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박사님이 읽은 책

강만수, 경제위기에 대한 교훈

도일 남건욱 2015. 1. 26. 09:00
강만수 전 장관의 회고록 
(현장에서 본 경제위기 대응실록)삼성경제연구소는
탄탄하게 만들어진 책입니다.
시간이 되시면 정독해 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책 중에서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저자가 깨달은 바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1. 1997년 환란 때 국내 금융기관 단기차입금 중
60%에 달하는 375억 달러가 썰물같이 빠져나가자 우리
경제는 허물어질 것 같았다.
많은 노력을 했지만 모두가 허사였고 우리를 도와줄
친구는 없었다.
스스로 힘을 키우는 길 이외에 위기를 피할 길은 없었다.
나는 재정경제부 차관으로서 1997년 외환위기를 맞았고,
경기침체 및 대량해고와 함께 온 은행과 기업과
빌딩들이 헐값으로 선진국에 팔려나가는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2. 내가 1997년 환란에서 많은 대가를 치르고 배운
뼈아픈 교훈은 다섯 가지다.
첫째, 위기는 다시 온다.
둘째, 대외균형이 우선이다.
셋째, 환율은 주권이다.
넷째, 외환보유고는 많을수록 좋다.
다섯째, 기술이 살길이다.
3. 최고의 기술이나 자원을 가지고 있고 기축통화를 찍어낼
수 있는 경제학과, 기술도 자원도 부족하고 달러가 모자라면
위기를 당해야 하는 경제학은 같을 수 없다.
중심국은 위기를 만나면 기축통화를 찍어내고 통화스왑도
가능하고 경상수지도 외환보유고도 문제없다.
4. 소규모 개방경제가 환율과 경상수지 관리를 잘못하면
위기는 다시 온다. 
외생변수에 의해 위기를 관리할 방법은 없어졌다.
준비하지 않으면 혹독한 시련을 겪는다.
비올 때 우산을 빌려주는 친구는 없다. 
5. 과거 한국은 1962년부터 5차에 걸쳐 추진된 
경제개발5개년 계획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내의 저축을
초과하는 투자를 위해 외자를 도입하고, 국내에 부족한
자본재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과정에서 경상수지 적자에 의해
네 차례 위기를 맞았으나 금융시장이 개방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일청구권자금, 월남전 특수와 중동건설 특수라는
외생변수에 의해 극복할 수 있었다.
6. 1990년대 금융시장이 개방된 후 국내로 유입된
단기 자금이 급격히 유출되는 과정에서 1997년 외환위기를
맞았고 경기침체, 대량해고와 함께 은행과 기업과 빌딩들이
헐값으로 선진국에 팔려가는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7. 이제 냉전체제도 사라지고 중국이 시장경제에 편입됨으로써
한미일 특수 관계도 약화되었다.
월남전 특수나 중동건설 특수 같은 것도 기대할 수 없다.
오직 기업의 자본충실, 경상수지 흑자, 금융의 혁신,
노동시장의 유연화 등 우리 스스로의 꾸준한 노력으로
대외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8. 기술과 자본이 부족한 소규모 개방경제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술 선진국이나 자원보유국, 그리고 기축통화국보다 더 많은
대비와 수고가 필요하다.
국내의 좁은 시장보다 해외의 넓은 시장에 우리의 미래가 있다.
“미국에서 소설 하나 잘 쓰면 평생을 먹고살고,
일본에는 10년을 먹고살고, 우리는 1년을 먹고산다”라는 말이 있다.
9. 소규모 주변국인 우리는 중심국과 같은 투입을 해도
산출이 적다. 남보다 더 일하고 노력해야 먹고살 수 있는
운명이다. 우리가 선진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해외에
길이 있다. 작은 나라 네덜란드가 과거 해양강국을 건설한 것은
해외로 뻗어나갔기 때문이다.
우리가 선진강국이 되는 길은 수출에 있다.
10. 원화는 기축통화가 아니고 자유롭게 찍어낼 수 없다.
우리는 위기를 예방하기 위해 환율, 경상수지, 외환보유고에
대한 더 많은 대비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수출을 위한 더 많은
수고가 필요하다.
11. 2008년 글로벌경제위기를 맞아 미국은 3조 달러가 넘는
양적완화를 통하여 말 그대로 헬리콥더로 돈을 뿌렸고
일본도 무제한 엔화를 공급하고 있다.
기축통화국의 양적완화 총규모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2012년까지 미국 3조 6,000억 달러,
EU 1조 6,000억달러, 일본 2조 1,000억 달러 
총 7조 4,000억 달러인 것으로 추정된다.
12. 원화가 준비통화가 아니기 때문에
소규모 개방경제의 한게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중심국과 금융거래와 무역거래를 할 수밖에 없는 우리는
위기에 대해 더 많이 대비하고 더 많이 수고해야 한다.
특히 자원이 없는 우리는 자원이 많은 주변국과 다르다.
재정금융정책을 다룰 때 결코 잊어서 안 되는 한계다.
-강만수, (현장에서 본 경제위기 대응실록), 삼성경제연구소, pp.22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