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Book - 공유의 대세 거스르면 낙오자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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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이 공개하라. 그러면 더 많이 얻을 것이다.” 나이가 든 사람일수록 받아들이기 힘든 주장이다. 하지만 이런 역설적 주장을 접하는 것만으로 통념을 재고해 볼 계기가 된다. 다만 미국 뉴욕대 교수(저널리즘)인 저자의 주장이 비주류에 속한다는 사실은 염두에 두자.
제프 자비스는 ‘공공화’를 거부할 수 없는 대세라고 말한다. 그가 정의하는 공공화는 첫째 정보·생각·행동을 공유하는 행위나 상태, 둘째 사람·아이디어·대의명분·요구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이거나 사람들을 모으는 것, 셋째 어떤 과정을 개방해 협력 과정으로 만드는 것, 넷째 공개의 윤리를 말한다.
공공화의 반대 편에는 ‘사생활 옹호자’가 있다. 프라이버시에 큰 비중을 두는 성인이 대부분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저자 주장의 핵심을 이해하려면 다음 문장만 읽어도 충분할 듯하다.
‘사생활에 너무 얽매이면 링크의 시대에 관계를 맺을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 링크는 심오한 발명이다. 링크는 우리를 웹페이지에 연결시켜줄 뿐 아니라 개인·정보·행동·거래도 연결시켜준다. 링크는 우리가 새로운 사회를 형성하고 각자의 공중을 재정의하도록 도와준다. 미지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링크를 차단하면 개인뿐 아니라 기업·기관들까지 손해를 입는다.’
공공화는 이미 우리 곁에 있다. 페이스북·트위터·플리커·유튜브·포스퀘어가 대표적이다. 공유 기반에 속하는 여타 회사도 공공화에 날개를 달아주는 도구이자 방법이다. 그러면 왜 사람들은 공공화의 대세에 점점 편승하기 시작하는 것일까? 한 마디로 개방과 연결로 얻을 수 있는 대가가 어떤 것인지 알기 때문이다. 남는 게 없다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저자는 흥미로운 주장을 펼친다. 역사를 보면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기존 권력관계가 해체된다. 새로운 기술은 원자화를 불러일으키고 이렇게 원자화된 것이 다시 뭉쳐 새 분자를 구성한다. 저자는 공공화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나 각종 플랫폼이야말로 원자화를 촉진하고 새로운 재구성을 유도하는 거부할 수 없는 대세라고 말한다.
이런 주장이 특히 나이든 사람에게는 생소하고 거북할지 모른다. 이런 세대를 두고 저자는 ‘디지털 이민 세대’라고 부른다. 저자가 많은 아이디어와 제안을 받는 젊은 세대를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부른다. 두 세대 사이에는 공공화를 두고 큰 간격이 존재한다. 디지털 이민 세대는 새로운 기술이 가져오는 변화의 추세를 적극적으로 읽고 적응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공공화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런 사람을 위해 저자는 공공화의 여섯 가지 이점을 든다.
공공화는 인간 관계를 맺게 도와주고, 낯선 사람들과 경계를 낮추어 주며, 협업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대중의 지혜와 공감을 이끌어내고, 완벽에 대한 강박감을 누그러뜨리며, 명성을 부여할 뿐만 아니라 우리를 보호해 준다.
독일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공적 영역에 우리를 드러내지 않으면, 숲속에서 쓰러져도 아무도 그 소리를 듣지 못하는 나무와 다를 게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사적 영역에만 머물기를 소망하는 사람들에게 더 가혹한 평가를 내린다. “사적 영역에만 머무르는 것은 삶보다 더 영속적인 것을 성취할 가능성을 박탈당하는 것과 같다. 사적 영역에만 머무르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게 나타나지 않으므로 존재하지 않았던 것과 같다.”
이 책은 공공화에 대해 본능적인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에게 무엇부터 어떻게 공개하는 것이 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가 생각하게 만든다. 그런데 공개는 이점도 있지만 위험도 수반한다. 그런 위험을 어떻게 체계적으로 제거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저자는 아홉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문신의 법칙, 제1면의 법칙, 소셜 파산의 법칙, 공격자 무대응의 법칙, 와인의 법칙, 정직의 법칙, 황금 법칙, 그리고 바보짓 안 하기 법칙이다. 용어만으로는 알 듯 모를 듯한 것이 제법 있다.
가령 문신의 법칙은 온라인에 올리는 것들은 문신처럼 영원히 남을 수 있음을 유념하라는 조언이다. 힘든 하루를 마치고 술 한잔 걸치면 사람의 인내심과 자제력이 바닥나기 일쑤다. 이런 음주 블로그나 트위터는 음주운전처럼 대단히 위험하다. 이를 두고 와인의 법칙이란 이름을 붙였다. 온라인에서 이런 저런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자신을 공격하는 사람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는 없다. 이를 두고 공격자 무대응의 법칙이라 이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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