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개국에서 새로운 지도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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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은 ‘글로벌 선거의 해’였다. 올해 전 세계 29개국의 정치권이 대선 혹은 총선을 치렀다. 1월 대만 마잉주 총통의 당선을 시작으로 2월 예멘 하디 대통령, 3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거의 매달 새로운 지도자가 탄생했다. 유럽은 물론 전 세계에 민주화 바람을 일으킨 중동과 북아프리카 국가들도 줄줄이 선거를 치렀다.
우리나라도 12월 19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를 통해 제18대 대통령을 뽑았다. 19일 밤, 박근혜 당선인의 당선이 확실시 되자 각국 외신들의 보도가 이어졌다. 주요 외신들은 박 당선인과 대한민국이 직면한 정치, 경제 현안에 대한 분석 기사를 쏟아냈다.
그중 외신이 가장 주목한 분야는 격동의 시대로 접어든 동북아 지역에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선보일 통일·외교·안보 리더십이었다. 한국 대선의 결과를 마지막으로 6자 회담 참가국들의 새로운 지형 구도가 완성되기 때문이다. 지금으로부터 꼭 1년 전인 2011년 12월 19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급서로 김정은 체제가 시작됐다.
이어 올해 실시된 주요 국가들의 선거 결과에 따라 동북아·미국 정치권도 차례로 변화의 바람을 맞았다. 러시아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귀환했고, 미국 버락 오마바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했다. 중국에서는 시진핑 체제가 등장했고, 일본에서는 자민당이 압승하며 아베 신조 총리가 복귀할 예정이다. 올해 마지막 남은 퍼즐이었던 한국의 대선 결과가 확정되면서 6자 회담 참가국들의 정권 교체가 모두 완료됐다.
중국에선 시진핑 시대 열려
우리나라의 외교안보 및 경제분야 최대 동맹국인 미국에선 버락 오바마 행정부 2기가 출범했다. 세계 금융위기의 여파로 미국 경제의 회복이 더딘 가운데 높은 실업률이 계속됨에 따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은 힘겨울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고용지표 등 경제여건이 소폭이나마 개선되고 오바마가 허리케인 ‘샌디’ 피해에 잘 대응하는 등 막판 호재가 잇따르면서 오바마는 주요 경합주를 모조리 손에 넣으며 재선에 성공했다.
이러한 성공의 근본 요인으로는 오바마 행정부가 히스패닉 등 소수민족·여성·중산층·청년층 등 다양한 유권자층을 상대로 맞춤식 정책을 내놓아 이들을 끌어들인 것이 꼽힌다. 박근혜 당선인은 북핵 문제 해결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일부 조항을 놓고 오바마 2기 행정부와 논의해야 한다.
G2 국가로서 미국과 세계 패권을 놓고 경쟁 중이며 남북한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서도 11월에 시진핑 체제가 출범했다.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 과정, 한·중·일 FTA 등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중국과의 관계 설정은 향후 한국이 동북아시아에서 어떤 위상을 갖게 되느냐를 가늠할 척도가 될 전망이다. 시진핑 체제 아래에서 중국은 정치적으로는 보수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경제적으로는 시장경제 도입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조영남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시진핑은 사회주의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지만 경제적으로는 시장지향적인 개혁가”라며 “적극적인 외자 유치와 건강한 시장제도 육성, 기업혁신 등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외교 정책은 ‘실용주의’로 나아갈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군사력을 강화하고 주권과 영토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수호의지를 천명할 것”이라며 “미국과 일본에 대해서도 당당한 외교를 전개하는 동시에 국익 증진을 위한 실리 외교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본에서는 12월 16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를 통해 극우파인 아베 신조 총재가 이끄는 자민당이 압승하며 정권을 탈환했다. 독도 영유권 문제를 비롯해 국방력 강화, 과거사 부정 등의 극우공약을 내세우고 있어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과 갈등이 심화될 공산이 크다.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신임 대통령으로선 자민당 정권 복귀가 커다란 도전으로, 아베 내각은 역사인식과 일본군 위안부, 독도 문제 등에서 한국과의 갈등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일본 신임 내각은 전반적인 일본 우경화 분위기 속에서 독도를 분쟁 지역화하는 공세를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자민당의 압승이 한국 경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아베 신조 총재가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12월 26일 총리에 취임할 예정인 아베 신조 총재는 “필요하면 돈을 찍어서라도 경기를 부양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경제전문가들은 아베 신조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책은 단기적으로 엔화 약세를 가져와 한국 기업들의 수출 약세 등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는 중에 일본의 강력한 경기부양책은 장기적으로 세계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켜 한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3월 치러진 러시아 대선은 푸틴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로써 푸틴 정부가 4년 만에 다시 출범했다. 그러나 3선에 성공한 푸틴 정권은 지난 1·2기 때와는 다르다. 러시아 중산층의 정치의식이 높아져 재집권 성공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러시아의 인권 상황은 푸틴 재집권 이후 더욱 나빠졌다. 유럽의회가 9월 13일 러시아의 인권 상황 악화를 비판하는 결의를 채택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푸틴은 러시아 국내외의 비판 여론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9월 셋째 주 푸틴 정권은 러시아에서 활동 중인 미국의 대외원조 기관인 국제개발처(USAID)를 10월 1일까지 철수시키겠다고 통보했다. 민주화 운동을 하는 러시아 시민단체들을 재정적으로 후원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푸틴은 헌법 개정을 통해 대통령 임기를 4년에서 6년으로 바꿔 오는 2024년까지 집권이 가능해졌다.
프랑스에서는 17년 만에 좌파 대통령
‘유로존 위기’를 맞은 유럽의 선거 결과는 다양했다. 2009년 채무 위기를 맞은 이래 유럽 선거의 흐름은 항상 유‘ 로존 위기’와 결부된다. 6월 치러진 그리스 총선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운 것도 그리스가 유로존 위기의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당시 구제금융을 무조건 거부하는 극좌 세력이 제1당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었지만, 중도 우파성향인 신민주당이 승리했다.
이로써 그리스는 유로존을 탈퇴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었다. 5월 프랑스에서는 니콜라 사르코지가 연임에 실패했다. 그는 31년 만에 처음으로 연임에 실패한 프랑스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반면 사회당 후보였던 프랑수아 올랑드는 17년 만에 탄생한 좌파 대통령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그러나 재정 긴축 대신 부자 증세와 성장을 외쳤던 올랑드 정권은 취임 초기부터 난항을 겪었다. 9월 12일 열린 네덜란드 하원 선거에서는 중도 우파 성향인 여당이 승리를 거두었다. 네덜란드 국민 사이에 반긴축·반유로존 여론이 높아지면서 야당인 좌파 사회당이 승리할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을 뒤엎은 결과였다.
이집트에서는 최초의 민간인 대통령이 탄생했다. 이집트는 ‘아랍의 봄’ 시위를 통해 무바라크 전 대통령을 몰아낸 후 6개월에 걸쳐 치러진 선거 끝에 모하메드 모르시가 신임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다. 모르시는 이슬람 원리주의로 무장한 무슬림형제단 출신이다. 따라서 모르시 당선 이후 강경한 이슬람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그러나 취임 이후 그의 행보는 예상과는 달랐다. 이스라엘과 교류하면서 이스라엘의 적인 헤즈볼라와 이란에 화해의 무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또한 무슬림형제단과 그의 적인 미국 사이에서 균형 잡기를 시도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영자신문 ‘더 내셔널’은 모르시가 집권 이후 “정책과 대중적 이미지 사이에서 균형을 잡느라 애쓰는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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