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경영기사모음

구취특화약국

도일 남건욱 2006. 3. 15. 02:25
"처방 필요없다"...구취치료 전문약국 특화
약아닌 영양요법으로 승부...온라인 마케팅도 주효
|특별기획|나는 이렇게 약국을 운영한다<③서울 서초동 봄빛약국>
의약분업이후 처방전 수용이 약국경영의 바로미터가 됐다. 이에 한정된 처방전을 놓고 층약국, 쪽방약국 등을 양산하며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2006년 약국가. 하지만 이들 약국들이 전부는 아니다. 일반약, 건강기능식품, 기능성화장품, 한방, 동물의약품, 약국경영 혁신 등 특화전략을 통해 환자에게 사랑받는 약국들도 있다. 데일리팜은 총 10회에 걸쳐 이들 약국들의 노하우를 연재한다. 연재물이 일선 약사들의 약국경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편집자주>


▲ 양정원 약사가 고객이 문의한 제품에 대한 설명을 하고있다.
지하철 3호선 남부터미널역에서 국제전자센터로 이어지는 통로 입구에 개설된 봄빛약국. 주변에 병·의원이 전무해 처방수용은 거의 없고 유동인구조차 뜸하다.

▲ 봄빛약국 양정원 약사
이러한 입지조건에도 불구하고 봄빛약국은 특정질환에 관한 특화된 품목으로 처방 없는 약국만들기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봄빛약국의 양정원(65) 약사가 집중하고 있는 품목은 만성질환인 구취·비염 관련 제품.

입냄새정보 사이트 구취닷컴(www.guchui.com)을 운영하며 온라인 마케팅에 주력해 부산, 제주 등 전국에도 인지도를 넓혔다.

구취 분야는 치과 영역의 치료법 외 뚜렷한 대안시장이 없었던 상황.

이를 개척해 전문약국으로 거듭난 것이 그만의 성공비결이라 할 수 있다.

양정원 약사는 "10년 전부터 구취, 비염에 대한 특화전략을 세워 전문약국으로 전환한 것이 경영에 타격을 주지 않은 것 같다"며 자신만의 노하우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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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빛약국에서 판매되는 구취관련 영양제 품목
"차별화된 품목 개발·온라인 마케팅으로 특화 성공"
양 약사가 구취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1996년으로, 가족 중에 구취환자가 있어 치료를 받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구취를 치료하기 위해 유명 교수를 찾아가 보기도 하고 양·한방을 혼용하기도 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미국에서 영양학을 공부한 김미혜자(네이처스포스팜 대표) 약사의 강의를 듣고 액취·구취·체취가 영양물질로 치료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김 약사에게 부탁해 미국에서 들여온 제품으로 가족의 구취를 치료한 후 양 약사는 자신의 경우처럼 구취를 병·의원에서 고치지 못하거나 개인 체면 때문에 감추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고, 충분한 시장성이 있다는 판단에 이르게 된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 삼성병원 전문가과정에서 공부를 하고 제약회사에 협조를 요청해 약을 제공받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 구취 치료에 관한 노하우를 터득한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구취에 관한한 최고라는 평을 들으며 처방전과는 상관없는 약국을 운영해가고 있다.

▲ 구취닷컴 홈페이지(위)와 양 약사가 제작한 책자(아래)
또 구취 증상에 관한 특성상 자신의 정보가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 환자들에게 익명성이 보장되는 홈페이지를 통한 상담이 약국을 운영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홈페이지로 인해 한 때 약사가 진료를 한다며 당장 폐쇄하라는 치과의사들의 반발도 있었지만, "우리는 약이 아닌 영양요법으로 치료를 하는 것이다. 많이 부족하니 도움을 바란다"는 답변으로 무마시킨 경우도 있었다.

양 약사는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구취 증상과 성격이 비슷한 만성질환인 알러지 비염에 관한 한방제제 품목을 추가해 전문약국이라는 입지를 더욱 확고히 했다.

양 약사는 "약국에 오는 사람들은 종합병원에서도 효과를 보지 못한 사람들이 주로 오고 있다"며 "종종 부산이나 멀리 제주도 등지에서 약을 부쳐 달라고 하지만 약국을 방문하지 않고는 약을 주지 않는다"는 대면 상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요즘도 구취와 비염에 관한 소책자를 준비해 고객들에게 질환을 정확히 알리고 영양의 균형만으로도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을 널리 홍보하는 등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루에 처방건이 2~3건에 불과하지만 봄빛약국은 양 약사의 끊임없는 정보수집과 특화품목에 관한 공부로 약국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 지하철 연결 통로에서 바라본 봄빛약국 간판(위)과 입구 전경(아래)
"저가의 한방 감기약으로 고객 신뢰 확보"
양정원 약사가 주력하는 구취·비염 관련 제품들은 상당한 고가이다. 비염 관련 제품은 한 달 분량이 60만원이며 구취 관련 영양 제품은 모두 수입품으로 가장 저렴한 품목들이 10~12만원의 가격대이다..

이렇듯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구취·비염관련 품목들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며 끊임없이 판매되고 있다.

양 약사는 이러한 비결에 대해 "아무리 효능이 확실하더라도 처음부터 고가의 제품을 판매할 수는 없다"면서 "고객들에게 직접적인 효과를 느낄 수 있는 저가 품목으로 신뢰관계를 먼저 형성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라는 노하우를 전했다.

그가 30여년간 한방을 공부하면서 개발한 '한방 감기약'은 탁월한 효과를 발휘해 구취·비염 관련 품목과 더불어 가장 많이 판매되는 약국의 간판품목이다.

양 약사는 "감기약 등으로 신뢰를 확보한 고객과의 상담은 대부분 판매로 이어진다"며 신뢰가 전제된 고객과의 관계가 약국 경영의 시작이며 수요를 창출하는 비법임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40년 동안 약국을 해오며 후배들과는 다른 방법으로 약국을 경영할 수 있도록 언제나 새로운 부문에 도전했던 것이 그런대로 성공적인 것 같았다"며 "기능성식품 시장에서 전문가인 약사가 취급하는 제품이 질적 차이를 가져와 약국 경영에 보다 나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생각을 전했다.


신화준기자 (dreamdrug@dreamdru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