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Health] 전문가 릴레이 건강학 - 스마트폰 화면 20분 보면 20초 쉬어라

도일 남건욱 2012. 2. 21. 16:30

[Health] 전문가 릴레이 건강학 - 스마트폰 화면 20분 보면 20초 쉬어라
오태훈 카톨릭대학교 여의도 성모병원 전문교수

얼마 전 급격한 시력저하 증상을 호소하는 42세 남성이 내원했다. 환자는 얼마 전부터 사물이 흐리게 보이고 오후만 되면 눈이 충혈된다고 말했다. 퇴근할 때 지하철을 타면 멀미와 같은 구토 증상까지 있다고 했다. 환자는 이 증상이 있기 전까지는 시력이 나쁘지 않았다. 사물이 흐리게 보이는 현상은 백내장이나 노안을 의심해야 하고, 충혈이나 구토 증세는 녹내장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혹은 안구건조증이나 건조증이 심해져 생기는 포도막염도 의심이 된다.

검사결과는 안구건조증이었다. 다행히 초기에 빨리 병원을 찾아 포도막염으로 악화하진 않았다. 지나치게 오랜 시간 스마트폰을 사용한 게 발병 원인이었다. 환자는 아침 출·퇴근 시간 매일 한 시간 이상씩 스마트폰을 사용했다고 했다. 이동 중 작은 스마트폰 화면에 오랫동안 집중하면서 눈을 혹사시킨 것이다.

스마트폰 보급이 늘면서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작은 화면에 집중하다 보면 눈을 깜빡이는 횟수가 줄어들어 눈의 수분 공급에 어려움이 발생한다. 대부분이 안구건조증 정도의 증상에 그치지만 오랫동안 방치해 포도막염으로 악화한 사례도 상당수 있다.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는 젊은 사람들 사이에 노안 환자도 늘고 있다. 스마트폰의 경우 화면이 작다는 점과 주로 이동 중에 이용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컴퓨터 사용 때보다 눈에 주는 피로도가 더 심하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화면을 지나치게 눈과 가깝게 하고 보는 것도 눈을 쉽게 피로하게 만든다.

스마트폰을 쓸 때는 20-20-20 룰을 꼭 지킬 걸 권한다. 20분을 집중했으면 20초간 20피트(6m) 거리의 물체를 주시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주로 미국에서 많이 알려져 있고 사용하는 방법이다. 눈 조절력이 완전히 풀어져서 눈이 가장 편안한 상태로 만드는 방법이 6m 거리에 떨어져 있는 물체를 응시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눈의 피로를 푸는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

눈을 감고 잠깐 동안 쉬면서 수분을 공급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눈 건강의 기본은 수분 공급이다. 건조한 곳에 오래 머물지 말고 물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당근, 시금치 등의 녹황색 채소와 오메가-3 같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등 푸른 생선은 스마트폰 사용이 많은 현대인이 눈 건강을 위해 꼭 챙겨 먹어야 하는 음식이다.

20-20-20 룰을 사용했음에도 눈앞이 침침한 증상이 사라지지 않을 때는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병원에서는 일반적으로 인공눈물만으로 치료를 시작한다. 하지만 정도에 따라서는 염증치료를 하기도 한다. 자가 혈청을 이용한 눈물약이나 눈물생성을 촉진하는 안약을 처방 받을 수도 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진료를 하는 안과의사들이 주변에 늘고 있다. 스마트폰은 잘 사용하면 눈 건강을 지키는 물건이 되지만, 반대로 눈 건강을 해치는 물건이 되기도 한다. 스마트폰의 보급이 늘고 있는 만큼 올바른 사용법과 눈 건강 악화에 대비한 대처법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오태훈

오태훈 교수는
안과 전문의로
환자들의 각막 건강과
백내장 치료를 위해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