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日 규슈·中 친산 원전 방사능 유출땐 한반도 영향권"

도일 남건욱 2011. 3. 19. 10:01

"日 규슈·中 친산 원전 방사능 유출땐 한반도 영향권"

[세계일보] 2011년 03월 19일(토) 오전 00:32
 
원자력안전기술원 보고서

[세계일보]중국 상하이 남부 친산 원자력발전소와 일본 규슈 센다이 원전 등 한반도와 가장 인접한 해외 원전에서 여름철 대규모 방사능 누출 사고가 발생하면 중국은 24시간, 일본은 3시간 만에 한반도에 피해를 입힐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지난해 2월 발간한 ‘국외 방사능 사고에 대한 국내 피폭 영향평가’ 보고서의 시뮬레이션 결과다.

◇ 일본 규슈 원전사고시 방사능 이동경로(시뮬레이션)   *빨간색은 원전사고 발생지점, 파란색은 방사능 이동경로 왼쪽부터 7월29일 12시(사고발생 3시간), 7월30일 18시(사고발생 33시간), 7월31일 21시(사고발생 60시간)

◆제주도부터 영향권…동두천 최대 피해

18일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7월29일 오전 9시 친산과 센다이 원전에서 각각 ‘증기발생기 세관 파단 사고’가 발생했다는 가정하에 풍향·풍속, 거리, 인구 등에 따른 방사능 분포를 분석한 결과 친산 원전에서 방사능이 유출되면 한반도는 24시간 후 그 영향권에 들어선다. 센다이 원전에서 사고가 나면 3시간 만에 크립톤(Kr-85) 등 방사성 물질이 한반도를 뒤덮기 시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에서도 2002년 울진 4호기에서 똑같은 사고가 발생했다.

원자로를 냉각시키는 증기발생기의 세관이 파열되면 방사성 물질인 크립톤과 스트론튬, 요오드 등 8개 핵종이 다량 누출된다. 이들 물질 가운데 크립톤의 이동 경로를 분석해보니 제주도는 중국이나 일본의 원전 사고 모두 영향을 가장 먼저 받는 지역으로 나타났다. 이어 서해안을 따라 점차 수도권 지역으로 번졌고 이중 동두천은 방사선 준위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분석됐다.

◆바람이 한반도로 향하면 일본 사고가 치명적

사고 지역에서 누출된 대규모 방사능의 양에 비해 한반도 거주민이 받는 피폭 영향은 그리 크지 않았다. 친산 원전 사고의 경우 중국 현지에 있는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953시버트의 방사선을 받게 되지만, 국내에는 현지의 300분의 1 수준인 3.34시버트의 방사선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 현지에선 방사선 피폭으로 인한 조기사망자도 5만1000명에 이르지만, 국내에선 단 1명의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친산 원전이 가장 가까운 제주도와 약 780㎞ 떨어져 있는 까닭에 방사성 물질이 바다를 건너는 과정에서 상당량이 대기나 해수에 희석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센다이 원전 사고는 다르다. 일본 현지에서는 40.3시버트의 방사선에 노출되지만, 국내에선 4분의 1 수준인 10.9시버트의 방사선이 유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센다이 원전과 부산의 거리는 130㎞에 불과하다.

보고서는 “인접 국가에서 방사선 누출 사고가 일어나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풍향’이며, 일본의 경우 (편서풍의 영향으로) 국내로 부는 바람이 매우 드물기 때문에 대인 피폭 확률은 중국보다 더 낮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일본은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바람이 우리나라로 향할 경우 중국보다 국내에 미칠 영향력이 더 크다”며 “거리상 가장 가까운 규슈 지역은 한반도의 정남쪽에 위치해 여름철에 바람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태영 기자 wooah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