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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빌딩-마케팅샤워효과의 양면성 존재(BIz&ISSUE )

도일 남건욱 2006. 3. 10. 02:53
메디칼빌딩-마케팅샤워효과의 양면성 존재(BIz&ISSUE )
2004.03.30, 오홍섭
 
요즘은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메디컬 빌딩을 신축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메디컬 빌딩이라 하면 건물 신축 시 병·의원을 대상으로만 분양하는 건물을 말하는데, 메디컬 건물을 임대, 분양하는 경우 의사들에게 과별 시너지 효과를 강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지만 ‘진료과별 시너지’라는 것은 외형적인 구조만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효과는 아니다. 실제 사례를 보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입점한 병·의원들이 본인들이 타깃으로 설정한 고객들이 오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보게 된다. 메디컬 빌딩의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사례 1. 진료비 지불 유형이 다른 진료과목과 입점한 내과
(본 건물 내 입점한 진료과는 2층 치과,
3층 산부인과+내과, 5~6층 피부과)
첫 번째 사례는 친인척이 함께 입점해 있는 메디컬 건물에 개원 중인 내과의 사례이다.
건물의 상권은 특별히 특정계층이나 특수 상권은 아니고 보편적인 상권이라 할 수 있었다. 단, 역세권이기 때문에 주진료권이나 부진료권의 거리상의 한계는 뛰어넘을 수 있다는 장점을 안고 있었다. 내과원장의 고민은 윗층 치과와 피부과에는 환자들이 항상 많은데 내과까지 이용하는 환자는 그다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오히려 보험진료가 위주인 내과의 환자가 치과 환자의 1/3 밖에 안되는 상황까지 돼버렸다. 메디컬 건물로서 마케팅 사워효과(윗층에 방문한 환자들이 아래층 병원까지 이용하는 효과)를 기대했지만 실제상황은 반대였다. 내과 원장은 특수클리닉을 운영하지 않고 있었다. 환자들이 많아지면 안정적인 상황에서 특수클리닉을 해 보겠다는 계획이었지만 1년을 기다려도 환자가 늘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메디컬 건물에 입점한 병원들은 환자 공유와 공동마케팅으로 홍보비용 절감 등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위 경우에서는 내과가 타깃으로 하는 환자들이 치과, 피부과와 공통된 점이 없다는 것이 내과의 경영악화를 만드는 요인으로 볼 수 있다. 건물에서 공동으로 사용하는 주차장의 이용빈도를 보면 피부과가 항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거리의 한계를 뛰어넘어 환자를 확보하고 있는 피부과를 부러워했지만, 내과 원장의 경우에는 피부과와 내과의 환자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단정지어 버렸다.
내과 원장이 기대하는 것은 단순히 환자의 수가 많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건물의 특성이 피부과와 치과에 맞춰져 점차 변화하고 있는데 내과에서는 피부과, 치과에 방문하는 환자들의 욕구에 적합한 내과로서의 변화에 더딘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건물의 특성이 변화해 가고 있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내과를 찾으려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홍보하거나 진료시스템을 일반환자들에게 맞추자면 함께 입점해 있는 병원들과의 시너지를 만들어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내원환자의 특수성에 맞춰 내과가 변해야 메디컬 건물의 시너지효과를 높일 수 있다.

사례 2. 비슷한 유형의 대상을 선정한 경우
강남지역에는 비보험진료과목, 심미관련 진료가 주를 이루는 병원들이 밀집해 있다. 심미치료를 하는 과들이 모여 메디컬 건물을 구성할 수도 있는데 관련 과목을 보면, 성형외과, 피부과, 치과, 한의원 등이다. 메디컬 건물에 입점한다고 해서 환자들이 메디컬 건물로 모두 인식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진료과별 협진을 기대하고 입점하는 의사들의 경우는 협진이 생각보다 어려운 시스템이라는 것을 느끼고 각자 개원한 병원에 신경 쓰느라 공동홍보도 실제로 활성화되기 어렵다고들 한다.
환자들의 입장에서는 메디컬 건물에 입점한 병·의원을 이용할 때, 입점한 병·의원들의 공통되는 이미지와 협진 시스템 등을 경험하길 기대하지만, 한 건물 안에 모여있다는 점 외에 장점이 없다면 메디컬 건물을 굳이 이용할 필요가 없어지게 된다.
내원환자의 성격이 비슷하다면 한 건물에 함께 있어서 1)협진 시스템 2)공동 대기실, 리셉션, 강의실 등의 장소 활용 3)공동 이미지 메이킹-유니폼, 로고, 광고 4)공동이벤트-지역사회 건강강좌, 환자들이 참여하는 이벤트 5)협진의료상품-과별 전문화된 건강검진 프로그램 개발 6)기획실 혹은 경영지원실 공동운영 등을 실행해 볼 수 있다. 비보험 진료과목 뿐만 아니라, 내과-소아과-이비인후과-한의원-산부인과-정형외과 등이 함께 메디컬 건물의 시너지를 높일 수 도 있다.
강남의 한 건물에는 공동 리셉션 데스크, 대기실 사용으로 한 병원에서 종합진료를 받는 느낌이 들도록 구성된 건물을 볼 수 있는데, 여성환자를 중심으로 한 심미치료를 제공하고 있었다. 이 병원은 들어가서 메디컬 건물에서 시너지를 떨어뜨리는 ‘개별성’을 환자들이 느끼지 못하도록 일부 공간을 공동사용하고 있었다. 공동사용 및 공동기획 등을 통해서 인건비를 비롯한 다양한 부대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기도 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의사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라고 할 수 있다. 진료과에 상관없이 의사들(경영진)의 팀워크가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사례3. 기대한 타깃 고객이 예상과 다른 경우 대처방안
메디컬 건물로만 분양하는 경우는 미리 의사들이 모임을 가질 수 있다. 다들 목표가 다르고 경영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다. 의사들간의 팀워크가 처음에는 잘 맞을 테지만, 개원 후에는 환자들의 의해서 병·의원간에 분쟁이 생기는 사례가 많다.
예를 들어 소아과-이비인후과-한의원이 같은 층을 사용하는 경우 ‘감기환자’가 왔을 때 환자를 서로 유치하기 위해 신경전을 벌이는 경우도 보았다. ‘감기환자’의 경우는 소아과, 이비인후과, 한의원 중 어디에 가더라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환자의 선택이 가장 중요하지만 환자 한 명이라도 더 유치하기 위해서 신경전을 벌이다 보면, 초기에 의사들간의 기대했던 협진은 더 빨리 멀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에 소개할 치과는 피부과와 같은 층을 사용하고 있어서 심미치료에만 초점을 맞추고 옆에 위치한 피부과 내원 환자와 같은 계층을 환자를 예상하고 개원하였다.
개원 1개월간 추이를 살펴보니, 치과에 내원하는 환자가 같은 층을 사용하는 피부과와 확연히 다름을 알 수 있었다. 위층의 소아과, 이비인후과에 방문했던 환자들이 치과 환자와 동일한 양상을 나타내고 있었다.
소아환자와 주부들이 주 대상을 이루고 있어서 심미치료보다는 기능적인 치료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았다. 환자수도 예상보다 많아져서 (예약제를 생각하고 만든)다소 좁은 대기실이 언제나 북적거릴 수밖에 없었다. 의사들의 진료역량 및 상담실의 기능을 기능적인 치료 위주로 전환했고, 다소 미흡했던 지역마케팅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개원 초기의 환자 흐름을 빠르게 분석하고 대처했던 노력이 6개월 만에 치과를 확장해야 할 만큼 빠른 성장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특별히 의사가 원하는 특수 진료가 있는데 내원 환자의 양상이 그에 맞지 않는다면 마케팅 방법이라든가, 개원입지에 대해서 다시 고려해 보아야 하지만 특별히 고집하는 진료내용이나 환자층이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내원 환자의 흐름에 맞게 빠르게 변화하는 것이 경영 전략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