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지자체 배출 '약국 전산매니저'…'기대반 우려반'

도일 남건욱 2012. 8. 1. 15:23

지자체 배출 '약국 전산매니저'…'기대반 우려반'

 

한 지자체가 공식 배출한 '약국 전산 매니저'를 두고 약국가가 '기대 반 우려 반'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선 약국의 안정적인 인력 수급과 효율적인 업무보조가 이뤄져 경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적지 않다.

하지만 최근 약국보조원제도와 관련한 논란과 맞물려 지자체의 인증까지 받은 전산매니저들의 업무범위가 자칫 확대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것이 사실.

△대구 수성구 첫 수료식…80여명 배출

대구 수성구청은 최근 ‘약국 전산매니저 양성사업’ 첫 수료식을 갖고, 80여명에게 수료증을 전달했다.

이 사업은 수성구청이 고용노동부의 ‘지역일자리공시제 평가’에서 대구 기초자치단체로는 유일하게 우수상을 수상하고 받은 상사업비 6900만원을 일자리창출사업에 재투자한 사업이다. 대구 수성구분회와 수성대학교가 함께 참여했다.

전산매니저는 처방전 전산입력과 전산업무, 약국 재고관리와 매장관리 등 약사 지도아래 보조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또 약국 내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POP 제작 기초교육과 CS교육을 포함해 약국을 방문하는 고객에게 친절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도 담당하게 된다.

구청은 일부 수료생들을 대상으로 희망약국 인턴 또는 수습과정을 운영하면서 이들이 약국에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약국가, 기대와 우려 교차

그러나 약국가 일각에서는 이들의 역할이 안전상비약의 편의점 판매 등과 맞물려 자칫 약국보조원제의 양성화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서울 한 약사는 "하필 편의점 판매와 맞물려 지자체가 이런 제도를 시행한다는 것이 의심스럽다"며 "전산매니저의 역할을 명칭 그대로 한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또 다른 약사 역시 "지자체의 인증을 받은 인력을 악의적으로 활용하는 약국이 있을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약사회 차원의 철저한 관리를 당부했다.

이에 대해 수성분회 성낙신 분회장은 "약국보조원제와 관련해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우려를 충분히 알고 있다"며 "그래서 사업 초기 매니저의 명칭부터 교육 내용까지 함께 논의해 진행했다"고 말했다.

실제 당초 수성구청은 이들의 명칭을 '약국 코디네이터'로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약사회 측이 '명칭이 포괄적이다. 업무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 현재의 '전산 매니저'로 변경된 것으로 전해졌다.

성 분회장은 "또 교육 과정에서 보건소 관계자를 초빙해 약사법 위반사항에 대해 상세히 알렸다"고 덧붙였다.

반면 지자체가 안정적으로 전산직원을 공급할 경우 약국경영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대구 한 약사는 "약국직원과의 마찰로 인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닌 상황에서 지자체가 인증하는 신원이 보장되고 업무에 이해도가 있는 인력이 꾸준히 공급된다면 약국에서는 직원 구인에 큰 짐을 더는 셈"이라고 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