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코노미 세계의 강자 - 치킨으로 신화 이룬 홍철호·윤홍근·권원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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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의원은 “치킨 사업 성공 경험을 살려 지역구 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공약해 주민들의 마음을 얻었다. 선거 전 당시 김두관 후보 측은 굽네치킨 사업이 사실상 홍 의원의 동생이 거둔 성과라며 반박하기도 했다. 어쨌든 예전 같았으면 치킨 사업이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만큼 크게 번창하지 못했을지도, 그래서 성공 신화로 인식되지 못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국내 치킨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탄생한 이른바 ‘치킨 신화’의 주인공들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올리브치킨 붐을 일으켰던 윤홍근(59) 제너시스BBQ 회장은 치킨 신화 이전에 샐러리맨 신화를 썼다. 대상그룹의 전신인 미원그룹에 1984년 평사원으로 입사해 일하다가 미원의 자회사였던 마니커에서 신규사업본부장까지 올랐다.
가족 단위의 소비자가 찾을 만한 소규모 치킨 전문점이 닭고기 시장의 활로가 될 것으로 예측해 사업 확장에 나섰다. 이후 1995년 사표를 내고 본격적으로 창업에 뛰어들었다. 마니커에서 넘겨받은 BBQ 상표권으로 가맹점을 늘리고 프랜차이즈 사업을 키워 2014년 현재 제너시스BBQ를 BBQ 외에도 우쿠야·올떡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프랜차이즈 그룹으로 만들었다.
권원강(65) 교촌치킨 회장도 빼놓을 수 없다. 창업주로서 교촌치킨을 업계 1위를 다투는 브랜드로 키운 그는 노점상, 실내포장마차 주인, 택시기사 등을 전전하며 산전수전 다 겪은 기업인이다. 어려운 살림살이에 어렵게 모은 돈을 모조리 털어 1991년 경북 구미에 자그마한 치킨집을 차렸는데 입소문이 나면서 대박이 났다. 2003년 가맹점 1000호점을 돌파하면서 전국적인 인기를 끌었다. 마늘과 간장을 활용한 특유의 소스는 교촌치킨의 전매특허다.
가맹점 수를 무리하게 더 늘리기보다는 엇비슷한 선에서 유지하면서 가맹점당 매출을 끌어올리는 권 회장만의 독특한 경영 전략도 화제다. 치코노미 시대에 치킨을 통한 창업으로 이들처럼 대박 신화의 주인공이 되기를 꿈꾸는 사람이 늘면서 이들의 성공 비결을 분석하거나 일거수일투족을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 또한 과거와는 달라진 풍속도다.
목 받는 치킨주 - 하림·동우·마니커 성장성 주목
경제를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주식시장에서 최근 주목하는 또 하나 의 카테고리가 바로 치킨주(株)다. 닭고기 유통 등을 전문으로 하는 하림·동우·마니커 등의 기업이 대표적인 치킨주 종목이다. 이들 치킨주는 치킨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 지난 브라질 월드컵이나 복날 성수기를 앞두고 얼마 동안 급등했는가 하면, 조류인플루엔자(AI) 이슈가 터질 때마다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을 긴장시켰다.
최근 1년 간의 주가 흐름은 전반적으로 혼전 양상이다. 여름철을 앞두고 크게 올랐다가 다시 크게 내려 연초와 비슷한 가격대에 형성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육계 산지 가격이 kg당 1583원으로 전년 대비 11.7% 하락하며 주가에도 악영향을 입혔다. 닭고기의 공급과잉이 지속되면서 가격 하락, 그리고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종목별로 보면 하림은 올 8월 26일 기준 종가가 5070원으로 1년 전 3000원대 중반이었던 데 비해 전체적으로 상승세였다. 5월 한때 7000원에 근접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동우는 3670원으로 1년 전 4000원 고지에 올랐던 데 비해 하락했다. 5월에 5500원선까지 돌파하며 하림을 거세게 추격하는가 싶었지만 이내 고꾸라졌다.
마니커도 1년 전과 비슷한 600원대 후반에 머물고 있다. 동우와 마니커는 기대만큼은 못했던 모양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 업계 관계자는 “세월호 침몰 사고 여파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예년만큼의 성수기 효과를 누리지 못한 것이 주가에도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증권가 전망은 어떨까. 다소 부침은 있겠지만 여전히 양호한 성장성을 가진 매력적 종목들로 분석된다. 이민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지난 10년 간 닭 도축량이 연 평균 4.8% 증가할 만큼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고 올해도 약 4.5%의 산업 성장이 전망된다’며 ‘1인 가구와 노인 인구의 확대로 치킨 같은 간편한 배달음식과 고단백 건강식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치킨이 단지 TV 드라마나 젊은 세대 취향 때문에 반짝 유행하고 말 먹거리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 연구원은 “올해는 공급 과잉을 해소하고 새로운 호황기를 준비하는 한 해로 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닭고기 관련 상장사들의 주요 알짜 관계사에 대해서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숨은 효자 종목이다. 하림의 모회사인 하림홀딩스는 1년 사이 2000원대 초반에서 6520원(8월 26일 기준)까지 주가가 껑충 뛰었다. 중국·필리핀·베트남 등지로의 해외 진출 성과가 기대되는 한편 NS홈쇼핑 등 성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되는 자회사 포트폴리오를 갖춰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세가 한동안 계속됐다.
물론 욕심이 과한 나머지 조바심에 찬 ‘묻지 마 투자’를 시도하기보다는 종목별로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주가) 등을 신중히 고려한 다음 접근하는 것이 현명하다. 단번에 일확천금을 노리며 황금알 낳는 거위의 배를 갈랐다가 후회한 거위 주인의 이야기는 우화에 머물지 않는다. 치킨주는 유망한 투자처이지만, 배고프다고 금방 배를 갈라 먹어도 뒤탈이 없는 치킨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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