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기사모음

‘1분 못참는 남성’ 고민해결 쉬워진다

도일 남건욱 2009. 7. 20. 20:38

‘1분 못참는 남성’ 고민해결 쉬워진다
2009-07-20 20:29:47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의 탄생은 남성의 성고민을 어느 정도 해결해 줬다. 반면 우울증을 일으키는 등 남성 성기능 문제 중 하나인 ‘조루’에 대한 과학적인 처방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 대신 국내 환자들은 조루 치료를 위해 음주 후 관계하기 등 민간요법과 스프레이나 젤, 연고 등 형태로 된 국소마취제, 마취콘돔 등을 사용했다. 더 나아가 음경배부신경차단술 등 수술로 치료하기도 했다.

그러나 스웨덴, 핀란드 등 유럽 국가에선 먹는(경구용) 치료제인 ‘다폭세틴(제품명 프릴리지)’으로 조루를 치료하고 있다. 국내 조루증 환자도 조만간 프릴리지 처방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시판허가 절차를 밟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남성과학회의 도움을 받아 한국 남성이 생각하고 있는 조루증과 함께 경구용 치료제에 대해 알아본다.

■1분 이내 사정이 조루

조루란 △성관계 시 사정에 이르는 시간이 짧거나 △사정조절능력이 부족하거나 △이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이나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를 말한다.

세계성의학회(ISSM)도 조루는 1분 이내 사정이 일어나고 삽입 후 사정을 지연할 능력이 없는 성적 장애라고 정의를 내렸다.

조루는 병리적 원인과 심리적 원인으로 크게 나뉜다. 최근에는 병리학적 요인을 주요인으로 꼽고 있다. 이는 성기의 과민성과 사정 현상을 관장하는 중추신경계 내 사정충추가 과민하기 때문에 발생한다는 것.

사정은 사정중추의 ‘세로토닌’이라는 신경물질이 차단되는 순간 이뤄지는데 조루증 환자는 이 세로토닌이 성관계 시작 후 단시간에 차단된다는 것이다.

■국내 남성 27.5% 조루

우리나라 남성 27.5%는 스스로 조루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남성과학회가 지난 2008년 만 19세 이상 성인남성 2037명을 대상으로 한국인의 조루증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27.5%가 스스로 조루라고 답했다.

남성들의 질내 삽입 후 사정까지의 시간을 살펴보면 1분 미만이 2.5%, 1∼2분 5.4%, 2∼5분 23.6%였다. 또 5∼10분은 38.7%, 10분 이상은 29.9%였다. 조사 결과 국내 남성들은 5분 이하일 경우 조루라고 답하는 비율이 높았다.

서울성모병원 비뇨기과 김세웅 교수는 20일 “발기부전보다 조루가 삶의 질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며 “파트너와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며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해 우울증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세로토닌 증가시켜 문제 해결

다폭세틴은 신경전달물질 중 사정중추 내 세로토닌을 증가시켜 사정시간을 지연시킴으로써 조루 증상을 개선한다. 이 약은 약 6000명의 조루환자를 대상으로 효과 및 안전성에 대한 임상을 진행했다. 국내에서도 700여명이 참여했다.

임상 3상연구에 따르면 평균 0.9분이던 환자들의 사정시간이 다폭세틴 60㎎ 복용 후 3.5분으로 연장됐다. ‘위약군(치료성분이 들어 있지 않는 약)’에서 나타난 0.8분에서 1.9분보다 연장효과가 있었다. 30㎎보다 60㎎을 복용했을 때 더 효과가 있었으나 용량이 높아질수록 부작용을 호소하는 비율도 높아졌다. 또 1분 미만 환자들의 만족도가 1분 이상보다 높았다.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이성원 교수는 “임상시험 결과 부작용으로 구토,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 안전하게 복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