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박사님이 읽은 책

독불장군에 대한 이해

도일 남건욱 2016. 4. 19. 08:51
한 일본 정신과 의사 선생님의 말씀이
일본에서도 도통 남의 말을 듣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듣지 않으려는 사람도 있지만
개중에는 들을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는
지적이 흥미롭습니다.
1.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지 않는 사람들은 대체로
세 가지 이유가 큰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고집하는 데는 첫째, 이득을 얻기 위해서
둘째, 부정하기 위해서 셋째,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이 옳다고 믿는 가치관 말고는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유연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하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생각이 완고한 것인데, 이런 사람일수록
시야가 좁아지기 쉽다.
그래서 일단 일을 벌이면 주위 상황이 보이지 않게
돼 더욱더 다른 사람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2. (그런데 우리 사회나 모든 조직에서 독불장군이 늘어나는 데는
아무래도 변화에 대한 불안감이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자는 이 점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변화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남의 말을 듣지 않는 사람도 있다.
흔히 볼 수 있는 예는 새로운 방법이나 시스템의 이점을
아무리 설명해도 도입을 반대하는 경우다. 
새로운 방식을 반대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지만
이와 같이 변화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지 않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
현재의 상태가 좋든 나쁘든 여하튼 새롭게 바뀌는데 대한 두려움이
강해서 무엇이 됐든 변화를 초래하는 의견에는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3. (종이로 된 진료카드를 전자 카드로 도입하는
문제가 난항을 거듭하게 된 이유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어느 날 진료소를 운영하는 사무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난 뒤
그 이유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게 됐다.
고령의 사무장은 전자 진료카드를 도입하면 컴퓨터를 사용하지
못하는 자신이 필요 없어져서 해고를 당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을 갖고 있었다.
이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는 물음에 “이렇게 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라거나 “저렇게 해보면 어떨까요”라고 조언해도
“아뇨, 난 이러저러하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어요”라거나
“그렇게 하면 더 나빠지지 않을까 불안해서 ...”와 같이 할 수 없는
이유를 늘어놓는 사람들이 많다.
정신과 의사로 일하다 보면 이런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4. 하기야 내 조언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애초에 병이 생기지도 않았을 터다.
그렇게 할 수 없으니까 마음에 병이 오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불안해져서 정신과 의사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의 경우 어떤 일을
할 때 생길 변화에 대한 불안이 마음속 깊이 숨어 있어
좀처럼 병이 낫지 않는다.
5. 물론 누구든지 변화에 대해 불안을 느낒는 법이니
그런 점을 질책할 생각은 없다.
다만 그런 불안이 강하면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조언에 귀 기울이지 않고
혼자서 고민하게 되기 쉬우며 결국 자신만 힘들어진다.
6. 또 한가지 독불장군은 과거에 크게 성공한 사람들에게서도 관찰된다.
과거의 성공 사례에 사로잡힌 채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지 않는 경향은 특히 완벽주의자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완벽주의가 무슨 일이든 세밀하고 확실하게 해내는 긍정적인
형태로 나타나면 학교에서는 공부를 잘하고 직장에서는 일을 잘해서
성공하는 경험을 갖기 쉽다.
그렇게 해서 칭찬을 받거나 높이 평가되면서 자신의 생각이나 방법이
가장 옳다는 독선적인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나는 확실하게 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이
엉터리로 해서 힘들다”라며 피해의식을 갖기 일쑤다.
이들은 남의 말을 듣고서 자신의 방법을 수정하려 들지를 않는다.
7. 게다가 한번 독선적인 생각에 빠져들면 자신이 과거에 거둔 우수한 
성적이나 높은 실적 등을 내세우며 자신은 100이고 희며,
자신 말고는 0이고 검다는 식의 이원론으로 결정해버리고 만다.
완벽자일수록 100 아니면 0, 백 아니면 흑으로 구분 지어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고 중간인 회색 지대가 없기 때문에
자신의 가치관과 다른 것을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8.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올바르다고 믿는 견해나
사고방식이 실제로는 시대에 뒤처져 있거나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해도 바꿀 수가 없다. 
결과적으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하기 쉽다.
-출처: 가타다 다마미, ( 독불장군 상태하기 ), 한국경제신문, pp.48~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