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원산지 멕시코 시장 33%가 '한국 고추'예요"
<특별기획 FTA의 파고를 넘자! ①토종 종자 다국적기업-인터뷰>
농우바이오 최성근 R&D 본부장 "종자산업은 우리 국민성에 가장 잘맞아"
농우바이오 최성근 R&D 본부장 "종자산업은 우리 국민성에 가장 잘맞아"
김소정 기자 (2012.01.31 13: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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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추 원산지 멕시코 시장 30%가 '한국 고추'예요" |
고추의 원산지인 멕시코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것이 한국에서 개발한 개량 고추라면 믿어지는가.
바로 농우바이오가 할라피노라는 고추를 수입해 개량한 뒤 오트란(autlan), 레알(real)이라는 이름으로 미국을 비롯 멕시코, 칠레 등 중남미에 수출하고 있는 제품이다. 매운 칠리고추의 나라 입맛을 한국의 고추씨앗이 사로잡으면서 부가가치를 높이고 생명산업의 가능성을 열고 있다.
‘씨앗 전쟁’이라고 불리는 종자산업에 유독 다국적기업이 많은 것은 그만큼 이 분야가 미래의 식탁으로 주목받는 황금시장이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당시 국내 상위 5개 종자회사 중 4개사가 해외 다국적기업에 넘어간 일도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토종’을 지켜낸 농우바이오가 글로벌시장에서 종자산업의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새 품종개발에 10년…기간단축이 경쟁력
해방 초만 해도 우리는 김장재료인 무와 배추의 종자마저 수입해오던 형편이었다. 그러던 것이 1950년 초 고 우장춘 박사가 품종개량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면서 종자산업은 싹텄다.
농우바이오의 최성근 연구개발(R&D) 본부장은 “이전까지 특정 작물의 경우 가정에서 아무렇게나 종자를 받아 키우던 실정이었다”며 “하지만 이런 재래종으로선 개인소비만 가능했지 상업성을 갖추기 힘들다”고 말했다.
“교배종을 시작하면서 1960년 초 처음으로 양파의 대량 생산에 성공합니다. 이후 30년이 채 지나지 않아 어지간한 작물은 모두 F1(교배종 제1세대)으로 교체됐고, 70년대 후반에는 거꾸로 일본에 무의 종자를 수출할 수 있게 됐습니다.”
현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전신인 연구소에서 씨 없는 수박을 발명해낸 우장춘 박사의 뒤를 잇듯이 농우바이오는 1993년 저온기술로 수박을 개발해냈다. 일대 변혁이랄 수 있는 ‘금천’수박의 개발로 우리 농민들은 일본종자의 반값에 수박종자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됐으며, 이 일로 농우는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교배종이란, 말 그대로 식물의 암놈과 수놈을 교배시키는 것이다. 교배작업을 통해 양쪽의 장점이 가장 잘 나타나는 품종으로 개발해나가는 것으로 주로 수량성과 내병성이 강화되지만 최근에는 특정 성분을 부각시키는 기능성 제품도 연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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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여주군 가남면에 위치한 농우바이오 육종연구소에서 안전한 먹을거리 생산을 위해 새로운 품종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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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여주군 가남면에 위치한 농우바이오 육종연구소에서 안전한 먹을거리 생산을 위해 새로운 품종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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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여주군 가남면에 위치한 농우바이오 육종연구소 생명공학연구소에서 전통육종에 첨단 바이오 기술을 접목하여 우수한 품종개발을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
현재 농우바이오가 보유한 품종보호권은 모두 94종이다. 농우는 매년 개발한 새로운 품종 가운데 평균 5~8품종에 대해 품종보호권을 취득하고 있으며, 한번 품종보호권이 설정되면 25년간 권리를 보호받게 된다.
최 본부장은 “유전자 분석부터 시작되는 교배작업을 성공시켜 새로운 품종으로 개발하기까지 보통 10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1년이 한 세대인 채소의 교배작업 이후 이를 고정시켜 후대에 나올 모양과 함량까지 예측할 수 있을 정도가 되려면 7~8년이 걸리는 데다 이를 확인하는 데 또다시 2~3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육종의 경쟁력이란, 품종개발기간을 단축시키는 것으로 다 키워보지 않아도 유전자로 신품종을 확인하는 노하우를 갖추는 것이 기업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는 것이 최 본부장의 설명이다.
“6조 세계 채소종자시장을 공략하려면...”
현재 중국에만 2개 현지법인을 갖고 있고, 인도에도 해외법인을 설립한 농우바이오는 한국 토종 다국적기업으로서 세계 유수 기업과 경쟁 중이다.
최 본부장은 “사실 종자산업의 경우 현지법인이 대세라고 봐야 한다”며 “채소의 상당 부분은 이미 용도가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고, 토양과 기후가 달라지면 자연히 성분과 함량도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농우는 같은 다국적기업이지만 외국기업과는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굽거나 삶는 서양 채소와 달리 우리는 생으로 먹는 채소가 많고 이 때문에 맛과 영양, 내병성은 물론 외양까지 고려해야 하는 세심함이 필요하다”고 그는 말했다.
이와 함께 6조원에 달하는 세계의 채소종자시장 규모에 비해 1800억~2000억원 규모에 불과한 우리 종자시장의 현실이 농우를 해외로 눈 돌리게 했다.
최 본부장은 “지난해 국내 종자기업의 전체 수출이 3000만불이었고, 이 중 절반에 달하는 1400만불을 농우가 해냈다”며 “정부가 2020년 채소종자로만 2억불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시드밸리 조성과, 골든시드 프로젝트를 반드시 달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골든시드 프로젝트의 경우 지난해 1000억 예산을 반영하려다 실현이 안 됐고, 올해 25억이 할애됐을 뿐”이라며 “올 하반기까지 예산 전액이 복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기업을 M&A했던 외국자본이 화학사업을 하던 큰 지분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자본력 차이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과감한 정부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세계적으로 채소 1인당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가 중국, 일본, 한국 등 아시아의 중심국가들인 점에서도 우리는 좋은 무대에 자리잡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본부장은 “육종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첫째도 둘째도 성실함에 있다”며 “종자산업은 노력할수록 성공할 가능성이 큰 분야이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 국민성에 가장 잘 맞는 산업”이라며 종자산업의 가능성을 말했다.[데일리안 = 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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