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박사님이 읽은 책

Business Book - 『틀 안에서 생각하기』

도일 남건욱 2014. 5. 10. 12:41
Business Book - 『틀 안에서 생각하기』
두뇌 속에 짓는 창조혁신 공장
공병호

저자 드루 보이드·제이컵 골든버그 출판사 책읽는수요일 1만5000원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이처럼 원론적인 주장에 동의하면서도 ‘어떻게 하면 되는가?’라는 질문 앞에서 명확한 답을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새로운 사고를 연구하는 전문가라면 아마도 ‘생각의 틀을 과감하게 깨라’고 권할 수 있을 것이다.

드루 보이드와 제이컵 골든버그의 『틀 안에서 생각하기』는 창조와 혁신에 대한 기존의 방법을 부정한다. 두 사람은 과감한 제안을 한다. 인간의 두뇌 속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일상적으로 창조하는 방법을 개발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창조혁신 공장을 두뇌 속에 건설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수 년 간의 교육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단 몇 가지의 방법론을 철두철미하게 익히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역설한다.

이들이 제안하는 방법은 어떻게 나온 것일까? 이 분야의 개척자인 러시아 과학자 겐리히 알츠슐러의 특별한 연구에서 영감을 얻어 창의성 체계가 개발됐다. 알츠슐러는 “창의적인 해법에는 분명히 규정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칠 수 있는 내재적인 논리가 있음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알츠슐러의 번득이는 영감에 바탕을 두고 작가들은 1999년까지 성공적으로 평가 받은 수백 개의 제품을 분석하면서 거기에 내재한 공통적인 논리를 탐구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명백한 몇 가지 공식을 찾아냈다.

“우리는 수천 년 동안 전 세계 곳곳의 창의적인 발명 과정에서 그러한 창조공식을 사용한(물론 본인들은 이런 사실을 깨닫지도 못했겠지만) 혁신가들을 믿는다. 그 공식들은 지금 우리 주변에 널려 있는 제품과 서비스 속에 DNA처럼 암호화돼 녹아있다.”

저자들이 발견한 수많은 성공 제품에 녹아 있는 창의성의 공식은 어떤 것일까? 핵심 제거, 요소 분할, 다수화, 과제 통합, 그리고 속성 의존이다. 이 공식들이 이른바 ‘체계적 발명의 사고(Systematic Inventive Thinking, SIT)’라는 혁신적인 방법의 토대를 이룬다. 20년 전에 나타난 이 방법은 혁신과 관련된 여러 현상을 다양한 맥락 속에서 포함하면서 오늘날까지 영역을 계속 확대해왔다.

이 방법이 가진 가치를 한 단어로 요약하면 ‘틀 안 접근법’이란 점이다. 누구든지 자기 주변에 있는 여러 자원을 사용해서, 그리고 한계 조건 아래에서 언제든지 혁신적인 아이디어의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도록 해 준다는 점이다. 영감이 떠오르기를 기다릴 필요는 없다. 틀을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을 칠 필요도 없다. 그저 이 방법을 잘 익혀서 사용하는 것만으로 누구든지 창조의 주
역이 될 수 있다.

그동안 창조법에 대해 많은 서적이 쏟아져 나왔지만 대부분은 틀 밖에서의 방법을 제안한다. 이 책은 당신이 처한 제약조건과 상황 아래에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 방법이란 점에서 ‘닫힌 세계’에 기초하고 있다. 닫힌 세계는 없는 자원을 찾아 헤매지 말고 혁신을 위한 가장 좋고 빠른 길은 자기가 동원할 수 있는 자원에서부터 바라보는 것이라는 주장에 바탕을 두고 있다.

SIT의 첫 번째를 구성하는 ‘핵심 제거 기법’에 대해 살펴보자. 주변을 잠시 살펴보면 성공한 상품은 출현 당시를 기준으로 보면 대부분은 핵심을 제거한 것이다. 콘텐트 렌즈는 안경다리를 제거한 상품이다. 셀프 서비스 제품도 마찬가지이다. 누구나 기름은 직원들이 넣어주는 것으로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거리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ATM도 그렇다. 당연히 은행원에 건네 주어야 할 돈이지 않는가? 이케아 가구도 비슷하다. 가구 제작공장에서 조립 단계를 제거해 버린 상품이다.

저자는 핵심 제거 기법을 다루는 장의 마지막에 ‘핵심 제거 기법의 5단계 활용법’을 제시했다. 1단계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내부 요소들의 목록을 작성한다. 2단계는 목록 가운데 어떤 요소 하나를 선택한 뒤 이것이 없다는 것을 상상한다. 여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온전히 다 제거하는 방법, 다른 하나는 부분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이다. 3단계는 그 결과로 나타나는 콘셉트를 시각화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제거한 상품이나 서비스가 아무리 우스꽝스럽고 이상해도 개의치 않는 것이다.

4단계는 몇 가지의 추가적인 질문에 대해 답을 찾아보는 일이다. ‘잠재적인 편익이나 시장 혹은 가치는 무엇인가?’ ‘누가 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원할까?’ 5단계는 ‘만일 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과연 이런 신제품을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