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성큼 다가온 전기 스쿠터·자전거

도일 남건욱 2013. 12. 2. 15:27


성큼 다가온 전기 스쿠터·자전거
이형록 스타플릿 대표
국산 자가평형스쿠터 ‘스카이로더’ … “가격 낮춰 대중화”

이형록 스타플릿 대표


올 초 방송된 연예프로그램 ‘인간의 조건’에서는 ‘세그웨이’로 알려진 자가평형스쿠터와 전기 자전거 등 각종 친환경 교통수단이 소개돼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녹색성장이 대두되면서 친환경 교통수단에 사람들의 관심이 커진 때문이다. 실제로 세계전기자전거 시장은 해마다 30%의 성장세를 보인다. 이와 더불어 자가평형스쿠터를 비롯한 새로운 운송수단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하는 분위기다.

이형록 스타플릿 대표는 “친환경 교통수단에 대한 관심이 커져 관련 산업이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가 올해 3월 창업한 스타플릿은 자가평형스쿠터·전기자전거·전동킥보드 등 친환경 교통수단 수입·제조업체다. 자가평형스쿠터 ‘윈드러너’와 고급형 전기자전거를 수입해 국내에 판매한다. 국내 기술로 만든 자가평형스쿠터 스‘ 카이로더’와 전동 킥보드 ‘K-1’ 출시를 앞두었다.

국내 친환경 교통수단 시장은 태동 단계다. 이 대표는 국내 시장이 성장하기 위한 조건으로 두 가지를 지적했다. 첫째는 가격이다. 현재 보통 자가평형스쿠터 가격은 1000만원 내외다. 이 때문에 ‘부자들의 사치품’이라는 취급도 받는다. 그는 “지금까지 일부 기업의 독과점 체제가 이어지면서 가격에 기술 프리미엄이 많이 붙은 탓에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이 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가평형스쿠터 가격은 떨어질 전망이다. 

2005년 관련 특허가 만료되고 업체가 속속 등장하면서 기술 장벽이 낮아진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자체 생산이 본격화하고 있다. 스타플릿 역시 저가형 제품 출시를 계획 중이다. 이 대표는 “가격을 200만~300만원으로 떨어뜨리면 수요가 크게 늘 것”이라고 기대했다.

둘째는 관련 규정 정비다. 국내 교통체계에는 전기자전거나 자가평형스쿠터에 대한 별도의 구분이 아직 없다. 차도·인도·자전거전용도로 이용에 혼란이 생기는 이유다. ATV(험한 지형에도 잘 달리게 고안된 소형 오픈카)나 오토바이와는 달리 별도의 운전면허도 없다. 도로교통법상 전기자전거나 자가평형스쿠터는 일반 오토바이(원동기장치자전거)로 본다. 따라서 인도·자전거도로에서는 탈 수 없고 차도로 달려야 한다.

보험가입이 제한되는 것도 친환경 교통수단 시장 확대에 걸림돌이다. 선진국에서는 친환경 교통수단 관련 법규를 신설하거나 개정하는 추세다. 우리나라에서도 전기자전거와 자가평형스쿠터를 속도와 무게에 따라 인도·자전거도로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이 대표는 “실생활 이용이 어려워 이동수단보다는 레저용이라는 인식이 커졌다”며 “레저 용도뿐아니라 환경보호와 교통체증 해소를 위한 이동수단 다원화라는 차원에서도 관련 규정의 정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더 많은 제품을 파는 게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친환경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보급형’ 친환경 교통수단을 생산하는 게 당면 과제다. 우선 사용이 용이한 병원·대학·리조트 등을 시작으로 보급에 나설 계획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공항이나 대형 관공서 등에서 경비·순찰 용도로 자가평형스쿠터를 쓰고 있다. 골프장 라운딩용이나 관광지 투어용으로도 각광 받는다. 이 대표는 “자체 기술 개발로 점차 가격을 낮춰 “우리나라에 친환경 교통수단의 대중화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자가평형스쿠터 서 있는 사용자의 하중을 인식해 움직이는 1인용 전기스쿠터. 배터리 동력원으로 2개의 바퀴로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