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박사님이 읽은 책

삶에 대한 단상

도일 남건욱 2015. 4. 11. 20:56
오늘은 정말 오랜 만에 신간 소개가 아니라
방금 쓴 간단한 글을 한편 보내드립니다.
아침을 먹다가 곁에 있는 신문을 집어 들었습니다.
조선일보 강인선 부장의 ‘편집장 레터’라는 글에
“운명은 휩쓸고, 개인은 버틴다”는 제목의 글이
읽었습니다. 
글 속에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의 자서전
속에 실렸던 문장이 소개되었습니다. 오래 전에 읽었던
올브라이트 장관의 자서전에는 오랫동안 결혼 생활을
해 오던 남편이 새 여자를 만나 떠나고 난 이후에 본인이
겪었던 좌절감과 어려움이 섬세한 필력으로 실려 있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오늘 실렸던 문장은 이렇습니다.
1. 
“성공하리라는 보장이 있기 때문에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노력하는 행동 자체가 살면서 믿음을 지켜가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에 노력해야 한다.”
-올 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20대와 30대는 대부분 그렇듯이
‘더 멀리, 더 높이, 더 빨리 그리고 더 많이’라는 구호처럼
자신이 추구하는 목적지를 향해서 쉼 없이 달려가게
됩니다. 분명한 목적지는 ‘성공’이란 것입니다.
어느 사이엔가 세월이 흐르고 이런 저런 경험들을 하면서
전부는 아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심경, 의미, 가치관 그리고
목적지가 조금씩 변화하게 됩니다.
며칠 전에 20여년 만에 대학 동기를 공항에서 우연히
만났습니다. 그 친구가 이런 이야기를 전하더군요.
“병호야, 우리 세대는 인생은 등산이어야 한다고
배웠고 그것을 당연히 여기면서 살아왔던 것 같다.
그런데 회사를 떠나서 자기 길을 개척하면서 내가
깨우친 사실은 인생은 등산이 아니라 올레길 걷기와 같은
것이라는 사실이다. 좀 빨리 가면 뭐하고, 중간에 조금 다른
길을 들어서면 뭐가 중요한 가. 순간순간 성실하게
걸어가는 것에 더 의미를 부여하게 되었다.”
2.
누구나 저 마다의 성공 가능성을 믿고 노력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대의 중심에서 오래 오래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은 삶에서 중요한 부분인 것을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그런 꿈을 추구해 가는 과정을 어떻게 살아내는 가에
대해서도 특별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삶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면 결국 삶이란 경험의 총합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 경험이 고된 경험의 시간이었든 아니면 편안한 경험의 총합
이었든 어느 것 하나가 스스로 ‘의미’를 부여할 수만 있다면
모든 경험들이 가치가 있는 것이 되어 버리곤 하지요.
치열하게 추구해서 어떤 것을 성취할 수 있는 것은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기도 하지만 추구해 가는 과정 과정마다
큰 의미를 부여하고 그 과정에서 몰입, 집중 그리고 행복감을
만끽할 수 있다면 더 할 나위 없이 멋진 인생이란 생각을
해 봅니다.
엊그제 중간 간부들과 함께 한 강연장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무슨 일이든 하지 않아도 되면 과감하게 ‘노우’라고 말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저런 이유로 어떤 일을 꼭 해야 하는 
것이라면 자신을 적극적으로 설득할 수 있어야 해요.
꼭 해야 하는 일이라면 열과 성과 혼을 담아서 최선을 다해
하는 것입니다. 그 결과가 좋으면 너무 너무 소망스러운
일이지만 노력해도 잘 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 우리네
인생살이지요. 결과물을 부산물(by-product)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삶의 무게감을 크게 내려놓고 자신 만의 페이스를
갖고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앞에서 말한 설득이 반복되다 보면 그렇게 사는 것이
하나의 습성이자 체질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삶의 모든 순간들을 온전히 그 순간을 최선을 다하는 것을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것이지요.”
흘러가는 단상을 오랜 만에 정리해 보았습니다.
편안한 주말 시간 가지시길 소망합니다.
우리 모두는 지금도 돌아올 수 없는 삶의 한 부분을 보내고
있습니다.
공병호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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