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박사님이 읽은 책

경제 버블과 재귀이론

도일 남건욱 2014. 8. 24. 21:20

한 가지 안경이 아니라 다섯 가지 안경을

사용하면 버블을 더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주장을 펼치는 책에는 미시경제학,
거시 경제학, 심리학, 정치학 그리고 생태학 프레임을 제시합니다.
‘다섯 가지 안경’을 갖고 경제 현상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방법의 구성요소 가운데 미시경제학의 한 부분인  
조지 소로스의 재귀이론(theory of reflexivity, 再歸理論)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이론은 어떻게 버블이라는 비효율이 
탄생하는지에 대해 뛰어난 직관을 제공합니다.
1. 재귀이론은 복잡한 사회현상 속에서 사람들이 믿는 진실이라는
것이 어떻게 결정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재귀이론의 기본적 틀은 칼 포퍼의 이론에 바탕을 두고 있다.
모든 과학적 진실이라는 것은 반대되는 증거가 나타나기
전까지 시한부의 유효성을 가질 뿐이고
그 전까지만 진실이라고 믿어질 뿐이라고 포퍼는 논증했다.
2. 포퍼의 회의론에 영향을 받은 소로스는
사회구성원이 두 가지 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다.
첫째는 인지적 기능으로 사회 구성원이 자신이 처한 사회적
상황을 관찰하는 행위이다. 
둘째는 참여 기능으로, 구성원이 사회적 상황에 참여하고
그 참여를 통해서 사회적 상황에 영향을 주는 행위이다.
이 두 기능이 상호작용하면서 벌어지는 사회현상을 다룬 것이
소로스의 재귀이론이다.
3. 소로스의 정리에 따르면 
“재귀성은 사회 구성원이 현실을 관찰함과 동시에 현실 자체에
영향을 주는 양방향 피드백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피드백 과정은 계속해서 일어난다.
이 끝없는 과정 속에서 구성원의 인식과 현실은
서로 닮아가지만, 서로를 계속 변화시키기 때문에 절대 
같아지지는 않는다”고 한다.
인식과 현실 사이에 끝없는 간극을 소로스는 사회 구성원의
편견이라고 부른다.
4. 재귀이론의 핵심적인 교훈은 사회현상에는 자연현상에
없는 불확실성이 내재해 있다는 것이다.
소로스에 따르면 사회현상에 있어서 객관적 진실이란 없다.
현실의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인식도 현실에 영향을 미친다.
5. 소로스의 주장은 과거의 이론들에서 한발 더 나아가
관찰자가 관찰 대상인 현실에 영향을 미치며, 이렇게 바뀐 현실이 
다시 관찰자의 인식에 영향을 주어 편견을 확대하는 자기강화의
순환 과정이 일어난다는 것이 주목한다.
6. 그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결코 객관적 지식을 바탕으로 행동할 수 없습니다.
객관적 지식이란 사실을 전제로 해야만 하고 언어와 별개로 존재해야 
하지만, 사회적 현상에서 구성원의 사고방식이나 언어와 독립된
사실의 인식이란 없기 때문입니다.”
소로스는 모든 사회현상에서 재귀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이 일어날 때 기존 과학의 접근방식이 아무 소용이 없다고
말한다. 
7. 재귀성이 버블의 연구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시장 참여자들의 잘못된 인식이 점점 더 강화되는 상황을
설명해 주기 때문이다.
8. 소로스가 버블에 대해 밝힌 견해는 이렇습니다.
“이론적 균형 같은 것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시장 참여자들의 의지와 현상이 뒤엉켜 역동적인 불균형을
만들어 낸다. 이런 불균형은 스스로 강해지면서 인식과 현실을
한 방향으로 몰아간다.
이러한 쏠림은 장기적으로 매우 불안하며,
머지않아 반대 방향과 강력한 반작용을 만나게 된다. ...
보통 때는 시장이 자체적으로 오류를 수정하지만,
간혹 오해나 오인이 오류를 키워가고 이것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기도 합니다.
이러한 자기강화 과정으로 인해 시장은 균형에서 멀찌감치
벗어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재귀적 상호작용을 멈출 만한
사건이 조속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이 오해가 너무나 분명해져서
누구도 간과할 수 없을 지경이 될 때까지 이 상황이 계속될지도
모릅니다.”
-출처: 비크람 만샤라마니, (붐버스톨로지), 부크온, pp.59~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