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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로 본 ‘이 주의 경제’] 잠재성장률 4% vs 5%

도일 남건욱 2006. 8. 8. 23:10
[용어로 본 ‘이 주의 경제’] 잠재성장률 4% vs 5%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개인적으로는 잠재성장률이 4% 가까이로 떨어졌다고 생각한다" 고 지난 7월 12일 밝혔다.

4%인가 5%인가. 올해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놓고 정부와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5% 내외로 보고 있는 반면 민간의 경제 전문가들은 4%대 초반으로 예상하고 있다.

잠재성장률이란 ‘한 국가가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룰 수 있는 경제성장률’을 뜻한다. 잠재성장률이 높은 국가의 경제는 국민소득이 늘고 고용률이 높아져 안정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다. 반면 잠재성장률이 낮은 국가는 소득이 줄고 실업률이 높아지는 ‘경제 침체기’ 에 들어서게 된다.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6%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2001년부터 추락하기 시작해 이제 4%대로 떨어지게 됐다. LG경제연구원은 올해의 잠재성장률을 4.3%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또한 4.6~4.8%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 덕분(?)에 이 같은 민간 연구기관의 예측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이 총재는 금융연구원 초청 강연회에서 “개인적으로는 잠재성장률이 4% 가까이로 떨어졌다고 생각한다” 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중앙은행 총재마저도 4%대 초반의 잠재성장률을 인정한 셈이다.

이는 여전히 ‘5% 잠재성장률’을 고수하고 있는 정부에 비난이 쏠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달리 해석하면, 10년 안에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달성하겠다는 정부의 목표에도 비상이 걸린 셈이다. 적어도 5%대의 잠재성장률을 유지해야만 정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많은 전문가가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각종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적인 견해는 침체한 기업 투자를 다시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정부의 인허가 등으로 통제하는 기업 진입 규제를 지금의 절반으로 줄이면 잠재성장률을 0.5%포인트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또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성사가 해결 방안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 시장을 개방하고 경쟁력 있는 산업들을 육성한다면 잠재성장률을 5%대로 회복시킬 수 있다는 뜻에서다.

정준민 기자 (questionmaster@hotmail.com [849호] 2006.07.31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