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박사님이 읽은 책

일본 장기 불황의 빛과 그림자

도일 남건욱 2016. 3. 7. 09:01
25년간의 불황에서 일본 사회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생활인의 관점으로 잘 정리한 책이
선을 보였습니다. 이 가운데 노인 인구의 증가가
가져온 빛과 그림자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1. 도쿄 시나가와 구의 주택가인 오이마치에 대형 잡화점 
이토요카도가 있다.
일본에서 짝수 달 15일은 연금이 지급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날은 시니어 관련 의료 및 건강 용품은 매출이 평소보다 50퍼센트
이상 급증하고, 애완동물 코너도 매출이 30퍼센트 이상 늘어나는 등
한마디로 대목이다.
이토요카도는 아예 연금을 받는 노인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65세 이상 고객에 한해 전자화폐로 결제를 하면
5퍼센트 할인해주는 서비스도 도입했다.
2. 일본의 노년층은 부자다.
버블 시기에 많은 돈을 벌었고, 이후 일본인 특유의 알뜰한 저축으로 
부를 축적했다. 1500조 엔에 달하는 개인금융자산의 80퍼센트는 
50세 이상이 보유하고 있다.
2011년 기준 일본의 60세 이상 시니어 인구는 404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32퍼센트였다. 
반면에 연간 소비지출은 처음으로 100조 엔을 돌파하여
개인 소비지출 전체의 44퍼센트를 점유했다.
3. 일본 퇴직자들이 연금을 얼마나 받는지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한 달에 30만 엔 안팍이라고 한다.
일본 노인들의 부는 연금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저축 잘하기로 유명한 일본인 특성답게 오랜 기간 부를 축적해와
기본적으로 재산이 많다.
2009년 통계이기는 하지만 노년층의 평균 저축액은 2305만 엔으로
전체 가구 평균의 약 1.4배다. 이들은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준느 데도 인색하다.
자식이 결혼을 한다고 부모가 집을 사주는 일도 거의 없다.
거주 형태가 자가 아니면 월세이기 때문에 한국처럼
전셋집을 마련해줄 필요도 없다. 
4. 일본의 노인들이 소비의 주역이 된 것은
상대적으로 가난한 청장년층 때문이기도 하다.
직장을 다니며 고정된 수입을 받는 청장년층은 어느 나라건
왕성한 소비를 하며, 당연히 내수 시장을 주도한다.
5. 하지만 일본 젊은이들은 일반적인 상식과는 크게 다르다.
일본 젊은이들은 한 푼이라도 절약할 수 있다면
불편함이나 체력 문제쯤은 견딜 수 있다는 문화다.
그만큼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것이다.
일본이 선진국인데다 물가도 비싸기 때문에 직장인들의 연봉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일본 대졸 신입사원의 초임 연봉은 300만엔이 되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한국에서의 웬만한 대기업이나 금융회사의 초봉이 이보다
많을 것이다.
게다가 장기 디플레가 계속되면서 일본의 임금은 거의 오르지 않는다.
경제가 성장을 못하니 기업들도 안정적으로 고용을 유지하기 힘들다.
2007년 기준 35세 미만 젊은이 중 비정규직이 23.1퍼센트로,
네 명 중 한 명은 비정규직인 셈이다.
6. 더구나 일본 젊은 층은 노년층의 편안한 여생을 위해 상당 부분
희생도 해야 한다. 일본 노인이 부자인 것은 젊은이들의 희생 덕분이라는
소리도 나온다. 젊은 층의 숫자는 점점 줄어들고 노년층은 계속 늘어나는
구조다. 미래이 젊은이들은 노인들을 위해 더 많은 희생을 해야 한다.
7. 요즘 일본에는 신조어가 하나 등장했다.
‘아저씨 캥거루족’이다.
35~44세의 어엿한 중년이 돼서도 결혼을 않거나
스스로 독립하지 않고 부모에게 얹혀 사는 사람들을 뜻한다.
일본 총무성 조사에 의하면 295만명이라고 한다. 
1990년에 112만 명, 2000년에는 159만명으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8. 일본의 ‘아저씨 알바’ 증가는 버블 붕괴 직후인
90년대 중반 실업륭이 급증했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
1995년 15~24세의 실업률은 5.5퍼센트였다.
당시 정규직 취업을 못하고 아르바이트생으로 전락했던
사람들 대다수가 20년 가까이 지나고도 이전의 취업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며 생계를 꾸려가고 있는 것이다.
2012년 기준 15~33세의 실업률은 9.5퍼센트이니,
시간이 지날수록 ‘아저씨 알바’는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출처: 임상균, (도쿄 비즈니스 산책), 한빛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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