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기사모음

3D 배양 기술로 뇌하수체 분화 성공

도일 남건욱 2011. 12. 5. 17:52

3D 배양 기술로 뇌하수체 분화 성공

[표지로 읽는 과학] 사이언스, 정보의 홍수 속 재현의 의미 다뤄

2011년 12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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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네이처’는 생쥐 뇌의 시상하부(하늘색)에서 뇌하수체 전엽(분홍색)이 발현하는 모습을 표지로 선정했다. 일본 연구진이 생쥐의 배아줄기세포에서 뇌하수체 조직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일본 발달생물학센터 요시키 사사이 박사팀은 3차원 세포 배양 기술을 이용해 생쥐의 배아줄기세포에서 뇌하수체 조직을 만들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실험실에서는 주로 평면(2차원)에서 세포를 배양했다. 하지만 실제 생물체는 3차원 구조에서 세포와 조직을 만든다. 3차원 세포 배양 기술은 생체 내의 환경을 모사해 실제 조직과 비슷한 조직을 배양할 수 있다.

연구팀은 생쥐의 배아줄기세포를 시험관에서 배양하며 3차원 뇌하수체 전엽 조직으로 분화하도록 유도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실제 생쥐의 뇌하수체가 발달하는 과정과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뇌하수체 전엽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존재도 확인했다. 이 조직을 뇌하수체를 제거한 생쥐에 이식했더니 호르몬 결핍 현상이 사라지는 것도 확인했다.

사사이 박사는 “이번 연구가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부족해 발생하는 질환을 치료하는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주 ‘사이언스’ 표지는 0과 1로 이뤄진 데이터가 고속으로 진행하는 모습이 장식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민감하고도 중요한 문제인 ‘재현성’을 다루면서 과학적 연구의 재현성을 어떻게 향상시킬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펼쳤다.

과학에서 재현성은 황금률이다. 어떤 연구에서 나온 결과는 다른 연구 환경에서도 동일한 조건에서 연구를 할 경우는 같은 결과를 보여야 하는 것이 당연했다. 과거에는 어떤 사람이 발표한 연구를 재현하는 일이 비교적 쉬웠다. 하지만 최근들어 연구 기간이 길어지고, 학제간 연구가 많아지고, 그에 따라 데이터 양이 많아지면서 연구의 재현이 어려워지고 있다. 사이언스는 생물학에서 대기과학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재현성의 문제를 언급했다.

미국 텍사스대 마이클 라이언 교수는 개구리를 먹는 박쥐를 예로 들어 “야생에서 진행하는 연구는 자연을 관찰하기 때문에 같은 조건에서 재현하기란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 마이클 토마셀로 박사는 영장류의 인지행동 연구를 재현하는 데 도전했다가 장벽에 부딪쳤다. 부족한 연구비와 윤리적 문제와 같은 미묘한 상황을 만나면서 연구 결과를 재현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그럼에도 새로운 기술이 가져다 준 엄청난 양의 정보는 신뢰성과 검증을 끌어올렸다. 미국 스탠퍼드대 존 로안니디스 박사는 “분자에서 세포까지 전반적인 생물정보를 다루는 ‘오믹스’ 연구에서 정보의 양이 많다는 것은 큰 장점”이라며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해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뽑아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후변화 연구처럼 과학정책을 결정하는 데 관심 있는 이슈에서도 많은 정보와 검증을 통한 재현은 중요하다. 미국 로렌스 리버모어 연구소의 산터 박사는 “지구 온난화 같은 연구는 60년 넘게 진행되면서 여러 단체가 다중으로 검증해서 결과를 얻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재웅 기자 ilju2@donga.com
박태진 기자 tmt198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