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박사님이 읽은 책

암, 불편한 진실 2

도일 남건욱 2012. 4. 1. 17:07

전번 메일에 이어서 현대인을 괴롭히고 있는
암의 실체에 대한 다치바나 다카씨 작가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들어보겠습니다.


1. 암은 세포의 병입니다.
정상 세포가 미쳐버려 무한증식 능력을 가진 암세포가
되는 병입니다. 정상 세포는 태어났다가 죽어가는 과정을
거듭하는 유한한 수명을 가진 세포인데,
암세포는 죽지 않습니다.
불사의 세포입니다.
죽지는 않고 그저 증식만 계속할 뿐입니다.
세포가 필요 이상으로 증식하면 그 자리에 집적되어
혹 같은 세포덩어리가 됩니다.
그것이 종양입니다.
세포 증식이 어느 한계에 머물고 어떤 경계선 이상으로
늘어나지 않으면 양성 종양입니다.
그러나 경계선을 넘어 종양이 계속 커지면 악성 종약, 즉
암이라 불립니다.


2. 암은 유전자의 병, DNA가 미쳐서 일어나는 병입니다.
일반적으로 세포 증식은 유전자의 명령에 의해
규칙적으로 일어나며, 착란을 일으키는 일은 없습니다.
세포 증식 자체는 세포가 살아 있는 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며, 정상적인 생리 과정입니다.
세포가 어느 한도 이상으로 증식하면
세포는 스스로 죽음을 택하도록(아폽토시스 Apoptosis, 세포자살)
프로그래밍 되어 있으므로, 암이 되지 않는 한 세포가 무한히
증식하는 일은 없습니다.
세포 증식을 그렇게 조절하는 유전자에 이상이 생겨서
정상적인 사이클을 벗어나는 병이 암입니다.
이상 증식이 일어나면 자동적으로 제동이 걸려야 마땅한데,
그게 안 되는 병입니다.
정상적인 유전자의 기능은 전부 DNA에 프로그래밍 되어 있고
그 포로그램대로 움직여야 하는데, 그 프로그램 자체가
착란을 일으키는 DNA의 병이 암입니다.


3. 인간의 몸은 60조 개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고,
각 세포는 그 사람 특유의 세포 설계도인 DNA를 가지고 있습니다.
DNA는 그 사람의 유전자 집합체이며,
그가 가진 세포들의 운명을 관장하는 설계도입니다.
어느 세포가 어느 시기에 어떤 상황에서,
그의 몸 어느 부위에서 어떤 기능을 해야 하는지가 전부
DNA에 적혀 있습니다.


4. 기억이든 DNA 설계도든 복제를 계속하다 보면
반드시 복제 오류가 생기고 착오가 발생하게 됩니다.
DNA의 복제 실수는 다양한 생리적 기능부전으로
발현됩니다.
그 가운데 가장 심각한 것이 암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암이 왜 생기는지는 아직 충분히 해명되지
않았지만, DNA 복제 오류에 의한 변이의 축적이
최대 요인 가운데 하나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로 여겨집니다.


5. 암은 기본적으로 무서운 병입니다.
본질적으로 불치병이라고 해야 옳습니다.
암은 기본적으로 암세포 10억개 이상이 덩어리를
이루었을 때(무게로 1그램, 직경은 1cm)가 검출 한계이며,
그 이하의 암세포 덩어리는 육안으로 발견할 수 없습니다.
(요즘에는 초음파나 CT, 내시경 등의 진단법이
발전하여, 2~5밀리미터 크기의 결절이나 용종도 찾아낼 수 있다)
그러나 검출되지 않아도 그 이하의 암(마이크로 발현상태,
혹은 미세전이 상태)은 언제라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6. 암은 어느 정도 크기가 되기 전까지는
환자에게 아무 자각증상도 주지 않습니다.(무증상)
약간의 자각증상이 있어도 나중에 지적을 해야 비로소 깨닫는
정도의 증상이 고작이며, 기분탓이라고 생각하면 그것으로
수긍할 만한 정도가 대부분일 겁니다.
그러므로 암이 발견됐을 때는 이미 늦었다는 말을
들을 만큼 크게 자란 경우가 흔합니다.
그렇다고 아무 증상도 없는데 전전긍긍하며 뻔질나게 검사를
받는다면, 이번에는 X선 부작용으로 되레 새로운 암이
생길 위험성이 높아집니다.
심리적 스트레스의 과잉으로 다른 병이 생길 가능성도 있고요.
*출처: 다치바나 다카시, (암, 생과 사의 수수께끼에 도전하다),
청아람미디어, pp.3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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