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신상담 고사 서린 옛 술
찹쌀 발효한 소흥주 구천이 오나라 치러 갈 때 병사들과 마셔 … 딸 혼례 때 축하주로 내놓아 |
중국 명주는 백주(白酒)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뿌리가 깊고 단일 주종으로 널리 사랑 받는다는 점에서 황주 계통의 소흥주를 먼저 소개하지 않을 수 없다. 소흥에서 빚어내는 소흥주(紹興酒)는 중국 황주 중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술로 사실상 중국을 대표하는 술이라 하겠다. 소흥주는 찹쌀을 보리누룩으로 발효시켜 감호(鑒湖)의 물을 이용해 담그는데 알코올은 15~20%며 갈색을 띠고 있고 오래 묵은 것일수록 좋다고 한다. 소흥주에는 유명한 화조주(花雕酒)가 있다. 화조주는 가반주의 하나지만 100년까지 묵히기도 해 소흥주 중에서 특히 고급에 속한다. 소흥 지방에서는 예부터 딸아이를 낳게 되면 가반주를 빚어 미녀나 ‘꽃을 그려 넣은(花雕)’ 항아리에 담아 두었다가 딸의 혼례를 치르는 날 축하주로 내놓는 풍속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술은 화조주라고도 하고 여아주(女兒酒)라고도 한다. 이 중 특히 오래 묵힌 술은 이름 앞에 진년(陳年) 이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여기서 진(陳)은 오래됐음을 뜻하는 말이다. 중국 사람들이 ‘좋은 술은 오래 묵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할 때도 진(陳) 자를 쓴다. 절강의 소흥은 춘추시대 월(越)나라가 위치한 곳으로 남쪽으로는 회계산(會稽山)을 베고 있다. 회계산이라고 하면 중국 역사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는 매우 익숙한 곳이다. 바로 와신상담(臥薪嘗膽)의 고사를 낳은 역사적 명소이기 때문이다. 월나라에 패한 뒤 ‘땔나무 위에서 자면서(臥薪)’ 아버지의 복수를 다짐한 오나라의 부차(夫差)가 월을 치자 월의 구천(勾踐)은 회계산으로 도망쳤다가 뇌물을 쓰고 간청을 하여 겨우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20여 년에 걸쳐 국력을 회복한 구천이 복수를 위해 오나라를 치러 갈 때 백성들이 술을 가져와 병사들을 격려하려 하자 구천은 모든 술을 강물에 쏟아 부은 다음 전 장병들이 이를 마음껏 퍼 마시도록 했다. 전쟁터에 나가는 왕과 장군, 병졸들이 한데 어울려 술을 퍼 마시며 서로 확인한 일체감은 이미 적을 무찌르고도 남는 사기로 연결됐다. 사기충천한 월나라에 패한 부차는 스스로 칼을 빼 자결하는 것으로 생을 마감했다. 오늘도 소흥의 남쪽에는 ‘투료하’라는 작은 냇물이 흐르는데, 바로 이곳이 당시 술을 쏟아 부은 역사의 현장으로 전해진다. 물론 지역 특산품인 점으로 보아 당시 쏟아 부은 술은 소흥주가 틀림없을 것이다. 참고로 투료하의 ‘료’는 누룩술을 뜻하므로, 아마 누룩으로 만드는 소흥주를 가리킨 듯하다. 투료하는 곧 소흥주를 던진 강물이라는 뜻이다. 중국의 문호 노신(魯迅)이 바로 소흥 출신이며, 중국인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주은래도 이곳에서 태어났다. 오늘까지도 모든 국민의 사랑을 받는 여성 혁명가 추근(秋瑾)은 청나라 말기에 태어나 유부녀의 몸으로 일본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혁명활동에 참여하던 중 체포돼 이곳 네거리에서 처형 당했다.
|
'여행관련자료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V / 24V 듀얼배터리 시스템 (0) | 2018.11.03 |
---|---|
●○●전국 노지캠핑●○● (0) | 2018.11.03 |
캠핑카 혹은 카라반으로 여행시 필수정보(코팅해서 사용하세요) (0) | 2015.06.29 |
꽃 향기 감상하는 듯한 맛과 멋 (0) | 2008.03.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