 주인공은 예수다. 우리는 흔히 예수 그리스도라고 부르는데 앞의 예수는 이름으로 그리스도는 직분으로 이해하면 된다. 그리스도의 의미는 ‘기름 부은 자’이다.

성경의 핵심 메시지는 영생에 대한 부분이다. 저자는 영원한 생명에 대한 성경 이야기를 두고 ‘어느 극적인 시점에 예수가 돌아와 믿는 이들을 하늘로 데려갈 것이라는 생각은 근본주의·복음주의 등 수많은 기독교인을 매료시킨다’고 평가했다. 현대문명을 이해하는데 성경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다. 이처럼 종교적인 색채를 탈색한 고전으로서 성경 이해를 위한 이 책은 충분히 읽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