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일제히 하이브리드카 출시 … 독일 고급 차 시장도 친환경이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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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7일 산요전기와의 인수협의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파나소닉의 오쓰보 후미오 사장이 말을 꺼냈다.“앞으로 성장을 생각하면 산요전기가 자랑하는 ‘환경×에너지’ 분야는 매우 매력적이다.”
산요전기의 ‘환경×에너지’ 사업을 대표하는 것이 전지사업이다.“샤프에 액정이 있듯이 우리에겐 전지가 있다”고 산요전기 사장이 자신 있게 말하듯 2007년 영업이익 761억 엔 중 80%는 전지사업에서 벌어들인 수익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리튬이온전지를 중심으로 하는 2차전지(충전지)가 산요전기의 수익원이다. 리튬이온전지는 주로 노트북이나 휴대전화 등에 쓰이는데 산요전기는 현재 세계 시장 최고의 점유율인 30%를 차지하고 있다.
파나소닉은 현재 5위다. 단번에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를 보이고 있다. 현재로서는 고수익산업이지만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파나소닉이 노리는 것은 자동차용 리튬이온전지라는 새로운 시장이다. 같은 자리에서 오쓰보 사장은 “2차전지 시장은 앞으로 자동차용 시장에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신장할 것”이라고도 했다. 지금 자동차용 리튬이온전지에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것은 내년에 전 세계 유명 자동차 제조업체가 일제히 하이브리드카, 전기자동차를 본격적으로 생산하는 해이기 때문이다.
2007년 독일의 전 환경장관 말 한마디에 독일 산업계의 맹비난이 쏟아졌다. “여러분, 독일 차는 배기가스가 많이 나옵니다. 그러니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카를 삽시다.”자학적인 이 한마디가 의미하듯 하이브리드카는 일본이 한발 앞서가는 게 분명하다. 이에 대해 독일 기업들은 친환경 디젤차 개발에 힘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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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임러의 개발 책임자인 헤르베르트 콜러 부사장의 말이다. 다임러의 주력 차종은 대표 모델인‘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를 기반으로 한 ‘S400 Blue HYBRID’다.
이 모델의 최대 특징은 하이브리드카로는 처음으로 배터리에 리튬이온전지를 탑재한 점이다. 도요타자동차의 ‘프리우스’를 비롯해 현행 하이브리드카는 여전히 니켈수소전지를 사용하고 있다. 원래는 리튬이온전지를 탑재하는 편이 보다 더 소형화와 경량화를 실현할 수 있지만 발화사고 등 안전 면에서 문제가 크기 때문에 일본계 업체들은 채택을 미뤄왔다.
한편 다임러는 배터리 내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독자적 온도관리 시스템을 개발해 안전성 문제를 해결했다고 한다. 다임러는 중장기적으로 일부를 제외하고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모든 차종에서 하이브리드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그 때문에 리튬이온전지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콜러 부사장은 강조한다.
리튬전지시장 두 배 성장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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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북미 등에서 하이브리드카 시장이 더 확대되고 있는데 우리도 이런 경향을 더 이상 무시할 수 없었다”고 폴크스바겐 연구개발 부문 책임자인 유르겐 레오폴트는 말한다. 탑재하는 전지는 산요전기의 니켈수소전지인데 다음에는 리튬이온전지를 채택할 방침이다.
올 5월 폴크스바겐은 산요전기와 하이브리드카용 리튬이온전지를 공동개발해 2010년까지 실용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이브리드카 시장에선 세계 최고인 일본에서 내년엔 대다수 업체가 하이브리드 주력 차종을 출시할 예정이다.
도요타의 ‘프리우스’가 6년 만에 풀모델 교체하고 혼다가 전략차로 주목하는 하이브리드 전용차인 ‘인사이트’를 발매한다. 세계적인 경기악화 상황이라 부활을 위한 활로를 이들 친환경차에서 찾고자 하는 기운이 높아지고 있다.
JP모건증권은 전 세계 하이브리드카 판매 대수가 2018년에 현재의 20배에 달하는 962만 대가 될 것으로 예측한다. 이런 예측의 근거 중 하나는 세계적으로 CO2 규제가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규제가 가장 까다로운 유럽에서는 2012년부터 130g/km (연비 환산의 경우 1L당 18.1km)가 각 제조업체의 허용배출량이 되며 이를 초과하면 벌금이 부과된다.
현재 각 기업의 평균배출량은 160g으로 이미 20% 초과한 상태인데 유럽의회는 2020년 이후 CO2 배출량을 95g으로 더 줄이겠다는 장기목표를 수립했다.
“2015년까지는 엔진의 연소 효율과 차체 경량화 등의 기술 개선으로 규제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2015년 이후를 생각하면 100g 이하로 끌어내리고도 각 기업은 하이브리드카나 전기자동차 전략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JP모건증권의 나카니시 다카키 주식조사부장은 전망한다.
이 경우 하이브리드카용 2차전지 시장도 2018년에는 7660억 엔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현재의 2차전지 시장 전체를 웃도는 규모로 그중 80%를 리튬이온전지가 점유할 것으로 예상된다.순수한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전지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09년에는 미쓰비시 자동차가 경승용차를 기반으로 한 ‘iMiEV’, 후지중공업이 ‘R1e’를 생산하고, 2010년에는 닛산자동차와 다임러가 전기자동차를 발매한다.
전지만으로 구동되는 전기자동차의 경우 하이브리드카 몇 대 분의 리튬이온전지가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그 시장 규모에 대해 “세계 6000만 대의 신차 수요 중 1%만 전기자동차로 바뀐다고 해도 현재 리튬이온전지 시장이 2배로 커진다”고 예측한다. 그야말로 자동차용 제품은 리튬이온전지 입장에서 보면 ‘신대륙’과도 같은 거대 시장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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