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박사님이 읽은 책

Business Book - 랍비가 전하는 유대인의 지혜 『죽기 전에 한번은 유대인에게 물어라』

도일 남건욱 2014. 1. 17. 23:23


Business Book - 랍비가 전하는 유대인의 지혜
『죽기 전에 한번은 유대인에게 물어라』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장


랍비의 책이라서 유대인을 지나치게 높게 평가하는 부분이 더러 있다. 그러나 유대인에 관한 책으로 손꼽을 수 있는 책이다. 시중에는 유대인에 관한 책이 많이 나와 있지만 제3자인 저자들이 그들의 삶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쉽지 않다. 저자는 이미 『죽기 전에 한번은 유대인을 만나라』는 책으로 충분히 검증 받은 사람이다. 충실한 내용에다 유려한 필력, 그리고 다양한 사례와 문헌이 조합된 이 책은 신앙을 중심으로 유대인을 다루고 있다. 유대인의 경쟁력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그들은 어떻게 차별화 되는가? 우리가 그들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런 질문에 대해 궁금해하는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유대인의 삶을 지탱하는 유대교의 핵심은 무엇일까? 그것은 완벽하게 도덕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까? 모세가 쓴 5권의 저술물, 즉 모세 오경(토라)에 소개된 613개의 율법을 충실히 지키려 노력하다 보면 그런 생활이 가능하다고 유대인은 믿는다. 

저자는 유대인이 하늘나라에서 하나님 앞에 서게 되었을 때 ‘신을 믿었는가’와 같은 추상적인 질문을 접하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자신의 일을 정직하게 행하였는가?’ ‘시간을 정해놓고 규칙적으로 토라(법)를 공부했는가?’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했는가?’ ‘세상이 구원되기를 갈망했는가?’ 등과 같은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질문을 만날 것이라고 말한다.

유대인에게 세상은 세 가지의 행위로 구성된다. 토라 공부, 하나님 숭배, 그리고 자애로운 친절 베풀기다. 그들은 부모를 공경하고 자애로운 친절을 베풀며 이웃과 평화롭게 지내면 이 세상과 앞으로 도래할 세상에서 보상을 받는다고 굳게 믿는다. 하지만 토라 공부는 이 모든 행위를 합한 것만큼 중요하다고 배운다. 

토라 공부에 대한 강조는 지나칠 정도다. 아침과 저녁 각각 한 차례씩 율법의 두 단락을 익히고 나머지 시간을 일에 전념하라고 배운다. 그들은 토라를 마치 러브레터를 읽는 것처럼 꼼꼼히 읽고 생각하고 이를 실생활에 적용하기 위해 애쓴다.

유대교가 인류에 남긴 큰 유산 가운데 하나는 자선이다. 자선은 초기 기독교가 유대교에서 크게 배운 것이기도 하다. 자선에는 모두 8가지가 있다. 이 가운데 최고가 가난한 유대인에게 선물을 하거나 돈을 빌려 주거나 그 사람과 동업해 일자리를 주는 것이다. 유대인은 살 만한 형편이 되는 사람이 가난한 유대인을 돕는 걸 선택이 아니라 의무로 가르친다. 그래서 탈무드는 자선은 모든 계율을 합한 것만큼 중요하며, 드러내지 않고 자선을 베푸는 사람은 모세보다 위대하다고 가르친다.

유대인들이 악착같이 돈을 모으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랍비들은 빈곤을 일종의 저주로 받아들인다. 저자는 “세상에는 가난만큼 견디기 힘든 것이 없다. 가난에 찌들어 산다는 것은 세상의 다른 모든 문제로 고통 받으며 사는 것과 그 무게가 비슷하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한다.

유대 율법은 적절한 금액을 불우한 사람들을 위해 사용하는 것을 적극 권한다. 부의 축적을 잘못된 것으로 보지 않는다. 그들은 가난한 사람들의 존엄성을 유지시켜 주어야 한다는 점을 어린 시절부터 배운다. 유대인의 가르침 가운데 현실적인 것은 부가 언제나 돌고 돈다는 사실을 반복적으로 가르치는 일이다.

부는 자신이 만들어 낸 것이라기보다 하나님이 잠시 동안 맡겨 놓은 것이기 때문에 하나님이 바라는 대로 사용해야 한다. 평균이란 기준으로 보면 유대 사회는 범죄율이 낮다. 유대 사회는 시작부터 하나님과의 계약에 기초했다.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유대 율법의 중요한 부분은 ‘동료의 재산을 네 자신의 재산처럼 소중하게 여겨라’ ‘상인은 일주일에 자를 두 번, 일주일에 분동을 한번, 저울질을 하고 난 후에는 저울 접시를 항상 닦아야 한다’고 사업가의 정직을 권한다. 

그들에게 가장 나쁜 도둑질은 한 사람에게 훔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에게 훔치는 행동이다. 유대 사회는 여러 사람의 것을 사취하는 행위는 원상태로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살인이나 비방처럼 용서 받지 못하는 죄에 속한다.

생명을 존중하고 다양성과 창조성을 존중하는 일은 유대 사회에서 중요한 기초에 해당한다. 유대 율법에는 ‘한 생명을 구하는 일은 온 세상을 구하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 인간 존중의 정신은 율법에만 명시돼 있는 것이 아니라 유대인들의 굳건한 믿음이 생활 철학 가운데 하나다. 

‘개개인의 얼굴이 서로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개개인의 마음 또한 서로 다르다’는 탈무드의 구절에서 이스라엘이 창조경제의 원조 국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유대인들은 ‘너답게 살아라’는 말도자주 한다. 겸손하게 살지만 자신 만의 독특함을 유지하라는 권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