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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판교에 송파까지"…''강남 확장'' 회의론 제기

도일 남건욱 2006. 1. 9. 11:55
"분당·판교에 송파까지"…''강남 확장'' 회의론 제기

판교 신도시에 이어 송파 신도시 개발로 서울 강남권역이 지나치게 확장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강남권역 확장이 계속될 경우 서울과 인근 도시 경계가 없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 남부를 잇는 교통체계가 날로 좋아져 단기적으로는 강남권역 확장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6일 도시계획 전문가들에 따르면 정부가 서울 송파구 거여·장지동 일대 200만평에 신도시를 짓기로 함에 따라 서울공항을 중간에 놓고 판교 신도시와 함께 대규모 개발축을 형성하게 된다.

송파 신도시 개발로 강남권역이 서울 외곽으로 넓어지고, 앞으로 주변 지역에 대한 개발 압력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번 송파 신도시 개발을 계기로 120만평 규모의 서울공항 개발이 현실화하는 것도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또 송파 신도시 부지가 경기 성남·하남시와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도시 확장으로 도시간 경계가 없어지는 연담화(連擔化) 현상이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가 개발논리에 밀려 강남권 외곽 개발제한구역을 추가 개발할 경우 강남권역이 성남과 분당, 판교 신도시로까지 확장될 수 있다는 것이다. 송파 신도시 개발이 판교 신도시와 마찬가지로 집값 급등 원인이 된 강남권 수요에 대처한다는 명분에서 비롯된데서 보듯 부동산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 개발 요구가 거세질 수도 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대표는 “김포나 파주 등에 들어서는 신도시로는 강남권 수요를 유인할 수 없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불가피하게 강남권 인접지역을 개발키로 한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공항에 대한 개발 필요성도 날로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서울과 수도권 남부간 광역교통체계도 장기적으로는 서울 도심인구의 수도권 외곽 이동을 유도하겠지만 단기적으로 강남권역을 확장시키는 원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분당선(서울 선릉∼분당 오리)을 북쪽으로 왕십리, 남쪽으로 수원까지 연장하는 공사와 서울 용산역에서 강남, 분당, 수원을 연결하는 신분당선 사업, 강남구 세곡동 헌릉로에서 경기 용인시 기흥읍 영덕리를 잇는 4∼6차선 고속도로 공사 등이 진행되고 있다.

부동산컨설팅업체인 유엔알 박상언 대표는 “과거 압구정동과 청담동 등으로 대표되던 강남지역 상권도 교통축을 따라 강남역에서 양재·한티역 등 남쪽으로 옮겨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양대 도시공학과 김홍배 교수는 “송파 신도시 개발 등에 따른 연담화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며 “정부가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행정수도 이전까지 추진하는 마당에 서울 주변에 신도시를 만들어 지방 인구를 끌어들이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희준 기자

july1s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