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박사님이 읽은 책

그리스의 불편한 진실

도일 남건욱 2012. 11. 16. 14:09

"문제는 은행이 아니라 '나라' 자체"

국가 위기를 겪고 있는 나라들을 취재한
책에서 그리스 편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미국인은 분에 넘치게 큰 집을 소유했고,
강자들은 약자들을 착취했다.
아이슬란드인은 어업을 그만두고 투자 은행가가 되었고
마초 근성을 버리지 못한 수컷들은 그때까지 억압돼 있던
과대망상증을 드러냈다.
독일인은 더욱 독일인다워졌으며,
아일랜드인은 아일랜드인이기를 포기했다.
2. 이 다양한 사회는 모두 동일한 사건(신용팽창)의 영향을
받았지만 저마다 독특한 방식으로 대응했다.
그중 유독 두드러진 반응을 보인 사람들이
그리스인이다. 단 며칠이라도 그리스에서
어떤 책임을 맡고 있는 사람들과 대화를 해보면
그런 반응을 쉽게 감지할 수 있었다.
3. 그리스의 통계 전문가들은 약 4천억 달러에 이르는
미상환 국채 외에 정부가 8천억 달러 이상의 연금부채를
안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이 수치는 지금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부채를 모두 합치면 1조 2천억 달러 수준이다.
부채가 1조 2천억 달러에 달라는 상황에서 IMF가
1,450억 달러를 대출하는 것은 해결책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제스처임이 분명하다.
4. 그리스인은 일단 실내의 불이 꺼지자 캄캄한 
어둠 속에서 정부를 어마어마한 돈 보따리로 만들어
가급적 많은 시민들에게 한몫씩 안겨주고 싶어했다.
물론 정부를 돈 보따리로 만든 것은 막대한
대출자금이었다. 그리고 지난 12년 동안 그리스의
공공부문 실질 임금은 두 배나 올랐다.
5. 가령 국영철도는 연간 임금이 4억 유로에 기타 지출이
3억 유로인데 비해 연간 수익은 1억 유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국영철도 직원의 연간 소득은
평균 6만 5천유로(약 9,500만원)다.
재무장관을 지낸 스테파노스 마노스가 그리스 철도 승객
전체를 택시에 태우는 것이 더 싸게 먹일 것이라고
지적했을 정도다.
물론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미노스의 얘기를 들어보자.
"우리에겐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파산한 국영철도
회사가 있습니다. 그리스에 평균 임금 수준이 그렇게 높은
민간회사는 단 한 곳도 없어요."
6. 그리스의 공립학교 제도는 기막힌 비효율성의 현장이다.
유럽에서 최저 등급에 속하면서도 공립학교 학생당
교사 수는 최고 등급인 핀란드보다 네 배나 많다.
여기에다 자녀를 공립학교에 보내는 그리스인은
제대로 된 교육을 위해 과외교사를
고용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7. 그리스인이 '중노동'으로 분류한 직종의 정년은
남성이 55세, 여성이 50세이다.
이때부터 국가에서는 연금을 넉넉하게 퍼주기 시작하며
600개 이상의 직업이 소위 '중노동'으로 분류되어
있다. 그중에는 미용사, 라디오 아나운서, 웨이터, 음악인 등이
포함되어 있다. 
9. 고대 그리스의 웅변가이자 정치가인 이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한 바가 있다.
"민주주의는 자유와 평등에 대한 권리를 남용하므로 자멸한다.
민주주의는 시민들에게 뻔뻔함을 권리라 가르치고,
무법을 자유라고, 무례한 말투를 평등이라고,
무정부 상태를 진보라고 가르치기 때문이다."
-출처: 마이클 루이스, (부메랑), 비즈니스북스, pp.89-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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