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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Biz] “부동산 투기 세금으로 잡겠다”

도일 남건욱 2008. 3. 30. 04:21
[Global Biz] “부동산 투기 세금으로 잡겠다”
닉 분 차이 부총리 인터뷰
3억 이상 투자하면 시민권 주는 방안 검토 … 한국 기업들 참여 기대
캄보디아 부동산 시장을 가다

▶닉 분 차이 부총리는 외국인들의 부동산 투기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한국을 비롯한 외국 자본 유치를 위해 부동산 및 시민권 취득의 제한을 완화하겠습니다.”

닉 분 차이(Nhek Bun Chhay) 캄보디아 부총리는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캄보디아에서 부동산 투기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어 세제 개편 등을 통해 규제할 방침”이라며 “한국과의 관계는 훈센 총리의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계기로 더욱 긴밀하게 추진될 것이며 관광객 교류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지난 2월 18일 오후 프놈펜시를 흐르는 똔레삽강 건너 그의 자택 접견실에서 이뤄졌다. 그는 육군대장 출신으로 치안, 안보, 보건복지, 문화예술, 교통관광, 국경분쟁 해결, 헌병부 등 10여 개 정부 부처를 관할하면서 하원의원도 겸하고 있다.

-캄보디아가 지향하는 미래의 국가 모습은 어떤 것인가?
“캄보디아는 한국처럼 잘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관광을 중심으로 산업화를 추진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제조업을 육성시킬 것이다. 다음으로 농업을 산업화함으로써 ‘가난의 경계선’(poverty line·빈곤층 비율)을 15% 이하로 낮출 것이다.”

-현재 캄보디아가 국제적으로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하는 분야는 무엇이며, 앞으로 어떤 분야에 중점을 둘 것인가?
“관광과 농업은 경쟁력이 있으므로 정부 주도 산업으로 키워 나갈 것이다. 농업은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는 교육 개혁에 큰 비중을 둘 것이다.”

-한국을 비롯한 외국 투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외국 자본에 대해 어떤 정책을 펴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유치 방안을 추가로 내놓을 것인가?
“외국 투자에 대해서는 세금 면제 혜택(인센티브)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현재 캄보디아개발위원회(CDC)에서 사업승인을 받고 상공부에 설립 신고를 하고 나면 세금을 5년간, 업종에 따라 10년까지도 면제해 주고 있다. 원자재, 중간재 등도 면세해 준다. 투자법과 정책을 개선해 투자자 유치를 계속해 나가겠다.”

-한국인의 왕래가 크게 늘고 한국 자본의 캄보디아 투자가 늘어나면서 한국은 캄보디아의 최대 투자국이 되었다. 캄보디아 정부는 한국과 한국인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으며 어떤 우대 정책을 검토하고 있는가?
“우리는 한국 정부 및 한국인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 훈센 총리의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계기로 양국 관계는 더욱 긴밀하게 추진될 것이다. 관광객 교류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훈센 총리는 오래전부터 한국에 대해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캄포트 여객기 추락사고 때 몸소 사고현장을 방문해 수습을 지휘하는 과정 자체가 한국인에 대한 우호와 친밀감의 표시였다고 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0년 훈센 총리의 경제 고문을 맡은 인연으로 캄포트 사고 때도 빠른 처리를 당부한 바 있다. 앞으로 한국으로부터 차관 혜택이 늘고 기업들의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캄보디아 부동산 및 주식 취득에 제한이 있는 데 대해 많은 한국인이 불편해 하고 있다. 이 문제를 개선할 의사가 있는가?
“캄보디아 부동산 취득에 관해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법안이 있다. 한국 돈 기준 3억원 이상 순수 투자인 경우 시민권을 주는 법안도 계류 중이다. 투자 규모가 크면 시민권을 받아 ‘51 대 49’ 적용 없이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게 된다. 내각에서 적극 검토하고 있다. 외국인과 내국인이 동등하게 취득할 수 있게 할 것이다. 또 국토관리부(건설부)가 국토관리 현대화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야당인 삼랑시당이 반대하지만 향후 제한 규정을 완화해 외국인들의 토지 취득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삼랑시당은 베트남인들이 국경을 흐르는 강 주변의 부동산을 사들이게 되면 베트남 땅이 될 것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오는 7월 총선 이후 훈센의 캄보디아인민당(CPP)이 압승하면 통과될 것으로 예상한다.”

-캄보디아 증권거래소 개설 작업은 차질 없이 잘 진행되고 있는가?
“증권시장 개설 작업도 세부지침을 마련 중이다. 증권시장이 문을 열면 캄보디아 경제도 한국처럼 좋아질 것이다. 증권거래소는 한국 기업들이 조성하는 캄코시티 신도시 안에 건설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과거 한국이 그랬듯 캄보디아도 발전 과정을 겪고 있으며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캄보디아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 문제들을 어떻게 개선해 나갈 것인가?
“가장 큰 문제는 부동산 투기다. 부동산 거래가 투기 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우려한다. 현재 부동산 거래에 대해 2000m2 이상인 경우에만 토지등기세를 매기고 있는데 세제 개편 등을 통해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려고 한다. 당초에는 땅을 사서 2~3년 내에 개발신청을 하지 않으면 환수하는 방안을 검토했는데 워낙 반발이 커 세금을 매기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토지등기청이 부동산 투기에 대해 세금을 추징해 투기를 억제할 방침이다. 다음으로 부정부패를 들 수 있다. 부패의 고리가 국가 재정을 열악하게 만들고 공무원들의 임금이 낮아 부패가 끊이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부패방지법을 검토 중인데 국회에 상정되면 통과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행정의 투명성도 높아질 것이다.”

-한국은 과거 전쟁으로 무너진 빈민국이었다. 새마을운동 등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 노력한 결과 오늘날 잘살게 됐다. 캄보디아도 우리처럼 잘살게 되는 날이 올 것으로 믿는가.
“한국이 과거 걸어온 길을 우리가 비슷하게 걸어가고 있다. 한국에서 파생되었던 문제들, 군부의 집권 등도 비슷했다. 우리도 새마을운동과 같은 범국민적인 잘살기 운동을 통해 부(富)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메이 반 금융산업국장 인터뷰
“거래소 설립 전 주식 취득도 가능”

“캄보디아 증권거래소 개설 작업은 예정대로 진행돼 2009년 말 문을 열게 될 것입니다.”

캄보디아 재정경제부의 메이 반(Mey Vann) 금융산업국장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2월 18일 프놈펜 시내 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외국인의 주식 투자에 대해서는 투자법 안에서 차별을 두지 않을 방침”이라며 “캄보디아 기업 가운데 우량한 400개사를 심사해 그중 40개사 정도를 상장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 한국이 증권거래소 설립을 돕고 있는데….
“한국증권선물거래소와 지난 1월 캄보디아 증권거래소 합작설립을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한국 측에 지분을 주고 한국의 증권 기술을 그대로 도입하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훈센 총리 등 캄보디아 관계자들이 증권거래소 설립에 대해서도 한국 관계자들과 협의할 것이다. 개장은 당초 예정했던 대로 2009년 10~11월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거래소는 한국 기업들이 조성하는 캄코시티 안에 건설하는 안이 유력시되고 있다.”

- 증권거래소를 설립해도 운영이나 기술 인력이 필요할 것이다.
“맞는 지적이다. 증권거래소 운영에 따른 인력, 운영기술상의 문제들이 가로놓여 있다. 현재 공인회계사(CPA)가 절대적으로 부족한데 2009년까지 50명, 2015년까지 700명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문 인력 확보와 시스템 구축 등을 서두를 것이다. 상장기업에 대해서는 외감법(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대상 기업 400여 개사를 심사해 그중 우량기업을 고를 방침이다. 내부적으로는 40개사 정도를 염두에 두고 있다.”

- 외국인에 대한 차별은 없는가.
“외국인에 대해서는 투자법에 따라 제한 없이 동등한 기회를 부여할 것이다. 거래소 설립 전에 주식을 취득하는 것도 가능하게 할 생각이다. 세부적인 운영 방안은 한국증권거래소와 협조해 가면서 마련할 것이다. 캄보디아는 2015년에는 선진국 못지않은 자본시장을 갖추게 한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