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박사님이 읽은 책

장정일의 악서총람(樂書總覽)

도일 남건욱 2016. 1. 19. 14:17
음악과 직간접으로 연결된 책만 116권을
읽고 독후감을 정리한 책을 내기는
참으로 어려운데...
장정일, (장정일의 악서총람)(책세상)이 바로 그 책입니다.
중간 중간에 저자의 번뜻거리는 글들이 숨어 있는데
이 가운데 오디오광에 대한 글이 재미 있어서
보내드립니다.
#1. 
오디오 취미가 천하의 역병인 것은 무엇보다 
지은이(문광준 저, 소리의 황홀, 효형출판, 2001)말처럼 
오디오란 “들인 돈만큼 정확하게 소리를 들려준다”는 데서
오는 유혹 때문이겠지만, 오디오 취미만큼 ‘디드로 효과diderot effect'를
강요하는 것도 없다는 점 또한 이유다.
18세기의 프랑스 철학자 드니 디드로는 어느 날
친구에게 서재용 가운을 선물  았다.
그가 그것을 걸치자 집 안의 모든 풍경이 새 가운과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책상과 책장, 커튼 등을 차례로 바꾸다가
결국은 멀쩡했던 온 방 전체를 바꾸고 말았다.
이 책에도, 좋은 CD 플레이어가 나왔다는 오디오 숍의 
전화를 받고 와디아를 산 지은이가 새 CD 플레이어의 뛰어난
수준을 기존의 앰프롸 스피커의 성능이 받쳐주지 못한다는 이유로
제프 롤런드를 넘본 경험담을 적고 있다.
실제로 이런 식의 시험에 드는 것은 오디오파일에게는 흔하고
사소한 일에 지니지 않는다.
#2.
세상에는 여러 바보가 있지만, 그 가운데 최고의 바보는
남한테는 있는데 나에게는 없는 것을 부러워하는 사람‘이다.
모두들 대학교를 나왔는데 나는 왜 고등학교밖에 다니지 못했을까,
누구에게는 돈 많은 부모가 있는데 내게는 왜 그런 부모가 없을까,
나는 장동건이나 고소영만큼 잘 생기지 못했을까...
남에게는 있고 나에게는 없는 것을 부러워하는 사람은
단연코 불행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무엇을 해도 행복하지 않다.
#3.
오디오를 통해 인생을 배웠다는 그는 “절실하게 필요할 땐
가질 수 없고, 가질 수 있을 땐 그 필요가 절실해지지 
않는‘ 쌍곡선의 비애가 바로 삶"이며,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인간에게 유보시킬 행복은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행복을 향한 열정은 “어떠한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지금
당장 충족시키고자 할 때 힘을 갖는다“며, 먼저 저지르라고 말한다.
그러면 그 때문에 더 열심히 살게 된다면서!
-출처: 장정일, (장정일의 악서총람), 책세상, 2015, pp.354~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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