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초기 모습 관측한다 | ||||||
초기우주천체연구단 임명신 교수
우주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 지구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천체가 내는 빛은 붉어진다. 빛의 파장이 길어져 적외선 쪽으로 쏠리기 때문이다. ‘적색 편이’라 불리는 현상이다. 우주는 지금도 팽창한다. 우주의 끝자락에는 우주 초기의 별들이 있다. 때문에 초기 별들은 계속 멀어지고, 이들이 내는 빛은 적색편이가 된다. 빅뱅 이후 최초로 생긴 별들이 진화해 만들어진 ‘퀘이사’도 같은 경우. 퀘이사는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가스의 마찰열 때문에 밝게 빛나는 천체다. 천문학계에선 수십 억 광년(1광년=빛이 1년 동안 가는 거리) 떨어진 곳에 있는 퀘이사의 적색편이를 분석하면 우주의 역사를 알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지나온 긴 시간만큼 빛이 많은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발견된 퀘이사 중 가장 먼 것은 지구에서 130억 광년 떨어져 있다. 130억 광년까지의 역사는 볼 수 있다는 얘기. 이 퀘이사는 미국 프리스턴대 마이클 스타라우스 교수팀이 발견했다. 하지만 140억 광년 된 우주의 역사를 밝히기엔 조금 미흡하다. 빅뱅 이후부터 10억 광년 사이에 생긴 퀘이사가 아직 관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임명신 교수가 이끄는 초기우주천체연구단은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임 교수는 지난 2005년 당시 세계에서 6번째로 큰 퀘이사를 발견한 바 있다. 우주 역사 밝히려는 각 국의 노력 치열해 우주의 역사는 세계 각국의 공통 관심사다. 영국 프리스턴대가 주도하고 미국, 일본 등이 참여하고 있는 우주 탐사 국제 프로젝트 ‘SDSS(Sloan Digital Sky Survey)’는 벌써 10년이 넘게 진행되고 있다. 북반구 하늘 전체를 관측해 얻은 별빛을 분석하는 일이다. 130억 광년 떨어진 퀘이사도 이 프로젝트를 통해 발견됐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ORIGIN 프로젝트’를 계획 중이다. ‘기원(ORIGIN)’이란 말처럼, 현재 인간의 몸을 이루고 있는 원소들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알아보자는 것. NASA는 별의 형성과정을 이해하면 초기에 수소와 헬륨만 있던 우주에서 다른 원소들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알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NASA는 2013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을 우주에 쏘아 올릴 예정이다. JWST는 초기 우주에 생긴 별들을 관측하는 게 목표다. 130억 광년 떨어진 퀘이사 관측 연구단도 최근 일본의 적외선 우주망원경 ‘아카리’를 이용해 130억 광년 떨어진 퀘이사 8개를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각 퀘이사 안에 있는 초대형 블랙홀의 질량을 구했다. 무거운 것은 태양무게의 30억 배였고 가벼운 것도 10억 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단은 이 연구 성과를 올 1월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미국천문학회(AAS)에서 발표했다. 현재 논문투고를 준비 중이다.
이외에도 연구단은 일본국립천문대와 함께 천체관측망원경을 만들고 있다. 기존 천체망원경은 전하결합소자(CCD)를 사용했다. 때문에 빛의 파장이 9000옴스토롱(1Å=1m의 마이너스 10제곱m) 이상이 되면 잡음이 생겨 관측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연구단은 1만 옴스트롱까지 볼 수 있는 망원경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망원경은 퀘이사를 관측하는데 유용할 전망이다. 퀘이사에서 나오는 빛은 적색편이가 돼 1만 옴스트롱 정도에서 관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130억 광년 보다 멀리 있는 퀘이사 찾는다 연구단은 아직 관측되지 않은 우주의 초기 모습을 보고자 한다. 130억 광년 이전에 생긴 퀘이사를 찾아 우주의 역사를 밝히겠다는 것이다. 개발 중인 망원경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이 망원경은 10000Å 파장까지 관측할 수 있고 빛을 받아들이는 능력이 기존 관측망원경보다 5배나 뛰어나다. 최종모델에는 센서가 10개까지 들어갈 예정이어서 한 번에 넓은 곳을 보는데도 유리하다. 연구단은 위성에서도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임명신 교수 약력 1986년~1990년 서울대학교 물리학 학사 1990년~1991년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천체물리학 석사 1991년~1995년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천문학 박사 1995년~1996년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천문학 박사 후 과정 1996년~1998년 미국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 박사 후 과정 1998년~2001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박사 후 과정 2001년~2003년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 선임연구원 2003년~2007년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조교수 2007년~현재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부교수 2008년~현재 서울대학교 초기우주천체연구단 단장 초기우주천체연구단은?
“관련 논문 40~50편은 봐야 연구흐름을 알 수 있어요. 자기 연구가 어느 수준에 와 있는지도 알 수 있고 말이죠. 이를 통해 연구에 대한 동기를 얻는 거죠. 물론 최신 정보는 기본입니다.” 언뜻 보기에 일정이 빡빡한 것 같은 초기우주천체연구단. 하지만 연구단의 모토는 ‘자율성’이다. 교수는 이끌고 가는 사람보단 뒤에서 밀어주는 사람이라는 게 임 교수의 철학이기 때문이다. 연구원 각각의 관심사에 맞춰 학습과제를 내주고 적절한 조언을 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연구교수 2명, 박사후연구원 2명, 박사과정 11명, 석사 4명으로 구성된 연구단은 지난해 창의적연구진흥사업단에 선정됐다. | ||||||
글/변태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xrockism@donga.com (2009년 04월 2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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