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안전하다면 과감한 수용 필요GMO 갑론을박 이렇게 해소하라

도일 남건욱 2010. 3. 29. 07:59
안전하다면 과감한 수용 필요
GMO 갑론을박 이렇게 해소하라
많은 비용 지불하는 Non-GMO 고집해선 안 돼 … GMO 안전성 검사 확실하게
김해영 경희대 식품공학과 교수

식품 안전성에 대한 이슈는 늘 민감하다.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유전자변형작물(GMO)도 예외가 아니다. 1996년 GMO 토마토를 시작으로 GMO가 상업화된 지 15년여가 흘렀지만 여전히 찬반 양론이 맞서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가 심하다.

GMO 생산이 늘고, 이를 허용하는 국가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우리나라에선 GMO 사용에 대한 반대 의견이 많아지고 있다. 2008년 5월 과자·음료수 등에 사용되는 전분과 전분당의 원료로 GMO가 수입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소비자와 환경단체의 반대가 강해지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인체에 해롭고, 환경을 망친다는 것이다. GMO 시대가 활짝 열린 지금 우리는 무엇을 논의해야 할까. 결론부터 내리자. GMO의 환경적 위해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식품·사료용으로 수입된 GMO의 운송 과정에서 낙곡 등의 비의도적 형태로 흘러 들어갈 순 있겠지만 이는 농촌진흥청에서 환경 위해성 관리를 하기 때문에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GMO가 인체에 해롭다는 주장은 어떨까.

한국은 여전히 GMO 갑론을박

GMO는 콩·옥수수와 같은 작물에 유용한 기능을 갖고 있는 DNA 형태의 유전자를 미생물 또는 기계적 방법으로 삽입해 만든다. 이렇게 들어간 유전자가 단백질로 발현돼 새로운 특징을 갖게 되는 게 GMO다. 결국 GMO가 인체에 해로운지는 그것에 포함된 새로운 단백질이 우리 인체에 나쁜 영향을 주느냐에 달렸다.

하지만 GMO에 들어간 단백질에 대해선 가열·위액·장액에 대한 분해, 알레르기 유발성, 독성을 확인한 후 문제가 없는 경우에만 승인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일부 연구자는 동물실험을 통해 GMO가 위험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 결과는 GMO에 의한 직접적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이젠 현대 과학의 한계 내에서 GMO의 안전함을 인정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최근 전향적인 태도를 취한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 EU 집행위원회는 올해 독일 바스프사가 개발한 GMO 감자인 암플로라(Amflora)의 재배를 승인했다.

이 결정에 대해 전분 생산업자들은 GMO 감자의 도입으로 원료비와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체코는 ‘유럽 내 250㏊ 농지에서 GMO 감자 재배를 통해 연 1억~2억 유로에 이르는 잠재적 부가가치를 형성할 것’이라며 EU 집행위의 결정을 반기고 있다.

또한 지금까진 EU 국가들이 GMO에 대한 정책결정에 대해 단일 원칙을 고수했지만 이마저 흔들리고 있다.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 GMO에 호의적인 일부 국가는 독자적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Non-GMO의 주요 생산국으로서 GMO의 수입을 규제했던 EU가 회원국의 이익을 위해 GMO에 대한 정칙 수정을 꾀하고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은 향후 쉽지 않을 것이다. 생산량이 충분한 쌀은 문제가 없지만 콩·옥수수는 수입을 통해 필요한 양만큼 공급받아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콩·옥수수 수출 국가에서 GMO를 생산하기 때문에 Non-GMO를 선택적으로 수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GMO 콩·옥수수의 경우 과학적으로 안전성이 검증됐다면 전향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GMO 논란, 이젠 타협점 찾아야

요컨대 식용유 제조에 GMO 콩 또는 옥수수를 원료로 사용했을 때 과학적으로 인체 안전성이 확인되고, 가공 과정에서 GMO 성분이 모두 사라진다면 두 배 정도의 비용을 지불하고 Non-GMO를 고집할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 그렇다고 GMO를 모두 받아들이자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좀 더 관심 있게 주시해야 할 GMO는 인체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미승인 GMO다.

중국은 최근 GMO 쌀을 비롯해 옥수수·고추·토마토·파파야·호박·면화 등의 상업화를 승인했다. 하지만 이런 GMO가 국내 소비용이라는 중국 정책에 따라 국제적으론 승인을 받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런 중국산 GMO가 국내에 혼입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인류는 향후 안전하고 필요한 양만큼의 식량을 공급받기를 원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류는 GMO를 양날의 칼처럼 생각하는 듯하다. 그만큼 GMO에 대한 갑론을박은 쉽게 잠재워지기 어렵다. 하지만 이런 GMO의 수용 여부를 두고 타협하기 어려운 주장을 내세우면 곤란하다. 우리 스스로 GMO에 대한 관리자로서 받아들일 것은 과감히 수용하고 문제 가능성에 대해선 철저히 검증하는 지혜를 가져야 할 것이다.

 

GMO 표시제 확대 일로
GMO 어떻게 관리되나
우리나라는 현재 GMO를 재배, 생산하지 않는다. 이를 수입해 식품, 사료로 사용하고 있다. 2010년 2월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식품으로 허가한 GMO는 콩·옥수수·면화·카놀라·사탕무·알파파 등 7개 작물 58품종이다. 2009년 GMO 콩을 90만t 수입해 주로 식용유 생산에 사용했다.

옥수수는 640만t을 수입해 사료·전분·전분당·식용유 제조에 사용했다. GMO 표시제가 법적으로 시행된 것은 2001년 7월부터다. 이때부터 GMO 옥수수와 콩을 원료로 가공한 식품과 콩나물은 포장지에 GMO 식품이라는 것을 표시하도록 했다.

하지만 GMO 콩이나 옥수수를 원료로 만든 식용유·간장·전분당은 가공 과정 중에 DNA나 단백질이 모두 분해되거나 정제 과정에서 제거되기 때문에 GMO를 원료로 했는지 확인하기 불가능했다.

이런 배경에서 GMO를 가공해 만들었다 해도 식용유·간장·전분당·주정 등에 대해서는 GMO 표시 의무에서 제외했지만 이젠 이 역시 표시 대상에 포함된다. 2009년 10월 식약청은 ‘식용유·간장·전분당·주정 등도 GMO를 원료로 했으면 표시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입법예고했다. 2012년 재검토 후 시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