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Science - 달의 풍부한 천연자원 노린다 중국의 달 집착 왜?

도일 남건욱 2014. 1. 17. 23:07


Science - 달의 풍부한 천연자원 노린다
중국의 달 집착 왜?
조현욱 중앙일보 객원 과학전문기자, 코메디닷컴 편집주간
달 기지 건설 위한 ‘밀폐 생태계’ 실험 중 … 인도 우주 개발도 활발


중국은 지난해 12월 14일 달에 우주선을 착륙시키고 로봇 탐사차량을 발진하는 데 성공했다. 달에 우주선이 착륙한 건 1976년 옛 소련의 루나 24호가 마지막이었다. 유인 우주선이 달에 내린 건 1972년 미국의 아폴로 17호가 마지막이었다. 

지난 수십 년 간 미국과 러시아의 우주 프로그램이 지지부진한 동안 중국은 수십 억 달러 이상의 자금과 막대한 인력을 투입해 달 탐사 프로그램을 추진해왔다.

중국은 왜 달에 집착할까. 지난해 11월 29일 영국 BBC 방송이 이를 분석했다. 중국 ‘달 및 심우주 탐사부’의 오우양 지유안 교수가 말하는 중국의 달 탐사 동기는 세 가지다. 

첫째, 달 탐사에 필요한 수많은 기술을 개발한다. 통신·컴퓨터·IT·소재와 관련된 기술이 핵심이다. 

둘째, 달의 기원과 진화를 연구하고 이를 통해 지구에 대한 인류의 지식을 늘린다. 셋째, 달과 태양계를 탐사하는데 필요한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 

중국은 2017년 암석 표본을 지구로 가져오고 2020년엔 사람을 보낸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그 때쯤 달에 영구 유인 기지를 운영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40여년 만에 달에 유인 우주선 착륙


오우양 교수는 이 같은 장기 계획의 ‘존재 근거(rationale)’에 대해 “인간은 여러 방식으로 달을 이용할 수 있다”고 BBC에서 설명했다. 

“달은 광물 자원과 에너지의 매력적인 원천이 될 수 있다. 공기가 없기 때문에 태양전지가 더욱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달을 둘러싸는 태양열 전지의 띠를 만들면 지구 전체의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 또한 지구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 헬륨3가 풍부한 데 이것은 핵융합 발전의 연료가 될 수 있다.

인류의 에너지 수요를 1만년 이상 충족시킬 수 있는 양이다(달 표면에는 100만t 이상의 헬륨3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천연자원도 풍부하다. 각종 희귀 원소와 티타늄·우라늄 등 인데 지구에는 정말 부족한 것들이다. 이들 자원은 무제한 이용이 가능하다.”

달 탐사는 또한 국력의 표현으로 간주된다고 오우양 교수는 2006년 인민일보보도를 통해 밝힌 바 있다. “달 탐사는 한 나라의 전반적인 국력을 반영한다. 이것은 중국의 국제적 위신을 높이고 인민들의 결속을 강화하는 데 중요하다.”

우주 탐사는 경제적 파워를 반영한다. 또한 군사적 이용이 가능하다. 우주 기술은 언제나 민수용과 군용의 양면적 성격을 띠기 때문이다. 그리고 과학기술 능력을 반영하며, 외국에 국력을 과시해 외교에 도움이 된다.

중국이 달 기지를 세우고 광물질을 채취할 실질적 가능성이 있을까? 중국과 오랜 기간 협력해온 영국 ‘RAL Space’ 연구소의 리처드 홀드어웨이 교수의 말을 들어보자. “기술이나 자금 측면에서는 가능하다. 앞으로 10년 이내 그 실행을 막을 수 있는 요인은 전혀 없다.”

달기지 건설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도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10월 말 건설해 운영 중인 밀폐 생태계 ‘웨궁(月宮) 1호’다. 중국의 신화왕(新華網)과 남방도시보(南方都市報) 등이 12월 19일 보도한 내용을 보자. 웨궁 1호는 우주공간 생태지원 시스템(BLSS)을 갖추고 사람이 각종 곡식과 과일·채소 등을 심어 식량과 산소 등 생존에 필요한 모든 걸 자급자족하는 곳이다. 현재 실험실에는 2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내부에서 재배 중인 각종 채소를 먹고 식물이 제공하는 산소로 호흡하고 있다.

웨궁에선 이미 2인 1조로 30일 간의 거주 실험을 여러 차례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를 통해 13.5㎡ 면적에 식물을 재배하면 한 사람에게 필요한 산소를 제공할 수 있고, 한 사람이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처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달은 우주 기지를 세우기에 안성맞춤이다. 물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2010년 3월 미 항공우주국(NASA)은 달의 북극에 몇 미터 두께의 얼음층이 깔려있으며 이를 모두 합치면 6억t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인도의 찬드라얀 1호 탐사선에 실어 보낸 NASA의 관측 레이다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물은 우주 개발에 나설 경우 달에 상주할 우주인의 생필품이다. 물을 분해해 얻은 산소·수소는 우주선의 연료로 사용될 수 있다. 지구에서 달까지 물을 운송하려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간다. 일부 학자는 달에 있는 영구 동토층 규모의 물을 지구에서 가져가려면 60조 달러(약 7경2000조원)가 소요되리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다량의 물이 있다는 점을 이용하면 달은 화성을 비롯해 먼 우주를 향하는 탐사선의 발사기지가 될 수 있다.

NASA는 2024년까지 달의 극지방에 기지를 세운 뒤 이를 전진기지 삼아 2030년 화성에 유인 우주선을 보내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유럽우주국은 2025년, 일본과 인도는 2030년 달 기지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러시아는 2025년 달에 사람을 보내고 그 몇 년 내에 기지를 건설할 방침이다.

미국·유럽·일본·러시아의 달 기지 각축전

우주 개발의 대표적인 후발주자로는 인도가 있다. 지난해 11월 달 화성탐사선 ‘망갈리안’을 발사했다. 망갈리안은 12월 1일 지구 궤도를 성공적으로 이탈했으며 앞으로 300일 동안 6억8000만km를 여행할 계획이다. 올해 9월 24일쯤 화성에 궤도에 안착해 6개월 간 각종 관측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망갈리안을 화성 궤도에 무사히 안착시키면 미국과 유럽연합, 러시아에 이어 화성에 탐사선을 보낸 네 번째 나라가 되고 아시아에선 첫 번째 국가가 된다.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중국이 각각 1998년과 2011년에 첫 화성탐사선을 각각 쏘아 올렸지만 실패했다. 인도는 화성탐사선을 통해 무엇을 노릴까. 자국의 기술 수준을 보여주고 위성발사를 대행하는 시장에서 영역을 넓히려는 것이다.

한국의 우주 개발 수준은 어떨까. 한국은 2011년 수립한 제2차 우주개발 진흥계획에 따라 달 궤도 위성은 2023년, 착륙선은 2025년까지 개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초 나로호 발사에 성공하자 “2020년까지 달에 태극기가 펄럭이도록 하겠다”면서 일정을 당기는 중이다. NASA 등과의 협력을 통해 2017년 시험용 궤도선을 발사하고, 2020년 본 궤도선과 무인 착륙선을 자력 발사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